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지 않는 2루 주자 - 야구의 추억, 두 번째 이야기
김은식 지음 / 산책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1권인 《야구의 추억》이 워낙 엑기스를 뽑아 담은 탓에 2권에서는 야구를 모르고서 이름을 알 정도의 선수는 많지 않다. 그런 덕에 2권은 더욱 드라마틱하다. 연습생 신화를 일군 장종훈이 별 거 아닌 것처럼 보일 정도의 악전고투가 2권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야갤에서도 혐짤로 분류되는 골절사고의 주인공 박노준, 선동렬의 그림자에 철저히 묻힌 성준. 여기에 선동렬은 없다. 지나고 나면 잊혀지는 짧은 기억들의 주인.

그리고 90년대 야구의 슬픔으로 남은 쌍방울. 내가 야구에 관심을 가진 건 95년 한국 시리즈 이후였다. 쌍방울은 그때로부터 몇 년을 더 끈질긴 생을 이어왔건만 나는 쌍방울의 선수를 기억하지 못한다. 그럴 것이다. 8년 후 그 누가 반짝 마무리 향운장 최향남을 기억할 것이며, 그를 무어라 설명해 주어야 할 것인가? 서른 넘어 투수로 전형하여 매년 꾸준히 해왔지만 과소평가 되어온 황두성은 과연 기억될 수 있을 것인가?

지금 시점에서 이 책이 더 가슴 아픈 드라마가 되는 것은 우리가 지금 쌍방울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리라.

2005 년, 야구장마다 텅 비고 우리는 야구가 영 우리 곁을 떠날지도 모른다는 공포를 느꼈다. 그런 때에 마산의 관중들만큼은 다 낡은 마산 구장을 가득 채워 80년대 야구의 기억을 일으켰다. 그날, 마산은 야구의 '성지'가 되었다.

500만의 관중이 들었다는 2008년에 이 책이 이토록 비장하게 읽히는 것은 그때의 상처가 잊을 만하면 다시 쑤셔오는 듯 하기 때문이다.


ps. 야갤에서 회자되는 많은 전설들이 김은식이 쓴 글에서 토씨하나 다르지 않더라는 것을 알고 좀 웃었다. 니들도 김은식을 읽었구나. 이게 기록의 힘이구나 싶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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