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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라이트 비판 - 김기협의 역사 에세이
김기협 지음 / 돌베개 / 200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뉴 라이트 역사관을 그동안 여러 층위에서 따져봤는데, 그 문제점의 가장 기본 줄기는 인간을 "이기적 존재"로 규정하는 독단성이다. 이 규정을 틀린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인간에게는 이기적 특성이 있다. 이 규정을 근거로 해서 정치 현상이나 경제 현상을 고찰하면 유용한 해석을 많이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시각 안에 인간 세상의 모든 현상이 들어올 수 없다. 자본주의를 비교적 잘 운용해온 사회들은 다른 시각에서 파악되는 의미들도 함께 감안하여 복합적 정책 구조를 빚어냄으로써 인간성이 최대한 자연스럽게 발현될 수 있도록 노력해 왔다.
신자유주의는 인간을 이기적 존재로만 본다. 이론을 탐구하는 사람들이 이론에 매몰되어 현실 전체를 보지 못하는 수가 있다. 그러나 신자주의는 이런 '순진한' 독단성으로만 보이지도 않는다. 19세기 초반 산업자본주의 시대 초기 자유주의에서 이기심만을 보는 인간관은 순진한 것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10세기 후반 금융자본주의 시대 이래 이 관점은 많은 재검토를 받아왔다. 그로부터 100여 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그동안의 재검토 내용을 하나도 모르는 척, 시치미를 떼고 이기심일원론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 아니다.
오늘날의 신자유주의에는 뭔가 불순한 동기가 있다고 보인다. 이론 자체만으로는 너무나 시대착오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밖에서 본 한국사』맺음말에 이렇게 썼다.
" 자원의 한계를 의식할 수 없던 19세기에 시장 기능을 강조한 자유주의는 하나의 이념이었다. 그러나 자원의 한계가 분명해진 21세기에 시장 만능을 주장하는 신자유주의는 일부 세력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정략일 뿐이다."(329~330쪽)
(하략)
《뉴라이트 비판》215-216쪽
최우측에 있는 사람에게 나머지 사람은 모두 왼쪽일 수 밖에 없다는 간명한 사실을 간과하고 있었다는 걸 이 책을 읽고서 알았습니다. 왜 그렇게 좌빨거리나 했는데 당연한 일이었어요. 그 사람들이 가장 오른쪽에 서 있으니까요.
뉴 라이트가 왜 그러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어서 그들을 찬찬히 뜯어보고자 하는 시도는 이미 인터넷 공간에서 여러 차례 이뤄졌기에 이 책을 새롭다고 생각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어요. 책으로서 시의적절한 시점에 나왔기 때문에 읽어볼까 생각할만은 합니다. 문장이 평이하고 분량도 많지 않으므로 쉽게 도전해 볼만 한 책입니다. 어쨋든 종이책을 읽는 것과 인터넷의 글을 읽는 것은 조금 다른 일이니까요.
저는 책을 읽는 폭이 좁아서 김기협이라는 교수님이 어떤 분인지 잘 모릅니다. 정보라고는 책날개에 적힌 약력 정도입니다. 지은이를 평가하거나 책을 평가하기에 저는 지은이를 너무 모르는 것 같아요. 그저 확신없는 의견입니다만, 지은이가 역사학자여서 뉴라이트의 역사관을 비판할 때는 확실히 강점이 있습니다. 경제나 다른 부분에서는 뭉뚱그려지나가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뭐 '김기협의 역사 에세이'라는 부제목 그대로의 책입니다.
1950년에 태어난 노교수님의 우측도 좌측도 아닌 관점을 보는 것은 흥미롭다면 흥미로운 일일 수도 있겠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좌도 우도 아니라고 생각해요.
정 부가 뭐 수틀리기만 하면 틀어주는 공익광고 "세상의 색이 하나가 아닌 것처럼 생각의 색도 하나가 아닙니다. 생각을 섞어보세요. 여러 사람의 생각이 함께 어울릴 때 세상은 더 아름다워집니다."의 컨셉인 무지개를 다양한 색이 '섞인'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무수히 많은 색이 전혀 섞이지 않고 자기 색 그대로 있는 걸 수도 있지요. 보라 안에도 다양한 보라색이 있으며, 빨강 안에도 무수히 많은 빨강이 있지요. 섞는 게 아니라 그들 모두를 인정하는게 무지개가 아닐까, 또 그렇게 볼 수도 있거든요.
너 는 배운 교수(학생)인데 왜 우측(좌측) 방향으로 더 가 있냐? 이게 중요한 일은 아니겠지요. 그게 진정성을 가진 이야기인가 하는게 중요하겠지요. 요즘은 진심을 숨기고 거짓말 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요. 문득 국회의원 전부에게 의견을 물어서 개재해 놓고 나중에 그게 진실이었는지 검증하는 사이트를 만들어도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더랍니다.
별점은 재미가 없거나 흥미롭지 않아서 낮은게 아닌 거 아시죠? 염려스러워서 다시 한 번 말씀드리면 3점부터는 읽은 시간이 아깝지 않은 책이라는 의미입니다. 4점을 넘기지 못하는 책은 그 책이 나빠서가 아니라 그 시간에 다른 책을 읽어도 하등 문제가 없는 비중의 책이라는 의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