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까지 2박 3일 동안 밀양대학교에서 '토론이 있는 국어수업'이라는 명의 연수를 다녀왔다. 작년 여름 방학에는 직무연수, 겨울방학에는 초임교사 연수를 받았었는데 내 뜻과 상관없이 다녀온 연수들이었지만 다녀오면 그래도 하나쯤 얻어오는 것이 있는 듯 싶었다. 물론 실질적으로 실천에 옮기는 것은 전적으로 내 몫이고 그렇게 하진 못했었지만, 받는 중간 중간에는 수업과 학교 생활에 자극을 받고 고무되는 면이 분명 있었다. 벌써 학교생활에 지치고 열정을 바치지 못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 안타까운 나로서는 이런 연수를 주기적으로 꼭 들어주어야 할 것같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듣다보면, 계속 나를 일깨우다보면 언젠가는 나 스스로 조금은 떳떳한 교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이번 연수는 교육청이나 학교에서 강제로 시켜서 하는 연수가 아니라 관심있고 뜻이 있는 선생님들께서 직접 신청을 해서 듣는 연수이다. 그래서 그런지 나이를 불문하고 의욕있으신 분들이 많이 보였다. 정확한 나이는 여쭙지 못했지만 교장 교감 선생님의 연배쯤 되어 보이시는 분이 계셨는데 이미 다른 곳에는 강사로 나가신다는데 그 분의 말씀을 듣고 '그래, 나도 저런 마음으로 살아가자'는 생각을 했다. 선생님께서는 신념에 찬 목소리로 '나이드신 선생님들 예전에 공부한 것으로 대충 수업을 떼우는데 절대 그렇게 해서는 안 될 것같애. 아이들을 위해서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시도해야 해. 나는 이때까지 방학마다의 연수를 한번도 빠진 적이 없어. 정년퇴임해 나갈 때까지 난 연수에 참가해서 새로운 것을 배울거야' 하셨다. 그 외에도 이미 강사로 나가실만큼 실력있는 선생님들도 많이 계신 것같았다.

연수를 듣다보면 대학의 교수님이 강사분으로 오셔서 하는 수업보다는 일선 교사분이 강사로 오셔서 하시는 수업이 훨씬 더 와 닿고 실질적으로 느껴진다. 아마도 일선 교사분들의 수업은 경험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일 것이다. 강사분들 중에 참 멋있는 선생님들이 많으시다. 만약 내가 학생이라면 참 좋아했을 것같은 선생님들^-^ 식지 않은 열정으로 끊임없이 도전하시고, 어느 한 부분에서 전문가가 되어 가시고 일가를 이루어가시는 분들이 존경스럽다. 아직 헤매고 있는 나 자신을 되돌아 보면 부끄럽기도 하고 무언가 이대로 있어서는 안된다는 조급함이 인다. 너무 서두르는 것이겠지? 그 분들도 몇십년의 경력이 쌓여 저리 되신 것일텐데.. 느긋하면서도 꾸준히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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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청소를 하다가 옛날에 쓴 카드를 발견했다. 

나에게 항상 힘이 되어주셨던 분께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어 조그마한 선물과 함께 전해 주려고 했었는데.

왠지 쑥스러워 다음에, 다음에 하다가 결국 전해주지 못했다.

아직 그 선물과 함께 나에게 있지만 지금 전해주진 못하겠지?

모든 것은 때가 있는 것같다.

고마움을 받았을 때, 고마움을 느꼈을 때 그때, 그 고마움을 표시하고 다시 되돌려 줄 수 있었어야했다.

아쉬워하며 그 카드를 다시 접어 나의 앨범 속에 넣었다.

이젠 그러지 말자고 다짐하면서.

다음엔 받은 만큼 되돌려줄 줄 아는 ,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이 되자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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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빛 초승달 조각... 방 벽면에 장식용으로 걸어두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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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에 없이 우연히 들은 절이었다. 화엄사에서 하동으로 나오다가 그 사이 표지판을 보고 잠깐 들러가자고 찾아간 곳이었으나 생각보다는 차를 타고 꼬불꼬불한 길을 꽤 올라가서야 만날 수 있었다. 거기가 '피아골'이라는데  '피아골'... 많이 들어본 지명이기도 하고...

그 절은 생각했던 것보다 작았다. 건물이 세 채인가가 다이며 탑과 부도 몇 개, 답비가 둘이 다였다. 이 절은 임진왜란 때 소실되었다가(우리나라 대부분의 절이 임진왜란 때 한번은 다 타버렸던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  다시 복원한 것을 구한말에 일본에 의해 의병들의 근거지라하여 다시 한번 태워졌고 그래, 지금 세 채 정도만 다시 지어놓은 것이라 한다. 아마도 산 깊숙이 자리잡은 이 절에서 의병들이 거사를 도모했음도 하다는 생각도 들었고 우리나라의 구국정신과 관련있다하니 왠지 마음이 아렸다. 더우기 지금은 사람도 거의 찾지 않는 것같이 쓸쓸히 서 있고 거의 사람 손길도 잘 닿지 않고 방치된 듯 싶었다. 들어가는 입구 부근에 거미줄 잔뜩 쳐진 곳에 시주함(이름이 맞나?  절마다 있는 돈을 넣도록 되어있는 네모난 함.)이 먼지가 뽀얗게 씌어진 채 놓여있었는데 왠지 나라도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부도... 내가 많은 절들을 돌아보지는 못했지만 부도를 보고 그리 예쁘다고 느껴 본 적은 없는 것같다. 그런데 여기 부도는 그 하나만으로도 사람의 눈을 끌 만큼 예뻤다. 크기도 다른 절에 있는 것보다 조금 큰 편이며 문양이 왠지 예사롭지 않았다. 하나 하나 정성이 들여진 듯, 정교하고 예쁘게 조각되어 있었다.

그리고 예전에는 비를 짊어지고 있었을 거북... 탑비의 아랫부분도 다른 어느 절보다도 크고 정교했다. 왠지 지금은 조금 초라해지고 쓸쓸한 절이 되어 있지만 탑비나 부도의 크기와 정교함을 보면 왠지 예전에는 꽤 큰 절이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신기하게도 절의 이런 분위기에 맞추기라도 한 듯 절 입구 왼편으로 숨막힐 듯한 보라빛 도라지꽃이 한창이었다. 처음 보는 순간은 너무 신비롭고 아름다웠는데, 그 보라빛 속에 계속 서 있으니 왠지 몽환적인 느낌이 으스스하기까지 했다. '누가 부러 심은 것일까?, 아님 자연히 이 많은 도라지꽃들이 피어난 것일까?' 문득 궁금했다. '부러 심었다면 왜 하필 도라지꽃일까?'

연곡사, 우연히 알게 된 절이지만 내 마음을 짠 하게하는 구석이 있었다. 그래 마음에 담아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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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 2004-07-20 0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도 이걸 보신 것이죠? 지리산 피아골, 연곡사의 동부도입니다. 우리 나라 부도 중에서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아름다운 부도입니다. 이번 여행은 지리산의 절집들을 둘러보신 거군요. 그럼, 지리산의 천은사와 실상사도 꼭 보셨으면 더 좋았을텐데...

 


연곡사 동부도


병아리교사 2004-07-20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으로 찍어두셨네요. 전 카메라가 고장이 나서 이번에 아무것도 찍지 못하고 눈도장만 찍고 왔답니다. 조금 아쉽게도^_^ 실상사, 천은사... 기억해 둘게요~
 

화엄사... 화엄사는 찾아가기 전에 책에서도, 주위 분들로부터 말씀을 많이 들은 절이다. 책에서는 산세가 아름답고 봄에 꽃이 장엄하다고 했었던 것같고 , 주위 한 분은 그곳이 하루 중 시간에 따라 분위기나 정취가 달리 느껴진다고 , 해뜨는 새벽녘에 분위기가 참 좋았다고 말씀하셨었다.

하지만 나는?... 그 곳에 가서 그 절이 왜 유명하고 어디가 좋다는 걸까를 한참 생각하다 돌아왔다. ^^

이상하게 나에게 도통 와 닿지 않아 앉아서도 보아 봤는데...  글쎄^^

입구 왼편에 자리잡은 대웅전, 대부분의 절이 대웅전이 가장 큰 규모인데  반해 대웅전만큼  큰 이층으로 된 '각황전', 유달리 다른 절들보다 큰 불상, 부도......구층암, 지장암, 봉천암 등의 여러 암자들. 확실히 다른 절보다 큰 규모의 절이었긴 했다.

하지만 무언가 마음을 끄는 것이 느껴지지 않았다. 내가 갔을 때는 한참 손님들이 많은 시간이었는데 그래서 그렇게 분위기 없게 봐졌을까? (실제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서 여기저기 사진찍느라 정신이 없었다. )

다음에 이 절의 매력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 다시 한번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꽃 만발한 봄이 좋을 것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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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 2004-07-20 0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사사자 삼층석탑에서 지리산 쪽으로 보셨나요?


화엄사 사사자 삼층석탑


병아리교사 2004-07-20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사자 삼층석탑을 보긴 했는데 글쎄요...^^ 지리산쪽으로 눈여겨보진 않은 것같네요.. 그게 많이 멋있나보네요. 다음에 함 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