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징 노르가이 - 히말라야가 처음 허락한 사람
에드 더글러스 지음, 신현승 외 옮김 / 시공사 / 2003년 5월
평점 :
품절


     지구상에서 제일 높은 에베레스트에 최초로 인간의 족적을 남김 사람을 꼽는다고 하면 대부분 에드먼드 힐러리를 든다. 허나 진정 누가 제일 먼저 올랐는가에 대한 논란은 지금도 끈이지 않고 있으며, 정작 최초로 올랐던 텐징 노르가이나 에드먼드 힐러리 두 사람이 명확하게 알고 있을 것이다. 이런 논란은 에베레스트를 올랐던 사람에게는 별 의미가 없는지도 모르겠다. 이런 논란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구상의 최고봉에 어떻게, 어떤 과정 속에서 올랐는가가 중요하리라 생각된다.
     인간이 못 가본 미답의 지역을 하나하나 줄여가는 과정 속에 1953년5월29일은 인류 역사상 인간이 지구상의 최고봉에 올랐다는 의미가 있는 날로 기록된다. 그런 가운데 텐징은 역사적인 인물로 자리 메김 된다. 최초로 지구상의 최고봉을 오른 사람으로……
     허나 텐징의 이야기는 셰르파라는 전문적인 직업 등반가라는 호칭이 따라다니면서 최초의 최고봉 등반가라는 의미보다는 직업적인 고소 짐꾼으로서의 역할을 부각 받아 왔고, 이런 측면에서 텐징의 최고봉 등반은 그 의미를 힐러리에게 넘겨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 왔다. 힐러리는 백인이고, 그 백인의 심부름 하는 짐꾼으로서의 텐징의 역할이라는 의미에서 평가절하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런 기존의 느낌과 생각, 백인들에 의해 만들어진 최고봉 등반에 대한 숨겨진 이야기를 이 책은 자세하게 전하고 있다.

     요즘의 등반사는 8,000m급 고봉을 무산소, 단독등반이라는 경이적인 신기록을 세우면서 오르고 있다. 마치 동네의 뒷산을 오르듯 8,000m의 거봉을 거뜬히 오르는 경이적인 기록은 에베레스트의 최초의 등반시대인 1950년대와는 그 기록적인 내용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허나 무산소가 되었든 산소통을 등에 메고 올랐든 8,000m라는 고봉을 오른다는 것은 보통의 의지와 보통의 체력으로는 이룰 수 없는 위대한 업적일 것이다. 또한 날씨라는 하느님의 관할 영역 속에서 선택 받은 자만이 오를 수 있는 특별한 일임에 분명하다.
     이런 고소등반에 있어 텐징의 최고봉 등반은 뭔가 특별함이 있어 보인다. 1900년대에 들어 8,000m급의 고산 등반의 붐이 일고, 고산 등반이 마치 자국의 국력을 자랑하는 시대에 히말라야로 몰려드는 서방의 등반대는 당시의 네팔과 인도의 포터라는 신종 직업을 만들어 냈고, 이런 중에서도 고소 등반가이드로서 셰르파라는 직업을 만들어 냈다. 그 중에 텐징도 끼어 있었다. 전문적인 짐꾼으로서의 직업인으로서……
     이런 짐꾼들—셰르파들—은 지역적 환경에 적응한 고소전문 산악인으로 고소등반의 천부적인 소질을 타고 났다고 할 것이다. 허나 그 타고난 재능을 통해 등반을 성공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는 그 높은 곳을 목숨 걸고 오르려고 하지 않았다는 것이 여느 셰르파와 텐징이 다른 것이었고, 백인 원정대의 짐꾼으로서의 역할을 뛰어 넘어 같은 등반대원이라는 동료애와 역할을 통해 최초의 최고봉 등반의 대업을 이룰 수 있었다고 생각된다.
     또한 이 책에서는 최고봉 등반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등반 이후 텐징의 삶과 등반사에 끼친 그의 역할을 자세하게 되 집어 보고 있다. 텐징의 태어난 시대적 환경에서 18세부터 포터로서의 역할, 이후 숫하게 많은 외국 원정대 속에서 탁월한 체력과 뛰어난 상황판단력과 리더쉽은 서방의 고용인인 외국원정대의 일원과 같이 자신의 역할과 입지를 높이면서 결국은 초고봉 등반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완성할 수 있었다고 보여진다. 또한 초롱룽마—에베레스트의 원 이름—의 등정을 허락함이 같이 했기에 가능 했던 기록일 것이다.

     외국 원정대의 고용인으로서 위치가 아닌 최고봉에 오르려고 한 강한 의지가 결국은 텐징의 최고봉 등정을 가능하게 했으며, 이런 그에 대한 진면목이 세인들에게 알려진 내용과는 다르게 평가절하된 느낌을 갖게 한다. 이런 느낌을 이 책을 보면서 다시 한번 정리해 보며, 진정한 텐징의 위대한 업적의 의미가 어떤 것이었고, 그의 생각과 모습의 진면목을 일부나마 느낌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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