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보스 - 디지털 시대의 엘리트
데이비드 브룩스 지음, 형선호 옮김 / 동방미디어 / 200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보보스(BOBOS)는 부르주아(Bourgeios)와 보헤미안(Bohemian)를 결합한 신조어다. 시대별로 대표되는 지식층(?)에 대한 정의를 하는데 있어서 보보스가 요즘의 대세라고 한다(?). “과연 보보스는 누구 인가?”라는 질문에 과연 나도 그들 중에 한 명인지 생각해 본다. 저자는 자신이 보보스라고 자칭하고 있다. 보보스에 대한 태생, 일상 생활의 모습, 생각, 지향하는 방향, 즐거움, 영(靈)적인 부분 등 분야별로 저자의 분석은 재미 있으면서도 우리의 일상을 들여다 보는 느낌이 든다. 그러면서 나도 보보스가 아닌가 생각도 해 본다.


     저자가 얘기하는 보보스의 특성으로 소비의 형태를 단적으로 얘기한 몇 가지 규칙을 들어 보면 그에 대한 정의를 짐작하게 한다. 몇 가지를 열거해 본다.

- 속물들만이 사치품에 돈을 물 쓰듯이 한다. 문화적인 사람들은 필수품에 물 쓰듯이 쓴다.

- 무엇이든 ‘직업적 특성’이 있는 것이라면 얼마나 많은 돈을 쓰든 전혀 무방한 일이다. 설사 그것이 직업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 해도.

- 당신은 작은 것들의 완벽주의를 실천해야 한다.

- 질감이 가장 중요하다.

- 교육받은 엘리트는 남들보다 뒤져야 한다.

- 교육받은 엘리트는 예전에 값이 쌌던 것들에 엄청난 돈을 쓴다.

- 교육받은 엘리트의 구성원들은 생각보다 더 많은 제품 선택을 제공하는, 하지만 가격 같은 저속한 요소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 상점을 좋아한다.

     이런 하나하나에 대한 소비규칙이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보아오는 내용과 비교해 보면 어떤 면에서는 빈티지풍의 상품들이 보보스의 특성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내용인지 모르겠다. 빈티지(vintage)풍—사전적인 정의를 살펴보면 고전적인, 전통 있는, 유서 깊은 의미가 내포된 허름한 느낌으로 표현할 수 있으며, 역사적 가치가 있고 스스로의 스토리를 지닌 유물과 같은 것으로, 빈티지를 소유한다는 것은 그것에 담겨 있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독특한 스타일을 통해 그 시대의 문화와 사회를 소유한다는 의미라고 할 수 있다.—의 물건에 대해 돈을 쓰는 모습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우리 주변에서 보여지는 극단적인 모습은 찢어진 청바지가 고가—허름하지 않은 청바지의 2~3배, 많게는 5배 이상—의 가격에 팔릴 때 전혀 이해하지 못했던 생각이 난다.


     보보스에 대한 저자의 얘기 중에 지식인으로의 삶의 모습과 부르주아의 삶이 겹치는 과정을 설명하는 내용이 흥미롭다. 유명대학의 사회 초년생이 사회에 진출하여 지식으로 성장하는 과정은 눈물 겹다. 지식인이라고 하니 그 의미가 한번에 와 닿지는 않지만 다른 말로 해서 지식인을 대변하는 대학교수라고 할 때 그 의미는 더욱 극명하게 느껴져 온다. 책 속의 내용이 대한 교수의 예는 아니지만 그 과정과정의 내용은 내가 들어 왔던 대학교수가 되어가는 과정을 설명한 느낌이 든다. 대학에서 자신의 전공과정의 선택과 그로 인한 주변의 환경요인, 지도교수의 지침과 방향에 따른 나의 진로에 주는 영향, 사회 진출하여 각종 TV프로그램에 전문가로 등장하여 보여지는 인터뷰 장면, 대담프로그램의 패널, 책의 출간, 각종 이권 사업에 참여하여 보여지는 인지도, 이런 면들이 우리의 대학교수의 전형이지 않나 생각이 된다. 이어지는 또 다른 모습으로 어찌 보면 정치적인 면과 상위 1%와의 공생관계를 설명한 내용이라 생각되는데 이는 내가 잘 모르는 내용이라 짐작만 하는 내용이다.

     그리고 미국의 상류사회의 성모럴에 관한 일부 영화에 등장하는 내용과 같은 내용은 좀처럼 공감되지 않는 내용이다. 아직 알려지지 않은 상위 1%이내의 소위 부르주아의 이야기 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의 성적 쾌락의 추구내용은 다양하다. 어떤 고정관념 속에 있어서 이상하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들의 새디즘이나 마조히즘적인 성적인 쾌감을 추구하는 방법론 적인 진행 방법과 내용은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이다. 우리에게는 법적, 사회적, 교육적 제약으로 인해 원천 봉쇄되는 내용이기도 하다. 일부 국내 영화에서 이런 내용을 소제로 한 내용이 있기는 하지만 책의 내용은 무척이나 생소하다.

     보보스는 부르주아와 보헤미안의 결합이라는 의미이긴 하지만 느낌 상으로는 보헤미안과 같은 지식인이 기존의 상위 1%의 부르주아화 되어 가는 과정의 내용이 아닌가 생각된다. 부르주아는 아니면서 부르주아와 결부된 모습으로 새로운 지식층으로 자리 잡으면서 기존과 다른 하나의 계층—아니 하나의 부류를 만들어 낸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본다. 달리 얘기하면 기존의 부르주아는 기존의 모습 그대로 있고, 새롭게 부상하는 지식층이 보헤미안적인 특성을 나타내면서 부르주아와 엮이면서 나타내는 새로운 부류의 특성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들의 성장배경에서 삶의 모습, 생각 등을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본 저자의 얘기는 흥미롭다. 10년 전에 출간한 책이지만 현재에 와서 바라본 우리의 주변 모습은 어떤 면은 그런 것 같으면서도 또 다른 면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게 느껴지기도 한다. 한국과 미국의 차이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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