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양귀자 지음 / 살림 / 200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처음 양귀자 작가의 책을 본 것은 『원미동 사람들』을 먼저 봤다. 그 책에서의 느낌이 좋았다. 그래서 다른 책을 찾다가 이 책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을 읽게 되었다. 책의 내용은 내가 읽은 전작에서 느꼈던 느낌과 영 다른 내용의 소설이다. 이 소설은 남녀에 대한 시각 차이로 인해 생겨난 차별에 대해 여성의 시각에서 본 내용이라고 할까? 


     나름 똑똑하다고 자부하는 주인공 강민주의 행적을 중심으로 소설 내용의 핵심을 이루고 있다. 여성에 대한 우월감, 아니 본인에 대한 우월감과 남녀간의 차이점에서 오는 사회적인 차별화에 대한 주인공의 반감을 이야기하고 있다. 분명 이런 사회적인 남녀의 차별은 있다. 제도적인 내용도 있고, 생리적인 차이에서 오는 차이도 있고, 어찌 되었든 주인공이 얘기하는 이런 남녀의 차이로 인한 사회적 모순(?)을 얘기하려고 한 내용이 아닌가 생각된다.

     주인공 강민주를 중심으로 등장하는 남자들—심복 황남기, 최고 인기의 배우 백승하, 스토커(?) 김인수—가 등장한다. 이들에 대한 강민주의 생각은 하나같이 자신의 우월함을 숭앙하고 존경해야 할 하인과 같은 존재로 생각한다. 물론 나름 똑똑함으로 사회적으로 성공하여 부와 권력을 갖게 되고, 여성에 대한 자부심과 자기 자신에 대한 자긍심을 드러내는 내용은 나름 흥미롭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는 내용 중에 중 후반으로 넘어 가면서 나름의 치정극(?)—백승하를 납치하여 자신의 우월함을 증명하려는 모습이 어찌 보면 상상 밖의 내용으로 느껴져 온다. 마치 어느 TV드라마의 치정극을 보는 느낌이라고 할까? 어찌 보면 이 소설을 주제로 하여 TV드라마를 만들었을지도 모르겠다. 이런 류의 소설이나 TV드라마는 요즘에 있어서는 왠지 그 느낌이 김 빠진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의 우월감에 대한 나름의 복수를 불특정의 배우를 납치하여 피해를 입히는 것은 어느 정신병자의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된다. 

     결론 또한 너무도 어이 없이 끝난다. 남자에 대한 심리에 대해 너무 모르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용의주도한 사건 계획과 추진은 나름 좋은 시작은 되었으나 정작 자신의 심복에 대한 심리상태를 파악할 수 없는 남녀의 차이를 분명하게 보여 주고 있다. 어찌 보면 이 소설의 주인공과 같이 계획을 추진하려고 한다면 가장 우선이 내 주변의 사람들, 특히 심복인 남자의 마음을 읽어야 만이 성공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어쩔 수 없이 복종하여야 함을 인지하지만 특정한 상황, 특정한 사건의 진행에 따라 변화되는 사람의 심리를 읽고 그에 따른 대비를 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리라 생각한다.


     처음 작가의 전작—내가 먼저 읽었던—의 느낌과는 영 다른 내용의 TV드라마 느낌의 소설을 보면서 흥미본위의 소설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나름 똑똑하고 명석하다고 생각한다면 보다 바람직한 그러면서도 뭇 남성들에게 한번 생각해 봄직한 메시지를 던질 수 있는 내용이었으면 좋았을 것을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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