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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방범 3 ㅣ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30
미야베 미유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문학동네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미야베 미유키는 무서운 사람입니다.
아니, 이렇게 시작합시다. 미야베 미유키는 정말로 무서운 사람입니다.
그래서 이런 무서운 사람을 소개받은 걸 정말로 기쁘게 생각합니다. 한꺼번에 미야베 미유키의 최근 출판작을 산 것도 잘한 일입니다.
"용은 잠들다"는 확실히 "이유"의 미야베 미유키에 비하면 미숙합니다. 그렇지만 묘한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어서 읽고 있자면 "이런 소설도 일반 평단에서 먹히나? 재미있구나."하고 생각할 정도죠. 물론 남의 눈을 걱정해가며 책을 읽을 필요는 없음에도 불구하고, 소재나 소재를 풀어가는 방법이 눈에 띄니까요.
"이유"의 미야베 미유키는 확실히 일취월장 하였습니다. 어째서인지 저는 꽤 담담하게 읽었습니다만, "논픽션이면서 작가가 범인에게 너무 이입하여 소설이 된 이야기와 픽션이면서도 작가가 너무나 담담해서 논픽션으로 느껴지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대척점에 있고, 그게 인 콜드 블러드와 이유의 공통점이자 차이"라는 친구의 지적에는 그렇구나 생각하지만 약간 취향 밖이었던 걸까요? 하나하나 따로따로 있었던 삶을 조합하여 하나로 묶어내는 솜씨에는 정말로 감탄했습니다만, 결국 추천하기는 조금 애매하다라고 썼었으니까요.
그리고 모방범까지 오면 미야베 미유키는 정말로 무섭습니다. 이걸 써내는 작가라니 정말로 무섭습니다.
이유냐 모방범이냐 하면 제 경우는 모방범 쪽이었습니다. 이유에서와 마찬가지로 모방범에서도 하나하나 연결점이 없을 것 같은 삶들이 한 점으로 모입니다. "원래 다 '이유'가 있는 법"이라고 생각하니까 이런 방식으로 풀어나가면 결국 살인자도 피해자가 됩니다. 살인자도 피해자일까요? 물론 피해자이겠지요. 자기 자신에 의한 피해자이든, 사회 시스템에 의한 피해자이든. 그렇다고 해서 살인자가 했던 살인이 만들어 낸 '죄'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살인자와 피해자, 유족이 모두 불쌍하다고 해서 각각 상쇄해서 없어지는 건 아니니까요. 인간 개개인의 감정은 각가의 감정으로 남아서 그걸 해소하든 인정하고 죽을 때까지 가지고 가든 그건 사람따라 다르다고 해도 그 사건이 있었던 일만큼은 아무리 해도 없앨 수 없으니까요. 리셋이 있는 게임이 아니거든요.
그걸 이야기 합니다.
왜 그랬는지 알아야 해요. 누가 그랬는지 알아야 해요. 그러나 중요한 건 그게 아니라 그건 돌이킬 수 없는 죄였다는 것. 그 결과는 반드시 누군가 안고 가게 된다는 것. 그런 내용을 담은 건 "이유"와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그렇지만 "모방범"은 "이유"보다 몇 걸음이나 더 나아갔고, 그것마저도 이 책을 읽는 독자인 우리에게는 과거의 이야기라는 거죠. 2006년의 미야베 미유키는 어디까지 가 있을까요?
아무래도 무섭습니다.
ps. 또 다른 친구와 나는 이걸 읽고 이런 이야기를 했네요.
(오후 3:42) [까까] answer to: 5년동안
(오후 3:43) [까까] answer to: 그걸 기다리면서
(오후 3:43) [까까] answer to: 봤을 사람들을 생각해봐
(오후 3:43) [까까] answer to: ...
(오후 3:43) 크리스: ...
(오후 3:43) [까까] answer to: 난 그사람들이 더 걱정스럽던데
(오후 3:43) [까까] answer to: ..
(오후 3:43) 크리스: ...
"한국 독자라서 정말 다행이야." 하고 생각했습니다. 5년동안 피가 말랐을 그분들에게 애도를 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