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국민작가, 메이브 빈치의 유작.


  저마다의 다채로운 삶 가운데도 보편적 진실이 있고, 그것을 깨닫게 하여 자신을 객관화할 수 있는 거리와 용기를 주는 것이야말로 문학의 힘이자 가치라는 것을 잘 보여주는 책. 세상 어디선가 소중한 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누구라도, 책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명징하고 속도감 있게 전개되는 일주일 '속에', 혹은 그 일주일을 '위하여'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이 오롯이 응축되어 있어 지혜롭고 친근한 할머니의 넉넉한 여운과 깊이가 느껴진다. 시종일관 따뜻하면서도 간결한 격려와 위로에, 읽는 내내 미소 어린 눈물이 났다. 사실 책을 읽으면서 너무 자주, 많이, 따뜻하게 울었다. 우리 삶의 연관을 떠올리며 이렇게 많이 감동하고, 운 책도 오랜만인 것 같다. 책을 권해주신 분이 흐뭇하게 생각나기도 했다.

  메이브 빈치께서 2012년 자연으로 돌아가셨을 때, 그 분 책에 울고 웃었던 얼마나 많은 아일랜드인들이 친할머니께서 돌아가신 양 슬퍼하였을지 짐작이 가고도 남았다.


  책장을 덮으며 참 좋은 사람들과, 전에 갖지 못하였던 편안한 휴식을 누렸다는 충족감이 들지 않는 독자는 없을 것이다. 아일랜드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독자도 드물 것이다. 메이브 빈치는 분명, 아일랜드에 큰 선물을 안기고 떠나셨다.


덧1) 우리말 번역본 책 표지는(특히 창 밖 풍경은) 책이 그린 아일랜드 풍경과는 살짝 어긋나 있다고 느껴진다. 2012년에 나온 영문본 표지와 같이 '겨울'바다를 조금 더 스산한 톤을 섞어 그렸어야 하지 않나 싶다. 지금의 표지는 계절을 오해하게 할 수 있다.


문학동네 등 출판업계 관계자 분들을 위한 덧2)

이 좋은 소설가의 작품 중 『그 겨울의 일주일』은 한국에 처음 소개된 책이다. 그것도 첫 작품 출간 후 40년이 다 되어가는 2018년이 되어서야... 부디 많이 읽혀 다른 책들도 번역되기를 바란다. 저 아래 목록은 출간일 순.


덧3)

위키피디아 "Maeve Binchy" https://en.wikipedia.org/wiki/Maeve_Binchy

메이브 빈치 부고

  (가디언) https://www.theguardian.com/books/2012/jul/31/maeve-binchy

  (뉴욕타임즈) https://www.nytimes.com/2012/08/01/books/maeve-binchy-writer-who-evoked-ireland-dies-at-72.html 


메이브 작품 목록 참고자료

https://www.bookseriesinorder.com/maeve-binchy/

https://www.thriftbooks.com/a/maeve-binchy/197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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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준환 전 국립수목원장님의 『다시, 나무를 보다』에 이은 따끈따끈한 신간.

  나무의 마음, 숲의 숨결, 우주의 음악을 들려주는 장엄하고 따뜻한 사유.

  켜켜이 얹힌 사진들도 멋져, 우주 자연에서 뭉치어 나온 지 반 년 남짓 되는 딸이 아빠가 책 보는 옆에서 관심 있게 본다.

  경향신문에 연재하셨던 「신준환의 꿈꾸는 나무」를 모으셨다.





  다음은 『행복한 나무』에 인용된 책들 + α






  환경, 생태 분야 책을 주로 내는 지오북 출판사도 흥미롭다. 모아놓고 보니 아는 책이 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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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꽃이 펑! 사계절 아기그림책 9
황 K 글.그림 / 사계절 / 2015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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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참 귀엽다. 『사과가 쿵!』 +『달님 안녕』이 섞인 느낌^^; 유아 책의 공통된 플롯이 보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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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향 2018-12-25 23: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별점을 하나 늘렸다. 언급한 두 책의 아류 정도로 생각한 건 큰 오산이었다. 아기의 최애 책 중 하나로 등극했다. 특히 새싹이 포로록 올라와 아기꽃이 펑 하고 피어나는 순간이 경이로운지 입으로 펑펑 소리를 내면서 계속 앞뒷면을 왔다갔다 넘겨본다. 윙~ 벌과 짹짹짹 참새에 팔랑팔랑 나비가 나오는 것도 좋고, 달님까지 나와 하품을 한 뒤 함께 새근새근 잠드는 설정도 좋다. 아기꽃이 이쁜지 책에다 뽀뽀를 한다.
 


  "실생활에서 인간은 모두 서로를 실험하고 있을 뿐이다." 클로드 베르나르 Claude Bernard의 『실험의학 연구 입문 Introduction à l'étude de la médecine expérimentale (1865)』에 감화된 에밀 졸라는, 실험적 방법이 육체적 삶을 해명할 수 있다면, 감성적이고 지성적인 삶 또한 실험을 통하여 해명될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화학에서 생리학으로, 생리학에서 인류학과 사회학으로 발전하는 경로에서, 다만 차이가 있는 것은 입증의 정도일 뿐 본질은 같다고 확신했다. 그리고 그 종착점에 에밀 졸라가 말하는 인간과 사회에 대한 진정한 실험으로서 '실험소설'이 위치한다. 인간 정신의 진화는 감정, 이성, 실험을 거쳤는데, 먼저 이성을 압도한 감정이 신학을 창시했고, 다음으로 이성 혹은 철학이 스콜라 철학을 낳았으며, 끝으로 실험, 즉 자연 현상에 대한 연구가 감정이나 이성과는 분리된 외부 세계의 진리를 깨닫게 했다는 베르나르, 그리고 졸라의 말은 실은 아래에서 보는 것과 같이 오귀스트 콩트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그들에 따를 때 진리 탐구는 언제나 감정, 이성, 실험으로 이루어진 부동의 삼각대에 의존한다. 먼저 감정이 언제나 첫 주도권을 쥐고 선험적 관념 혹은 직관을 낳고, 이어서 이성 내지는 추론이 선헌적 관념을 발전시키는 한편 그 논리적 결과를 연역하며, 끝으로 이성은 가설을 검증하기 위하여 언제나 실험의 안내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 정신의 진보에 관한 법칙은 연속적인 3단계를 통하여 우리의 모든 사고를 바꿀 것을 요구하고 있다. 처음은 신학의 단계로, 여기서는 어떠한 증거도 지니고 있지 못한 즉자적 허구들만이 공공연하게 지배한다. 다음은 형이상학의 단계로, 의인화된 추상이나 본질이라 하는 것들의 일반적 우위가 그 성격을 규정짓는다. 마지막 단계가 실증의 단계인데, 이는 항상 외부 현실에 대한 정확한 평가에 기초하고 있다. (중략) 사실 모든 것은 신학적 발상에서 시작하여 형이상학적인 논의 과정을 거쳐, 실증적 증명에 이르게 된다. 이렇게 일반법칙은 우리로 하여금 인류의 과거, 현재, 미래를 동시에 포용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다.”


- 오귀스트 콩트, 『실증주의 서설』 중에서


  모든 현상에는 원인이 있다고 가정하는 에밀 졸라의 결정론은 숙명론과는 다르다. 숙명론이 그 조건과는 무관하게 어떤 현상이 필연적으로 출현한다고 가정하는 반면, 결정론은 그 출현이 강제적이지는 않은 현상을 낳게 되는 필연적 조건에 주목하고, 원인을 이루는 그 조건을 바꿔주면 결과 또한 바꿀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어쨌든 졸라의 문제의식만큼은 썰 경쟁이 되어가고 있는 인문사회'과학'에서도 그 이름에 걸맞기 위해 귀담아들을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더욱이 오늘날에는 뇌과학, 데이터과학 등의 발전으로 '과학 시대의 문학'이라는 졸라의 꿈이 진정으로 실현될 수 있을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개인적으로는 기질상 수긍되는 바가 아주 컸다.

  에밀 졸라가 풍부한 '사실(fait)'을 바탕으로 강인한 필력('명징한 논리'로서의 문체)에 담아 쓴 여타의 글들도, 프랑스사나 '에르나니 논쟁'과 같은 역사적, 문학사적 맥락에 대한 사전 이해가 필요하다. 하지만 유기환 교수님의 꼼꼼한 주석 덕분에 그것이 상당하게 충족된다. 아직 2007년에 나온 초판이 소진되고 있지 않은 것을 보면(알라딘 세일즈 포인트가 2018. 6. 30. 현재 342 정도다), 에밀 졸라의 주요 논문 여덟 편을 묶어 번역해 내시기로 한 것 자체가 어느 정도 결단의 산물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읽는 내내 양질의 번역과 주석에 사랑이 샘솟을 정도로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더 읽을 자료 중 앙리 미트랑, 김미연 번역, 『졸라와 자연주의』(탐구당, 1993)와 정명환, 『졸라와 자연주의』(민음사, 1982), 피에르 코니, 임채문 번역, 『자연주의』(탐구당, 1985)는 지금 구하기가 힘들어 보인다. 참고로 졸라의 자연주의는 루소류의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것이 아니라, 위에서 눈치채셨겠지만, 자연'과학'주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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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유기환 교수님의 해설글들을 참조하여 에밀 졸라의 소설론에 대하여 짤막하게 정리해 본 글. 주석은 맨 아래에)



  “진실이 전진하고 있고, 아무것도 그 발걸음을 멈추게 하지 못하리라.”1)


  1898113로로르(L’Aurore)지에 발표된 원고지 80매 분량 나는 고발한다...!(J'Accuse...!)로 에밀 졸라(Émile Zola)양심적 지식인의 상징이 되었다. 드레퓌스 사건으로 인해 졸라는 재판 비용, 집필 시간 부족과 작품 판매 격감, 영국 망명 등으로 파산 상태로 내몰리고, 결국 1902년 석연치 않은 죽음까지 맞이하여야 했지만,2) 그 때문에 졸라의 문학적 지위와 업적은 세계적인 것이 되었다.


  졸라 앞에 놓인 도전은 위대한 사실주의자 발자크, 스탕달, 플로베르에 대한 차별화와 극복이었다. 이를 위해 졸라는 극단적 이론주의를 추구했다. 바로 자연주의(naturalisme)였다. 자연주의의 본질은 문학에 대한 자연과학적 방법론의 적용에 있었다. 졸라는 유전론과 환경결정론을 씨줄과 날줄 삼아 20권에 이르는 루공-마카르 가의 사람들(Le Rougon-Macquart, 1871~1893)을 펴낸다. 부제로 붙은 2제정 시대 하에서 한 가족의 자연적사회적 역사’(Histoire naturelle et sociele d’une famille sous le Second Empire)에서 자연적 역사가 유전론을, ‘사회적 역사가 환경결정론을 암시한 말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예컨대,나나(Nana, 1880)의 주인공 나나는 선술집(L’Assommoir, 1877)의 주인공 베르베즈의 딸로, 관능과 나태라는 어머니의 일탈적 기질을 유전받고, 파리 빈민가의 타락한 환경에 영향 받아 창부로 전락한다.


  ‘루공-마카르라는 제목은 아델라이드 푸크 Adélaïde Fouque라는 여자를 정점으로 하는 한 가족에서 유래한다. 주인공 아델라이드는 루공이라는 농부와 결혼하여 아들을 하나 낳고, 3년 후 남편이 죽자 마카르라는 주정뱅이 밀수업자와 관계하여 아들 하나, 딸 하나를 낳는데, 적통인 루공 측 가계는 정상적인 삶으로, 사생아 혈통인 마카르 가계는 아웃사이더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졸라의 ‘4대 역작으로 꼽히는 작품들은 선술집, 나나, 제르미날(Germinal, 1885), 인간 짐승(La Bête humaine, 1890) 등 모두 마카르 계열의 작품들이다. 졸라는 현실의 서기가 되어 프랑스 제2제정 시대의 온갖 풍속을 그려냈다. 그것은 암울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데, 졸라는 역사학자의 자세로 쿠데타, 부동산 투기, 은행 증권 조작, 자본집중 등 지배계급의 타락상과 그에 따른 민중의 참상을 폭로함으로써 발자크적 전통을 온전히 계승했다. 졸라는 선술집서문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것은 진실을 다룬 작품이며, 거짓말을 하지 않는, 서민의 냄새를 풍기는, 서민에 대한 최초의 소설이다.” 발자크의 인간희극(La Comédie humaine, 1830~1848)이 귀족과 중산층의 세계에 초점을 맞추었고, 플로베르도 감정교육(L’Éducation sentimentale, 1869)에서 민중을 충동적 존재로 그렸지만, 미셸 레몽(Michel Raimond)의 평처럼, 졸라는 노동자를 하나의 사회 계급으로 등장시킨 최초의 소설가였다.3)


  졸라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실험을 강조했다. 그의 소설 이론이 가장 잘 드러난 책이 실험소설(Le roman expérimental, 1880)이다. 콩트의 실증주의, 텐의 결정론, 뤼카의 자연유전론, 르투르노 정념의 생리학, 베르나르의 실험의학 등의 영향을 받아 졸라는, 실험적 방법이 인간의 정신에 대해서도 적용될 수 있는지를 탐구했다. 문제는 감정 자체의 묘사가 아니라 감정 메커니즘의 형상화라는 것이다. 졸라에게 개인적 감정은 충동의 다른 이름일 뿐이었다. 실험소설가는 그러한 개인적 감정에 그치지 않고 현상의 과학적 메커니즘을 인간과 자연을 통하여 보여주는 사람이다. 졸라는 실험적 방법이 인간의 육체적 삶을 해명한 것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감성적지성적 삶을 해명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그런 점에서 실험소설이야말로 과학적 진화의 숙명이요, 실험과학의 종착점이어야 했다. 졸라는 자연주의 소설이 인간 심리를 대상으로 한 진정한 실험으로 이해되기를 바랐고, 사회를 작동시키는 메커니즘을 파악하여 궁극적으로 사회의 온갖 질병을 고치는 의사, ‘실험적 모랄리스트가 되고자 했다.4)


  “선과 악의 주인이 되는 것, 삶을 조절하는 것, 사회를 조절하는 것, 결국 사회주의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것, 특히 실험에 의해 범죄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정의의 굳건한 토대를 마련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인류의 과업 중에서 가장 유용하고 가장 도덕적인 과업이 아닐까?”5)

 

  졸라에게 성공을 안겨준 문학의 엄격한 과학화는 시간이 갈수록 실패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의 경직된 교리가 도전에 직면한 것이다. 1887대지(La Terre)의 출판 후 비판은 절정에 달했다. 급기야 다섯 명의 무명작가가 졸라를 외설 작가로 비난하며 르 피가로(Le Figaro)지에 ‘5인 선언’(Manifeste des Cinq)이라는 공개서한을 발표하기에 이른다.6)


  자연주의의 원대한 꿈에는 분명 한계가 있었다. 사실주의와 선명하게 구분되는 정체성을 확보하지 못하였고, 소설에만 국한되고 연극, 시에서는 부진하여 문단의 폭넓은 지지를 받지 못하였으며, 에밀 졸라라는 특정 작가에 지나치게 의존하였다. 소설가에게 실험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면, 차라리 바로 과학자가 되려고 노력하는 것이 낫다는 비판, 유전론이 피상적으로만 적용되었다는 비판(예컨대, 제르미날의 주인공 에티엔은 어머니 제르베즈로부터 물려받은 알코올 중독의 유전자 때문에 단 한 방울의 술에서도 살의를 느끼는데, 비현실적인 설정으로 받아들여졌다), 노동자의 불행이 열악한 환경 탓으로 돌려지는 순간 스스로 환경을 바꿀 능력이 없는 노동자는 부르주아 정부의 시혜에 기댈 수밖에 없어진다는 비판은 뼈아픈 것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졸라 문학의 현대성이 재조명 받고 있다. 졸라는 등장인물을 하나의 인간이 아니라 기능(fonction)으로 간주한 선구적 소설가로 떠올랐다. 그가 그린 서구 문명의 이행기는 미국 문화학자들의 학제 연구를 촉발시켰고, 미셸 푸코, 들뢰즈, 가타리 등은 마카르 계열 작품들에 대한 신화적인류학적정신분석학적 접근을 시도하였다.


  롤랑 바르트의 평은 지금에도 음미할 가치가 있다. “진정한 문학적 참여는 문제의 해결이 아니라 증언과 진단에 있으며, 그 점에서 프랑스 문학사에서 단연 돋보이는 작가는 졸라이다.”7)




1) 에밀 졸라, 유기환 번역, 나는 고발한다(책세상, 2005), 106.

2) Jean Bedel, Zola Assassiné (Paris : flammarion, 2002) 등은 졸라의 돌연한 벽난로 가스 중독사에 대하여 암살설을 제기하였고, 그것은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다.

3) Michel Raimond, Le Roman depuis la Révolution (Paris : Armand Colin, 1971), 110.

4) 에밀 졸라, 유기환 번역, 실험소설 외(책세상, 2007), 186-197.

5) 에밀 졸라, 유기환 번역, 실험소설 외(책세상, 2007), 40.

6) 친부 살해에 이름 올렸던 5명은 J. H. Rosny, P. Bonnetin, L. Descaves, P. Margueritte, G. Guiches였다. 후일 이들은 모두 졸라에게 사과하였지만, 이 사건은 자연주의의 위기를 드러내기에 충분했다. https://fr.wikipedia.org/wiki/Manifeste_des_cinq. 이후 자연주의가 퇴조하면서 상징주의가 새 시대의 화두가 된다. 현실과 이상의 양립이 불가능해진 19세기 말이라는 시대적 배경 하에서, 현실의 세계에 완전히 몸 던져 현실을 객관적으로 재현하려는 사실주의적 흐름이, 현실을 속악한 것으로 보아 인공낙원으로 도피하려는 상징주의로 옮겨간 것이다.

7) Roland Barthes, Maurice Nadeau, Sur la littérature (Paris : Presses universitaires de Grenoble, 1980),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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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성여대 심민화 교수의 멋들어진 발문과 몰리에르의 더 멋진 서문(카이사르 역을 맡은 몰리에르를 그린 니콜파 미냐르의 1658년 초상화는 더더 멋지다, 알라딘에도 위 초상화가 몰리에르의 프사로 내걸려 있다).


  (...) 그 위선자들은 조금도 농담을 받아넘기지 못했다. (...) 그래서 그들은 모두 격분하여 내 희극에 맞서 무장했다. 그들을 아프게 한 부분으로 공격하지 않으려고 주의했다. 그러기에는 그들은 너무도 정치적이었고, 자신들 영혼의 밑바닥을 알아차리기에는 너무도 처세에 밝았던 것이다. 그들은 그 훌륭한 관습에 따라 하느님을 내세워 자신들의 이해타산을 치장했다. (...)


  만약 희극의 역할이 인간들의 악덕을 교화하는 데 있다면, 어떤 이유로 그에 대해 특권을 누리는 자들이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이러한 사실은 다른 무엇보다도 국가에 한층 위험한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우리는 연극이 교화를 위한 큰 장점을 지니고 있음을 보았다. 진지한 도덕적 표현들은 대개 풍자적 표현들보다 그 효과가 덜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을 꾸짖는 데는 그들의 잘못을 묘사하는 것보다 나은 방법이 없다. 그 잘못들을 모든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도록 공개한다는 것은 악덕에 대한 엄청난 공격이다. 사람들은 질책은 쉽게 묵인한다. 하지만 조소는 좀체 묵인하지 않는다. 고약한 사람이 되는 건 원할 수 있어도, 우스꽝스러워지는 건 조금도 원하지 않는 법이다. (...)


  쫄깃하게 전개되던 『타르튀프』가 명민하신 국왕의 지혜로 해결을 맞는 것은 힘빠지는 감이 없지 않지만, 그래도 여전히 통렬하고 유쾌하다. 『타르튀프』가 초연 후 5년 동안이나 상연이 금지되기는 했어도, 어쨌든 몰리에르는 루이 14세로부터 각별한 지원을 받았다. 몰리에르가 과로사한 뒤 그의 극단은 다른 극단과 합병하여 1680년 국왕의 명에 따라 Comédie-Française가 된다). 아무튼 그로부터 나폴레옹이 '이미 행동을 시작한 혁명'이라고 말했던 보마르셰의 18세기 희곡은 이미 예비되고 있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17세기 프랑스 문학의 흐름에 관하여는 http://blog.aladin.co.kr/SilentPaul/10168968를 참조하고, 18세기의 프랑스 문학은 곧 정리할 예정이다.


  덕성여대 극예술비교연구회에서 상연을 염두에 두고 옮긴 책이다 보니, 비교적 자연스럽게 잘 읽히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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