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 시대 - 보이지 않는 전염이 어떻게 암과 심장질환 같은 치명적인 질병을 유발하는가?, 뉴 휴머니스트 클래식 4
폴 W. 이왈드 지음, 이충 옮김 / 소소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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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전염병이라고 하면 쉽게 알고 있는 질병으로는 감기를 들 수 있다. 한국 내에서는 감기는 병도 아닌 것처럼 우습게 알고 있지만 역사적으로 많은 인명피해를 준 질병들의 목록 속에 상위권을 차지하는 것 중에 하나가 독감일 것이다. 최근에 우리나라도 감기의 일종으로 독감을 생각하는 것이 아닌 치명적인 질병으로 인식되어져 오고 있으며, 이런 질병들이 세계화 속에서 전세계가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여지면서 그 확산과 전염은 손 쉽게 전파되고 있다. 이런 전염병에 대한 이야기다.

     이 책을 읽기 바로 전에 봤던 『독소』(윌리엄 레이몽 지음, 이희정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2008년)에서 비만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전염병에 대한 설명이 간략히 나와 있는데 머리 속에 남아 있다. 전염병의 병원체, 감염경로, 증상과 병리, 방역과 매개체, 치료와 예방에 대한 연구가 있는 내용이며, 이런 활동들이 전염병에 관련된 내용이다. 병의 원인이 되는 매개체가 있어야 한다는 얘기가 그 동안 우리가 막연하게 알고 있었던 불치의 질병들—각종 암, 심장병, 류머티즘, 등—이 자연발생적인 질병으로 인식하고 있었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마치 19세기의 파스퇴르나 고흐에 의해 자연발생설을 부정하는 여러 발견과 증명은 세균에 의한 발생을 입증하였고, 이런 내용을 당연히 받아 들이고 있는 현시점에서 과거 자연발생설과 동일한 개념으로 현대의 불치병을 인식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

     책을 보면서 전염병의 매개 병원체의 진화생물학적인 논리는 대단히 발달되어 있다. 그 전개 과정의 내용은 기가 막히게 이루어지고 있어서 전혀 다른 질병의 내용이 같은 전염 병원체에 의한 진행이고, 그 전염경로 또한 우리의 상상력을 초월하고 있다. 또한 단기간에 의한 내용이 아니라 몇 년, 길게는 몇 십 년의 기간을 두고 전염되면서 질병을 유발하고 있다는 얘기는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내용이다. 이런 얘기는 한때 유행처럼 번졌던 AIDS에 대한 이야기와 비교 된다. 아직까지 AIDS의 원인바이러스라고 하는 HIV에 대한 실체가 명확하지 않다고 하는데 무엇이 정론인지 모르겠다. 어찌 되었든 지금까지 그 원인을 몰랐던 질병의 원인이 전염 병원체에 의한 질병이고 그 질병의 실체를 밝힘으로써 치료 방법의 실 낯 같은 방법을 찾아 낼 수 있었다는 얘기는 우리에게 희망을 준다.

     그 대표적인 내용이 위염과 위궤양, 십이지장궤양을 일으키고 나아가 위암의 원인으로 알려진 헬로코박터파이로리—모 유산균 회사에서 제품을 선전하는 문구 속에 세뇌되어 외우다시피 하게 된 세균의 이름으로 오히려 친숙(?)하게 들린다—가 처음에는 단순한 위염증상으로 인식되었다가 세균성 질병이라는 발견으로 항생제 치료가 가능하다는 발견은 전염병의 대표적인 내용일 것이다. 이렇게 전염병원체—균이나 바이러스 등—이 몸 속에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생존전략은 기상천외하다.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내용으로 마치 『에이리언』영화—시고니 위버가 출연한 우주선에서의 괴생물체에 대한 이야기로 등장하는 괴물의 실체가 인상적이었다. 외형의 모습도 기괴하지만 막상 기생충 실물사진을 보면 거의 비슷하다. 생존방법 또한 여느 기생충과 다르지 않다—의 내용과 다르지 않다.

     원인불명의 많은 질병 중에는 이렇게 전염성 병원체에 의해 전달되고 전달받아 발생하는 질병들이 많은 연구를 통해 밝혀지고 있다. 그 과정과 경로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내용이라 쉽게 발견되는 내용은 아니지만 지구상의 생물들이 많은 세월 동안 나름의 생존전략을 통해 지금까지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것과 같이 전염병원체도 동일한 진화생물학적인 과정 속에 생존을 유지하고 있다고 추론할 수 있다. 이런 내용은 유전학적인 얘기까지 이어지면서 사람이라는 하나의 생명체가 수 십조의 단위 세포가 모여 만들어진 하나의 생명체로서 과연 어떤 세포가 유익한 것이고 어떤 것이 유익하지 않은 것인지 구분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또한 오늘은 유익했지만 외부 환경의 변화 속에 내일은 유익하지 않은 모습으로 바뀌어 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보면 과거 생각해 왔던 질병에 대한 개념이 새롭게 재 정리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수십 년 또는 인류의 세대를 통해 전달되어져 오는 전염병들이 지급은 급성 전염병만이 표면상에 들어난 모습을 보여 주었고, 앞으로는 더 많은 전염병의 그 실체를 보여 줄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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