핸섬 슈트
스즈키 오사무 지음, 이영미 옮김 / 북스토리 / 200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자신 앞에 「핸섬 슈트」가 놓여있다는 상상을 해보시라!! 아, 「핸섬 슈트」가 뭐냐고!? 못생기고 뚱뚱하고 자신의 맘에 들지 않는 외모를 완전 "핸섬"하게 바꿔주는 옷이다. 그냥 입으면 된다. 「핸섬 슈트」를 입었다면, 이제는 그동안 꿈꿔왔던 세상을 즐기면 되는 것이다. 어릴 적 못생겼다고 또래의 아이들에게 놀림 받던 설움, 버스 안에서 이상하게 생겼다는 이유만으로 치한으로 몰리던 설움 따위는 한 방에 사라진다.  

 

 

 

어릴 적에는 놀림 받고, 커서는 치한으로 몰리기도 하는 뚱뚱하고 못생긴 "다쿠로"는 '마음집'이라는 작은 행복이 있는 가게를 운영한다. 어느 날 갑자기 아르바이트로 들어온 예쁜 "히로코"에 반하게 되고, 고백을 하고 결국에 실연에 빠지게 된다. 그런 그의 앞에 나타난 「핸섬 슈트」ㅡ. 「핸섬 슈트」를 입는 순간 "다쿠로"가 아닌 "안닝"의 모습으로 새로운 세상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이어지는 이런저런 이야기들 ㅡ. 

 

 누구나 한 번 쯤은(혹은 거울을 볼 때마다) 해보는 생각 일 것이다. 나의 외모가 완벽하다면, 이라는 상상. 『핸섬슈트』는 그곳에서 출발한다. 외모가 완벽하다면, 이라는 상상과 더불어 많이 하는 생각 중에 하나가 새로운 인생을 살고 싶다는 생각일 것이다. 처음부터, 아무것도 아닌 백지 상태에서 부터, 다시 시작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나은 삶을 살고 있을 텐데 라는 상상. 비록, 책에서는 외모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쳐갔지만, 외모뿐만이 아닌 삶의 전반에 있어서 "리셋"이라는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는 내용이었다고 생각한다. 과연 "리셋"만 한다면 행복할까?! 그것이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행복일까?! 과연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만들어 가야 하는 것일까?! 등등 ㅡ. 

 

사실, 내용은 누구나가 쉽게 예상하는 그대로 이어진다고 볼 수 있다. 살짝의 트릭(?)까지도 조금만 세심하게 관찰한다면 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어쩌면 뻔~한 결말이라 생각 할 수도 있겠지만, 이야기가 펼쳐지는 내내 동반되는 유쾌한 즐거움은 기대이상이었다. 지루함이라고는 전혀 찾아 볼 수도 없을 만큼, 이야기는 빠르게 진행되어만 가고, 또한 흥미롭게~ 신나게~ 펼쳐진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뻔~하지만 그런 뻔~함을 잊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유쾌함으로 다시금 그런 뻔~함을 일깨워주는 것이기도 하니까 ㅡ. 다시 말해, 잊고 살았던 사소한 것들의 소중함을 다시금 일깨워주는 것이 아닐까 하는 것이다. 일상의 작은 행복을 찾아가는 것, 그것이 우리가 꿈꾸는 이상만큼이나(혹은 그 이상)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내 인생의 「핸섬 슈트」는 결국 내 자신이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핸섬 슈트 = 행복』라는 공식과 함께 ㅡ. 행복을 찾기 힘들다고?! 그렇다면 책에 나와 있는 이 방법은 어떨까?! 간단한 게임으로 행복 찾기의 시작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사람의 행복을 발견하면 열 발짝씩 걸어가는 게임』  

1. 지금부터 돌아가는 길에 주위를 둘러보며 행복해 보이는 풍경을 찾는다 

2. 그런 풍경을 발견하면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는다. 

3. 아무리 작은 행복이라도 좋다. 

4. 행복 하나를 찾아내면 열 발짝씩 걸어갈 수 있다. 

5. 그렇게 열 발짝씩 걸어서 마음집으로 돌아간다. 

- P 135,136  

 

 

 자, 이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ㅡ.  

그렇다면, 당신은 이「핸섬 슈트」를 입을 것인가!?  아니, 질문을 바꿔서 ㅡ. 

그렇다면, 당신은 이제 "어떤"「핸섬 슈트」를 입을 것인가? 선택은 스스로의 몫이다 ㅡ.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감상 여행
다나베 세이코 지음, 신유희 옮김 / 북스토리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최근 들어서 일본 작가의 작품들을 많이 접하다가, 「나오키상」「아쿠타가와상」을 알게 되었다. 뭐, 좀 유명하거나 인기 있다 싶은 책에는 대부분 둘 중 하나는 수상한 작품이라는 광고가 먼저 붙게 되어있으니 모르는 게 더 이상하기도 하겠지만.. 어쨌든, 「나오키상」과 「아쿠타가와상」을 알게 되면서, 또 이 상들의 수상작을 읽게 되면서 신기하게도 나만의 선입견이 생기기 시작했다. 「나오키상」은 조금 대중성에 가깝고, 「아쿠타가와상」은 조금 더 작품성에 가까운 듯 한 느낌 ㅡ. (미리 말하지만, 이건 순전히 나만의 생각이며 느낌이다!!) 감상여행』은 그런 나의 이상한 선입견을 한층 더 강화(?!)시켜준다는 느낌이 들었다. 

 우연히,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이라는 영화(!)를 보게 되었다. 생각 없이 우연히 본 영화였는데 아무런 기대가 없었기 때문일까 상당히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난다. 어떤 잔상을 남기면서도 아련하고, 재미도 있고.. 보통의 영화와는 다른 색다른 느낌이었다. 그 후 한참이나 지나서 그 영화의 원작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 작가가 「다나베 세이코」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원작을 읽어보지도 못하고, 그냥 소설과 작가의 이름정도만 알고 있었다 ㅡ. 

또 다시 우연한 기회로 인해 만나게 된 「다나베 세이코」ㅡ. 영화를 보고 난 이후부터 꼭 봐야지 했던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이 아닌 『감상 여행』으로 만나게 되었다. 50회「아쿠타가와상」수상작이라고 한다. 따져보니 1964년이다. 그리고 「다나베 세이코」라는 작가가 1928년생이라는 사실 또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을 볼 때도 그랬고, 『감상 여행』을 읽어갈 때도 역시 전혀 느끼지 못하던 세월의 흔적을 숫자 몇 개를 보고서야 실감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정말 대단하지 않은가?! 세월의 흔적과 상관없는 이야기를 담아낸다는 사실이 ㅡ. 

 『감상 여행』은 책의 제목과 같은 「감상 여행」, 「당신이 대장」, 「시클라멘이 놓인 창가」세 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감상 여행」은 방송 대본 작가인 '나''유이코'를 주인공으로 이야기를 진행시켜나간다. '유이코'의 사랑이야기를 애증이 섞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나'의 모습을 그렸다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할까?! 떠나지 못하는 여행을 감상하는 그들의 모습이 삭막하다는 느낌으로 그려진다. 어쩌면 우리의 삶속에서 진정한 꿈을 찾는 여행을 떠나지 못하고, 현실이라는 핑계로, 그리워만 하고, 감상만 하는 나(혹은 우리)에게 던지는 날카로움이 아닐까 생각해보게 된다. 두 번째 등장하는 「당신이 대장」은 「감상 여행」과는 반대로(?) 유쾌하게 그려진다.  자신의 허락 없이는 아무것도 못하는 아내 '에이코'가 하얀 화장대 하나로 인해 변해가는 모습을 남편 '다츠노'의 시점으로 그려낸다. 결국 아내에게 '바보' 같다는 소리 까지 듣게 되는 다츠노. '당신이 대장'이라는 소리를 듣기만 하다가, 아내를 향해 '당신이 대장'이라는 말을 해야 할 것만 같은 상황에 까지 놓인 다츠노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마지막 「시클라멘이 놓인 창가」는 '전쟁 때 이야기'를 추억삼아 이야기 한다는 공통점을 가진 60대 남녀, '루리' '츠카다'의 이야기이다. 창가에 놓인 시클라멘을 전철에서 바라보게 되는 인연으로 맺어지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앞서 「나오키상」과 「아쿠타가와상」에 대해 내 멋대로 말했듯이, 『감상 여행』은 작품성이 높다는 생각이 들었다. 쉽게 말하면, 『감상 여행』이라는 작품을 내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큰 고민이 되었다는 말이다. 읽히기는 쉽게 읽히지만, 쉽지만은 않은 이야기이다. (물론 나의 이해력이나 사고력의 딸림에 문제가 있겠지만..) 그렇다고 전혀 재미없는 이야기도 아니다. 유머를 겸비해 쉽게 읽히면서도 단순한 생각은 저~ 멀리 던져버리게 만드는 것이 어쩌면 「다나베 세이코」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감상 여행』은 소용돌이 치는 고민 속으로 나를 던져버린 작품이자, 앞으로도 지금까지와는 색다르게 기억되는 작품이 될 것이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계속해서 찾아가야 할 그 뭔가를 「다나베 세이코」의 다른 작품들을 좀 더 살펴보게 된다면 찾을 수 있을까?!, 라는 생각에 빠져본다 ㅡ.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런던을 거닐다 - 알면 알수록 좋아지는 도시 런던, 느리게 즐기기
손주연 지음 / 리스컴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들을 음악을 고를 때, 혹시 그런 적이 있지 않은가!? 남들 다 듣는 음악은 왠지 남들과 똑같은 삶을 사는 것만 같이 느껴져서 일부러 남들이 듣지 않는 음악만을 찾아서 듣게 되던 경험들 ㅡ. 남들이 모르는 음악을 들어야 나만 우월해 질것 이라는 터무니없는 생각. 나는 너희들과는 다르다는 쓸데없는 생각. 이런걸 개성이 강하다고 해야 할까?! 아님 쓸데없는 고집이라고 해야 할까?! 음악을 고를 때 그러했듯이, 나의 관심 있는 여행지도 그렇게 정해졌다. 남들이 다가는 편한 여행지는 고사하고, 그래도 조금은 남들과는 다른, 평범하지는 않은 곳으로의 여행을 꿈꿔왔다. 

 그렇다고 지금까지 런던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가보고 싶은 도시 최상위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나름 보고 싶은 것도 많은 곳이다. (아는 것이 별로 없어서 그렇지..) 대영박물관부터 해서 트라팔가 광장, 버킹검 궁, 런던브리지 등등 지금껏 사진에서만 만나던 많은 것들, 특히 영국 축구의 성지라고도 불리는 「웸블리 스타디움」은 언젠가 꼭 한번쯤은 가보고 싶은 곳이라고 생각해왔었다. 

 그런 나에게 다가온 『런던』이라는 새로운 도시의 새로운 느낌 ㅡ. 

 “알면 알수록 좋아지는 도시 런던, 느리게 즐기기”라는 문구를 보고 '런던에 대해서 좀 더 알아간다고 나쁠 것 있겠어? 나도 느리게 그리고 조금씩 런던을 알아가보자' 라는 생각으로 『런던을 거닐다』를 보게 되었다. 

 책의 맨 처음에 나오는 프롤로그를 살짝 지나면 "준비는 이렇게"라는 코너가 펼쳐진다. '교통수단 미리미리 체크하기', 여행 중 '숙소 구하기', 주요 역들과 버스노선들을 친절하게 알려주는 '런던시내 완전 정복하기' 라는 테마로 그에 대한 정보가 불쑥 고개를 내민다. 책으로 만나는 런던만을 기대했었는데, 왠지 자꾸 나를 떠나라고 부추기는 듯 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런던을 거닐다』는 전체 8개의 chapter로 구성되어있다. 각각 독특한 테마를 하나씩 잡아 직접 즐기면서 그와 연관된 장소 혹은 주제(?!)들을 알려준다. 가령 '예술가의 섬세한 유산을 찾아'라는 테마로 대영박물관이나 내셔널 갤러리를 소개하고, '문학의 숲을 거닐다'라는 테마로 셜록 홈즈에 대해 이야기 하거나, '<노팅 힐>의 주인공처럼'이라는 테마로 영화에 나왔던 장소들을 거니는 식으로 런던을 조금씩 조금씩 알려준다. 거기에다가 각 각의 내용마다 작은 팁으로 여러 정보를 알려주고, 각 chapter의 마지막에는 "post it"이라는 코너(?)로 또 다른 정보를 알려준다. 

 앞에서 살짝 말했듯이, 단순히 『런던』이라는 도시를 알려주고, 또 알게 되고, 새로운 것들을 간접적으로 느끼는 재미에서 벗어나, 언젠가는 꼭! 내가 이 책을 들고 『런던』을 누벼야만 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책이다. 그리고 실제로 이 책만으로도 『런던』을 충분히 멋지게 다닐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만 해도 아는 것도 몇 개 없고, 가고 싶은 곳도 몇 군데 없었는데, 다 읽고 난 지금은 새로 알게 된 것 만큼이나 가보고 싶은 곳도 많아졌다. 뱅크시의 벽화를 찾아 '방탄조끼를 입은 어린 천사'앞에 서 있는 나의 모습을 상상해보기도 하고, 루이스 부르주아의 작품 마망(Maman) 아래에 서 있는 나의 모습, 영화 《28일 후》에서 텅 빈 도시의 모습에 유난히 눈에 띄었던 시계탑인 빅벤 앞을 뛰어가는 나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시간이 지날수록, 아는 것이 하나 둘 늘어갈 수록, 가보고 싶은 곳이 정말 많아진다. 아는 것이 하나 둘 늘어갈수록 시간은 점점 짧아져만 가는 듯 한 느낌이 든다. 그냥, 급해진다. 이런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서라도 느리게 느리게 뭔가를 즐겨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런던을 느리게 느리게 거닐듯이 말이다 ㅡ.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노서아 가비 - 사랑보다 지독하다
김탁환 지음 / 살림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세상이 무섭다는 핑계로, 갑작스럽게 낯선 사람의 호의를 받으면 의심을 앞세우게 된다. 실제 그런 의심으로 인해 위기를 벗어난 기억도 있지만, 반대로 그런 의심으로 인해 뒤늦은 후회를 할 때도 있었다. 세상을 너무 의심의 눈초리로만 살아가는 것이 아닌가, 순진함이란 것은 잊어버리고 내가 너무 세상에 익숙해진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들을 하게 된다. 한 눈에 상대의 의도를 알아차릴 수 있으면 더 펴하게 살아갈 수도 있을텐데, 라는 상상도 해본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결국, 사람의 마음이라는 건 정말 알기 힘들다, 라는 결론만 확인한다. 마치 시커먼 커피의 맛을 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것처럼ㅡ.  『노서아가비』황현의 《매천야록》에 실린 김홍륙의 일화가 모티프가 되었다고 한다. '러시아어'라는 무기로 부과 권력을 얻었다가 몰락해 가는 상황에서 고종의 커피에 아편을 넣었다는 김홍륙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여주인공 「따냐」를 중심으로 한 「이반」과의 이야기를 또 다른 이야기로 탄생시켰다. 러시아에서 대단한 사기꾼으로 살아가는 따나가 사기를 치다가 만난 이반과 사랑에 빠지고 조선으로 들어와 고종의 바리스타가 되는 이야기, 그리고 그와 얽혀있는 음모들을 통해 우리 역사의 아픈 곳을 절묘하게 비틀며 유쾌한 사기극을 담아내고 있다.  


숨 가쁘게 달려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 도달했을 때, 한동안 멍했다. 기분 나쁜 멍함이 아니라, 아무런 생각도 없는 멍함이 아니라, 재미있음에도 불구하고 뭔가를 생각해야 될 것만 같은 기분이라고 해야 할까?! 조선 시대의 한 여성에게서 전혀 예상치도 못한 스케일 크고, 활발하고, 유쾌한 모습을 봤다는 당혹감(?) 때문일까?! 아니면, 커피의 쓴 맛이 자신의 마음을 닮았다는 책 속 고종의 이야기가 에스프레소의 쓴 맛을 즐기던 지난날의 내 모습과 얼핏 겹쳐졌기 때문일까?!  

 「김탁환」이라는 작가의 이름을 익히 들어서 알고는 있었으나, 그의 작품을 직접 만난 것은 『노서아 가비』가 처음이었다. 스스로 자신을 "이야기꾼"이라고 일컫는 당당함(?!)이 전혀 터무니없는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내가 직접 확인했다는 -다소 건방진 태도로써- 사실에 멋진 첫 만남을 가졌다고 생각해 본다. 역시, "이야기꾼" 답게 처음부터 끝까지 지루함 없이 숨 가쁘게 달려오게 만들었다는 사실에서부터 앞으로 커피 한 잔을 마실 때 왠지 "따냐"를 떠올리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의심(?)과 함께 기분을 좋게 만들기 위해 마시는 한 잔의 커피에서 커피만큼 진한 삶의 의미를 찾아 고민하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부작용까지, 다양한 생각을 품게 만들고 덤으로 유쾌한 즐거움까지 안겨다주는 『노서아 가비』였다. 

당신에게 커피는 무엇인가?!  

단순하지만 어려운 이 질문을 다시 곱씹어 본다. 커피를 마실 때 마다 이 생각이 떠오를지 모르겠다. 그러면서도 이제 영화로 만날 『노서아 가비』를 은근히 기대해 본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 심장을 쏴라 - 2009년 제5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2009년 세계문학상 수상작"이라는 사실에 많은 기대를 했었다. 많은 사람들의 서평을 -하나같이 다들 재미있다는 반응이었다- 보면서 그 기대감은 점점 커졌다. 하지만, 막상 내가 읽기 시작했을 때, 처음에는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넘기기가 힘들었다. 나만 그런 것인가 했는데, 책의 마지막 부분에 있던'심사평'에 나와 비슷한 의견도 나왔다고 하는 것을 보아, 나의 개인적인 문제만은 아니었다는 사실에 공감(?!)도 되었고, 소설 상황과 인물과 친해지기만 한다면 몰입하게 되어 읽게 되는 마력이 있다는 말에는 더 크게 공감이 되었다. 그렇다! 시작은 힘들었지만 점점 빠져들고 있는 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내 심장을 쏴라』는 정신병원에 갇힌 류승민이수명탈출기를 그리고 있다. 탈출기라고 해서 유행하던 미드 「프리즌 브레이크」같은 치밀함과 스릴은 기대하지 마시라. 이곳의 배경은 정.신.병.원.이다 ㅡ. 「프리즌 브레이크」에서 보던 치밀함과 스릴은 없지만, 그것에서는 보지 못하는 유쾌,상쾌,통쾌함에 감동까지 맛볼 수 있다. 프리즌 브레이크에 나오는 폭스리버의 교도관 벨릭과 비슷한 인물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을 것이다. (난 왜 점박이가 등장할 때 마다 벨릭과 겹쳐지는지.. 뭐, 이건 순전히 나만의 생각이다. ㅡㅡㅋ) 

 시작부분에서 힘들었다고는 했지만, 시작부분부터 나오는 날카로운 말들(이런 것을 블랙 유머라고 하나?!)은 아주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다듬어 지지 않은 인간의 심리를 그대로 표출하는 듯 한 느낌이었다. 통쾌하다고 표현하면 더 적합할 것 같다. 어쩌면 내가(혹은 우리가) 평소에는 하지 못하는 말을 대신해서 해줌으로써 대리만족을 얻는다고 한다면 과장된 것일까?! 

 책을 다 읽고, 재미도 재미이지만, 이 느낌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많은 생각을 했다. 이리저리 머리를 짜내어 가며 생각을 했는데, 허무하게도 책의 뒷면에 정답이 쓰여 있었다. “뜨거운 감동과 생에 대한 각성이 꿈틀대며, 희망에 대한 끈을 다시 움켜잡게 만드는..”이라고 ㅡ. 정신병원이라는 작은 공간을 통해서 표현하는 것이지만, 그 정신병원이 작게는 '개인의 자아', 크게는 '온 세상'을 나타내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작은 틀에만 갇혀 있는 개인의 자아를 깨고, 뛰쳐나와 온 세상을 향해 달려 나가는 모습을 그린 이야기 ㅡ. 그 과정에서 감동을 보여주고, 생에 대한 강한 욕망이 꿈틀대는 것을 느끼고, 결국에는 또 다른 희망을 품게 하는 이야기 ㅡ. 그것이 『내 심장을 쏴라』이다 ㅡ. 

 나를 세상에서 소외시키는 것도, 나를 세상으로 이끄는 것도, 결국에는 자기 자신의 문제이다. 『내 심장을 쏴라』를 통해서 '오직 자기 자신을 찾고자 하는' 한 사람과 '다시 세상을 향해 기지개를 켜기 시작하는' 한 사람을 만날 수 있다. 결국 인생의 주인공을 자기 자신으로 만든 사람 ㅡ. 그들을 만나면서 생이 꿈틀대는 것을 느낄 것이다. 그 느낌 그대로 잊지마라. 내 인생의 상대는 바로 나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