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의 추억 - 가슴 뛰는 그라운드의 영웅들
김은식 지음 / 이상미디어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내가 신청한 것도 아닌데 2권에 해당하는 《돌아오지 않는 2루 주자》와 함께 이게 딱 학교 도서관에 들어와 있었다. 사실 빌린지는 좀 됐다. 지난 주, 지지난 주 열심히 읽지 못해서 책이 좀 쌓여 있다. 이 책이야 너무 유명하니 따로 소개할 필요가 없을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그래도 몇 마디쯤 적어줘야 할 것 같다.

야구가 인생이요, 드라마라고 하지만 아무도 기록하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잊혀진 드라마는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야구는 선수가 하지만 기억은 팬이 한다. 야구와 관련된 책이 없진 않지만 이렇게 감상적인 책은 처음이었지 싶다.

오마이 뉴스에 연재되어, 작년에 출간되었지만 이 책에 실린 이야기들을 훨씬 이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이 책의 내용이 너무나 널리 인용되고 회사되기 때문일 것이다.

나 는 야구와 함께 태어났다. 프로야구의 탄생이 발표될 날 새벽, 나는 태어났고 매년 내 생일엔 골든 글로브 시상식이 열린다. 경상도 사나이답게 우리 아버지도 열렬한 자이언츠의 팬이다. 그러므로 나 역시 기억하지도 못할 만큼 어렸을 적부터 야구를 접해 왔다. 그러나 내가 이름을 기억하는 선수는 많지 않다. 어렸을 때 나는 야구를 보았지만 이해하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당시의 내게 야구는 그저 아저씨들이 쫄바지 입고 나와서 공을 치는 그저그런 스포츠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 나에게 이 책에 나오는 이름의 반 수 이상은 나이들고 나서야 회자되는 것을 주워들은 것에 불과하고, 남은 반은 들어본 적도 없는 이름이다. 그 이름들을 보고 있자면 《스포츠 2.0》에서 프로야구 원년 선수들을 추적한 기사를 보고 있을 때 느낀 당혹감과 비슷한 느낌을 받게 된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젊은 그들도 기어이 나이 먹고, 잊혀지게 된다는 신비로울 것 없는 사실이 주는 씁슬함 말이다.

그리하여 다시 기록이 주는 강력한 마력을 깨닫는다. 잊혀진 기억에 대한 미안함. 슬픔. 비장함.

80년대의 야구를 김은식이 기록했다. 90년대의 야구를, 00년대의 야구를 즐기는 우리 세대도 숫자로 말할 수 없는 대답을 준비 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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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2-19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프로야구 개막 카운트다운에 해가 뜨고 지는 2월입니다!
야구 관련 도서를 즐겨 읽으시는 분들을 찾아다니다 들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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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생일에 골든 글러브 시상식이라니. 전 프로야구가 두근거리는 생일을 맞으시네요. 우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