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 세기의 눈 현대 예술의 거장
피에르 아술린 지음, 정재곤 옮김 / 을유문화사 / 2006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세계적인 사진작가 하면 독일의 핼무트 뉴튼(Helmut Newton,1920~2004), 프랑스의 앙리 카르테 브레송(Hanri Cartier-Bresson,1908~2004), 미국의 리처드 애브던(Richard Avedon, 1923~2004)이 세계적인 사진작가라고 한다. 이들 세 명의 사진작가는 모두 2004년에 세상을 떠난 사진작가들이다. 핼무트 뉴튼은 어느 신문사의 전시회가 있어서 관심을 갖고 전기를 봤던 기억이 난다. 애로틱하면서 자극적인 누드 영상을 떠올리게 한다. 어찌 보면 최근 광고 사진과 같은 느낌을 갖게 하는 누드사진이 인상적이었다. 앙리 카르테 브레송은 이 책에서 본 내용이고, 리처드 애브던은 처음 접하는 사진작가다. 패션과 인물사진을 많이 찍었다고 하는데 인터넷을 찾아 보니 그리 많은 내용이 검색되지 않는다. 그 밖에도 유명한 사진작가가 검색되지만 잘 모르겠다.

     그 중에서 이 책 『앙리 까르티에 브레송』은 조금은 특별해 보인다. 사진사(史)에서 브레송이 어느 정도의 비중이 있는 인물인지는 모르겠지만 책을 쓴 작가의 주관적인 관점에서 서술된 책의 내용을 논외로 하더라도 브레송의 사진은 특별해 보인다. 사진에 대해서는 문외한인 내가 어줍쟌케 장난감 같은 똑딱이(?) 디카를 들고 아들녀석이나 집사람에게 들이 데면 매번 돌아오는 핀잔 속에서도 찍혀진 사진을 보면 쉬운 작업이 아님을 알면서 작가의 사진은 거의 환상과 같은 멋진 장면이라는 느낌을 갖게 한다. 그렇다고 당시의 사진기가 지금과 같이 과학기술의 결정판이라고 하기 보다는 기계와 같은 느낌이고, 현상이라는 과정을 거친 번거로움 속에서도 이런 멋진 사진들을 만들어 냈다는데 대해 새삼 놀라움을 느끼게 한다.

     인터넷을 통해 브레송 사진을 들여다 보면 어떻게 이런 장면을 잡았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수많은 장면들 중에 찍혀져 나온 화면의 내용은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풍경사진이나 인물사진, 사건의 장면사진 등은 하나 같이 그 현장, 그 상황을 절묘하게 조화시키고 표현해 준다. 그런 순간을 잡아 채는 능력이 이런 위대한 사진작가를 만들어 낼 수 있었겠다. 이런 순간의 모습을 요즘은 과학기술로 메우고(?) 있지만 결정적인 순간은 기계가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하는 것이다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이런 장면을 인식하고 가려낼 수 있는 능력이 사진작가라는 특별함을 부여한다고 하겠다.

     책에서 얘기하는 이런 특별한 능력(?)에 대해 많은 분량을 할애하여 브레송의 능력을 설명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쉽지 않은 탁월한 능력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이런 것을 아닐까 생각해 본다. 즉, 찍으려는 상황과 장면 중에 나 자신은 그와는 별도의 공간에 있는 존재로 느껴지게 하는 능력(?)이지 않을까? 아들녀석이나 집사람의 일상을 찍으려고 디카를 들이 밀려 언제 알았는지 매번 눈살을 찌푸리는 모습을 보면 쉬운 능력은 아니라 생각된다. 그 장면, 그 상황에 동화되어 전혀 인식되지 못하는 존재가 되어야 찍고자 하는 장면을 브레송과 같이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또한 브레송은 자신의 사진에 대한 자부심이 어느 누구 보다 강했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찍혀진 사진에 대해서는 누구보다도 엄격한 기준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겠다. 사진의 크기와 조작을 절대 불하였고, 선별된 사진 이외에 대해서는 절대 공개하지 않았으며, 자신의 사진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사진으로만 그 사진작가의 생각을 읽기를 바랬던 모습은 멋지다. 그 만큼 자신의 사진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지 않으면 결코 이런 모습은 보여주기 어려운 내용이다.

     최근 디카가 유행처럼 사용되고 SLR이라고 하는 사진기도 디지털시대를 맞아 저렴한 가격에 누구나 쉽게 접하고 사용하고 있고, 포토샵이라는 도구를 통해 찍혀진 모습을 마음데로 바꾸고 변형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상황이다. 이런 현재의 상황과 대비하여 책의 주인공과 같이 필카시대에 자신의 사진에 대한 주장과 모습은 구시대적인 생각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나름의 자부심이 있기에 첨단의 디카시대에도 위대한 사진작가로 남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찍혀지는 모습을 통해 자신의 생각과 보여주고자 하는 모습을 얼마나 잘 투영시키느냐가 중요한 내용이라고 새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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