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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최근은 한국 중국 모두 학회가 정말 많구나.


2.

친한 친구 그룹에서 동기가 발표하는 학회의 포스터를 누가 공유했는데 동기가 오지말라고 울고 있다. 부끄럽다고......... 인터넷으로만 진행되는 학회인데, 시작하기 전에 술을 각자 준비(...) 해서 인터넷으로 건배까지 한다고 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이야기를 하면서 오지말라고 우는데 

그 이야기를 들으면 재밌어서라도 다들 가지 않겠어?

토-일요일 이틀 학회인데 건배는 토요일 시작할 때 하겠지. 잠깐 틀어놓고 애들이랑 같이 건배하고 꺼야지(...)


3. 

그래서 P대 중문과의 원생들은 난데없이 술을 사러 외출신청하고 학교를 나섰다고 한다.....

이백은 달 아래 혼자 술을 마시는데

그래도 우리는 혼자 있어도 다 같이 얼굴을 보며 마실 수는 있는 거네.


3.

그러고보니 루쉰의 고향 소흥 특산품 술을 샀는데 그 때 까야겠다.

오전부터 술 한잔 좋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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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느 날 나는 아프리카에 펭귄이 산대, 남아공 쪽에, 라고 말했고 너는 올해 들은 말 중 가장 놀라운 말이야, 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그 날은 1월 1일이었다.

그리고 남아공에 단기로 다녀왔던 너는 남아공으로 아주 가게 되었다.


사실 나는 그날의 대화 이후로 펭귄을 제일 좋아하게 되었다. 그 날 펭귄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의 기린 이야기도 하고 전 세계를 떠도는 고래 이야기도 했다.

아무튼. 그래서. 나는, 동물은 사실 다 좋아하지만, 펭귄과 기린과 고래를 더 좋아한다. 

지금까지도.


전혀 어울려 보이지 않는 것들을 마구 흩어 놓는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손을 휘휘 저어 아무거나 집어서 그 사이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주는 것도.

그러고 있으면 그 사이에서 고요히 떠오르는 무언가를 상상해보는 것도 다 좋아해.


그리고 너를 좋아해,

라고 말했다.


2.

보통 현재진행형으로 겪고 있는 이야기는 잘 포스팅하지 않게 된다. 혹시 누군가 보고 오해할까봐. 한참 지나고 감정이 좀 누그러지면 하게 되는데,

그래도 이 이야기를 하는 데 11년이 걸릴 줄은 몰랐지.


시간이 약이라 누그러지다 못해 부스러진 감정들.

그래도 다시 끄집어보니 조금 희미하게 남아있긴 하네.

물론 그 사람이 그립다기보다는 지금은 그 시절의 우리가 더 그립다.


하지만 다시 돌아가고 싶진 않다, 나는 어차피 지금의 내가 될 것 같고 음, 석사논문 두 편을 다시 쓰고 11년치의 발제를 다시 할 생각을 하니 까마득해. 

....


3.

새벽에 글이 잘 써지긴 하는데, 새벽만 되면 이렇게 감성돋아서 어떡하지.

그래도 풀어놓고 갈 곳이 있어 다행이야.




+그러고보니 네가 남극쪽에 살 때 나는 적도로 갔다.

적도가 중간에 가로지르는 나라는, 해발고도가 꽤 높은 산이 있는데

거기로 가면 추워서 긴 옷을 입어야 했다. 근처에서 얇은 패딩을 팔 정도.


그리고 나는 역시 그런 곳에서 옷깃 여미고 마냥 거니는 걸 좋아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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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고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학회들을 다 헤일 듯하다. 바야흐로 학회의 계절이고, 코로나 때문에 비대면 학회들이 늘어나면서 다람쥐처럼 학회들의 줌 링크를 모으고 있다. 멀리 있어도 학회에 참여할 수 있고 줌으로나마 사람들의 얼굴을 볼 수 있다니 그건 참 좋은 것 같아. 어차피 집중도 안 되는 오후 시간에는 그렇게 슬쩍 들어갔다 나와 본다. 당장 이번 일요일에도 두 곳의 링크를 받았는데, 둘 다 북경대 내부 학회라 오프라인이었다면 옆 건물을 왔다갔다해야 했을 텐데, 지금은 클릭 몇 번이면 방 안에서 순간이동할 수 있다.


음 그래도 역시, 방 안에 매일 반쯤 갇혀 사는 일상을 보내고 있어 그런지, 학회 핑계를 대고라도 직접 보고 손을 잡고 눈을 맞추고 이야기를 하고 싶다. 방금 단톡방에서도 끝나고 어디 가는 게 불가능하다면 학회장에서 피자라도 시켜 먹고 싶은데 아예 못 만나서 아쉽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중국 학회는 학회 관계자뿐 아니라 정말 많은 방청객(?)들이 오는데, 그 자리 없어서 북적북적한 분위기와 쉽게 텁텁해지는 실내공기도 그리울 지경이다.

보고 싶어요 다들.

응 모두 건강하게, 일요일에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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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요한 선택을 할 일이 있었다. 문제는 선택지가 매우 극단적이라

a: 1이 100이고 2는 1

b: 1이 1이고 2는 100

쯤 되는 선택이라 사람들의 가치관에 따라 각 선택지에 대한 호불호가 극명한 상황이었다. 대충 설명하자면 a는 이상주의자들이 선택했고 b는 현실주의자들이 선택함.

뭔 80 50 정도면 가치관 말고도 다른 상황들을 볼 텐데, 저렇게 극단적으로 갈리니 다른 상황들이 선택에 개입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사람이 어떻게 이상적이기만 하거나 현실적이기만 하랴. 머리 터지게 고민하다가 선생님들께 sos를 날렸다.


k선생님: 가능하면 b해라

h선생님: a가 좋지만 그게 힘드니 b를 하다 a로 가자

l선생님: AAAAAAAAAAAAAAAAAAAAA

r선생님: b는 안되겠네.


k선생님과 l선생님의 성향은 잘 알고 있어서 답이 짐작이 갔고, h선생님은 현실적인 분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나의 a에 대한 고민을 이해해 주셨다. 그리고

r선생님의 답은 매우 의외였다. 이분은 항상 내가 붕붕 뜨는 걸 냉정히 잡아주시던 분이라 당연히 a는 마음 속으로만 생각하고 b를 해, 라고 하실 줄 알았는데, a를 하라는 말은 하지 않으시고 ㅋㅋㅋ 그냥 b는 절대 안된다고 결론을 내려버리심. 딱히 a를 추천하진 않지만 b는 선택지 삭제...... r선생님은 나보다 현실적이라고 생각했고 나에게 자꾸 바람넣는;;; l선생님과 싸울 정도... 셨는데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거지 절대적인 기준으로는 역시 이상주의자이신지도 몰라. 


하지만 선택은 아직 못 하겠다. 뭐 선택의 날이 닥쳐 오면 더 마음에 가는 선택지가 떠오르겠지. 아직은 정말 모르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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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전공을 왜 선택했냐는 물음에 망설이는 것처럼 사랑을 뭐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도 대답을 쉽게 못했는데 이제 알 것 같다. 사랑은, 적어도 내게는, 남은 인생을 모두 바칠 수 있는 것이다. 남은 인생을 모조리 맞바꿀 가치가 있는 것. 그것이 무엇이든. 그걸 생각할 때 이성적인 판단을 잃어버리게 되고 그래서 그것 아닌 나머지를 모두 기꺼이 버리게 만드는 것. 결국 이러이러한 것이 사랑이라고 정의내릴 수는 없고, 일이 벌어진(?) 후에야 아 이 감정이 사랑이구나 하고 깨달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나에게는.




그래서 남은 인생을 걸어 현전공을 선택했고, 그래서 아직도 현전공이 왜 좋은지 조리 있게 설명할 수 없고,

그 전에 그 현전공마저 버리고 당신을 선택했었고.

당신이 그걸 말린 게 어떤 마음에서였는지. 지금도 가끔 생각해.

그리고 당신이 거절해줘서 다행이라고, 진심으로 지금은 그렇게 생각해. 나는 당신을 사랑했지 당신과 함께 가야 할 길은 사랑하지 않았던 것 같아.

내가 전공을 튼 걸 한 번도 후회하지 않고 있듯이 당신도 그 날을 후회하지 않기를 바라고, 내가 아는 당신은 정말 그럴거라 생각해.

벌써 10년도 더 전의 일이 되었다. 월말이면 꽉 11년을 채우겠구나.


그런 의미에서 나에게 사람을 사랑하는 일은 더 이상 없었으면 좋겠다고 한동안 생각했다.

지금은 생각이 약간 바뀌었지만 일단 내 삶을 내팽개치게 되는 이벤트가 너무 자주 오면 안되잖아;;




하지만 이 글의 주제는 놀랍게도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다' 는 것이다.

누군가를 떠나보낸지 11년이 지나고 현전공에 8년째 시달리다 보면 생각이 바뀌기도 하는 거지 뭘.

단순히 생활이 너무 단조로워져서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는 마음일 수도 있겠지만.


그래서 타이밍이 중요한 것 같다. 이제야 뭔가 나서볼 마음이, 형식적으로가 아닌 진심으로 생기다니.

하지만 타이밍은 사람의 인연을 맺는 데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결정적인 요소라고 생각하니까.

그래도 시간이 흐르고 이런저런 일을 겪고 생각이 바뀌는 것 또한 운명이자 인연이 아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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