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 이야기 1 - 얀과 카와카마스
마치다준 지음, 김은진 외 옮김 / 동문선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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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셸 실버스타인이 쓴 그림동화책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생각난다. 학창시절 시내의 대형서점에서 그림과 간단한 글씨만을 보면서도 그 전달되어져 오는 의미는 너무도 많았던 그림책이 생각난다. 왜 그 책의 기억이 날까 생각해 보니 이 책 『얀 이야기 1 – 얀과 카와카마스』에서 얀이 카와카마스에게 해주는 내용의 이야기가 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느낌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처음 알게 된 것은 공지영의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를 읽으면서 과연 그 책은 어떤 책일까 하는 생각이 들어 읽어 보게 된다.


     소설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에서 딸 위녕에게 전해주는 엄마의 사랑을 책을 읽은 느낌을 통해 전해주는 이야기는 너무도 감동적으로 와 닿았었다. 그렇지만 막상 이 책을 읽었을 때는 공지영 작가가 느꼈던 아니 위녕에게 전해주는 엄마가 느꼈던 느낌을 느끼기에는 내 마음이 너무 메마른 것인지 몰라도 조금은 공허하다고 할까(?), 뭔가 부족한 느낌을 느끼게 한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에서 시각적인 느낌이 더 강하게 느껴졌었는데 그 반면에서 이 책에서는 그 와는 다르게 느껴 진다. 얀이 카와카마스에게 전해주는 느낌은 『아낌없이 주는 나무』와 같은데 그 주변 환경은 더욱 썰렁하고 공허하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배경이 러시아의 초원이고 그곳에 사는 물고기 중에 한 종류인 가와카마스가 등장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이런 생각을 적으면서 러시아의 초원을 얘기하면 왜 시베리아라는 동토의 땅을 생각할까 하는 생각도 든다. 러시아라는 나라를 가보지도 못했고, 그곳의 환경이 어떤지는 몰라도 자주 방송매체를 통해 들었던 곳이 러시아 하면 시베리아라는 인상이 각인되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동토라는 이미지가 이 책에서 그려지는 쓸쓸한 초원의 분위기와 맞물려 시베리아라는 느낌을 갖게 하나보다.


     등장하는 고양이와 가와카마스는 어울리지 않는 동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고양이에 대한 이미지는 한편으로는 일본—작가가 일본사람이라서 그런지도 모르겠다—이라는 느낌이 들고, 가와카마스는 러시아의 초원의 원주민(?)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 거기에 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이미지를 덧붙여 놓은 것은 아닐까? 나의 얼렁뚱땅하는 상상이다. 


     쓸쓸한 초원에 인적 없는 들판에 눈 덮이고 삭막한 분위기에서 고양이와 물고기의 오가는 정의 이야기는 우리가 느껴보지 못했던 또 다른 서정성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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