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129) 마이스터 에크하르트, 강병욱 옮김, 영성 지도, 새들녘, 2009
절판된 책이다. 3PROTV의 "더 릴리전" 시리즈를 이따금 재미있게 보고 있는데, 오늘 문득 책장에 꽂혀 있는 이 책이 보여 얼른 읽었다.
그러나 큰 감흥은 없었고, 아래 '밑줄긋기'에 인용한 1장의 몇 개 구절 정도로 감히 책 전체를 요약할 수 있을 듯하다.
의존명사와 조사를 구별하지 못한 부분(조사로 쓰인 "보다"의 앞을 대부분 띄어 쓰신 것 등), "이에 대한 근심을 내려놓는 것이 더 낳을 것이다."(92쪽, "것"의 반복도 아쉽지만 "나을 것이다"로 써야 한다)처럼 교정을 거치지 않았다고 보이는 부분이 자주 눈에 띄었다.
개신교 기반 저자들께서, 의고체(擬古體) 성경 번역에 익숙하셔서 그런지 틀렸다는 의식 없이 우리말 문장을 어문 규범에 어긋나게 쓰시는 경우가 있는데, 비문이나 맞춤법 오류까지 신성시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독일 연수 기간에 책을 번역하셨다니 저자께나 독자에게나 뜻깊은 일이지만, 책이 매끄럽게 읽히지 않아 아쉬운 마음도 들었다.
우리가 순종을 통해 자신의 자아 밖으로 나아가고 자신의 존재를 벗어나는 바로 그곳에 반드시 하느님이 들어오실 것이다. - P10
내가 나의 자아를 포기한 그 안에서 그분은 필연적으로 나를 위한 모든 것을 원하시는데, 이는 그가 자신을 위해 스스로도 원하시는 것이므로 결코 부족하지 않으며 도리어 넘치도록 풍요롭다. - P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