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 싶다, 모스크바 - 디테일이 살아 있는 색다른 지식 여행 색다른 지식 여행 시리즈 6
신양란 지음, 오형권 사진 / 지혜정원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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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 싶다, 모스크바




<가고 싶다, 모스크바>는 어떤 종류의 책?

이 책은 여행 에세이 책이 아니다. 여행 가이드도 아니다. "모스크바에 대한 지식서"라고 하는 편이 더 맞겠다.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펼쳤는데 약간은 당황스러웠다. 여행에 필요한 기본적인 정보만을 담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다. 굉장히 세세하고 그 깊이가 꽤 깊은 지식을 전달하고 있다. 이 정도 지식이라면 모스크바의 문화와 역사에 대해 모두 안다고 자부할 수 있을만큼의 지식 융합서다. 

덧붙여 책의 무게가 다른 책에 비해 다소 무겁다. 올 컬러이며 크기도 크고 무엇보다 무겁기 때문에 여행하면서 들고 다니기에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모스크바로 가고 싶다.



내가 마치 모스크바에 있는 듯, 자세한 정보들

기본적으로 여행을 염두해 둔 책이기 때문에 모스크바의 명소들를 기준으로 소개하고 있다. 크렘린의 성모 승천 성당부터 수태고지 성당, 대천사 성당 등 건축물들 하나하나 전체 구조부터 내부까지 속속들이 책을 통해 만날 수 있다. (이 곳에서 사용된 성당 이름을 구글 지도를 통해 검색해봤는데 이름 표기가 다르니 조금 더 확인이 필요하다) 구세주 그리스도 성당, 성 바실리 성당, 카잔 대성당까지 그 나라의 역사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접근해야 하는 이유는 아는만큼 조금 더 보인다는 점 때문이다.

무엇보다 모스크바의 미술관 챕터는 당장 미술관으로 달려 가고 싶게 했다. 하나의 그림 작품을 보기 위해서는 그 역사와 의미를 알고 있어야 한다고 한다. 하루 종일 명화 하나만을 보고 있어도 지루함이 없다른 사람도 있다. 트레티야코드 미술관, 푸시킨 미술관의 각 방의 작품들에 대해 자세하게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정말 내가 그 미술관에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미술관의 개인 큐레이터를 고용한 느낌이랄까?




뜻 깊은 모스크바 여행을 준비하는 당신에게

크렘린 지역, 그리고 성 바실리 성당, 미술관은 나중에 모스크바로 여행을 떠났을 때 꼭 방문할 예정이다. 이 책을 읽은 것만으로도 모스크바에 대해 많이 알았다는 느낌이 든다. 책을 통한 정보들을 바탕으로 모스크바로 여행을 떠나는 바로 그 때 비로소 이 책의 진가가 발휘될테다. 

여행을 준비하는 방식 및 여행을 즐기는 방식은 매우 다양하다. 맛집 투어, 쇼핑 투어, 시장 투어 등의 방법도 있지만 지식 여행, 역사 여행의 방법도 있다.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른 업그레이드된 뜻 깊은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상상 이상의 많은 것들을 선사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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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미안해 - 내 멋대로 살던 나. 엄마를 돌.보.다.
마쓰우라 신야 지음, 이정환 옮김 /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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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미안해


과학 저널리스트 독신남 50대 아들의 치매 간병 에세이 <엄마, 미안해>는 치매 간병의 현실을 고스란히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다. 일본은 치매 환자를 지원하는 정부 지원 시스템이 잘 되어 있는 편이다. 정부 지원 간병 시스템이 잘 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인력난으로 자신의 순번이 올때까지 하염없이 순서를 기다려야 하는 고질적 문제가 있으며, 이 또한 정보가 없으면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문제도 있다. 정보를 잘 알지 못해 적절한 시기에 대처를 하지 못하여 치매가 급속도로 나빠지기도 하며 의사마다 환자에 대한 대처가 달라지는 문제 또한 보인다.

치매 간병에 대해 막연하게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 뿐이었다. 하지만 그 어려움은 우리의 생각 이상으로 어려운 일이었다. 저자 마쓰우라 신야는 출퇴근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기에 그나마 엄마 간병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간병만 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간병에 돈을 절대적이며 필수적이다.

돈은 여러 문제 중의 하나일 뿐이다. 실금으로 인해 속옷이며 침대시트까지 하루에도 몇 차례 소독하고 빨래를 해야 하며, 냉동 만두를 꺼내 주방을 난장판으로 만들기도 하고, 음식이 맛 없다는 투정은 일상이고, 환자와 간병인 모두 정상적인 생활 자체가 불가능하다. 병원에 가는 것도 산책을 하는 것도 엄마를 설득하느라 진땀을 빼야 하고 간병인의 감정은 지칠대로 지쳐간다. 실제로 저자는 간병의 생활 중에 스트레스로 인해 정식적 이상 증후도 보였다.

“당신이 쓰러지면 어머니도 불행해지니까 최대한 즐겁게 간병해야 해요. 우리가 도와드릴게요.” 실제로 간병하는 입장에 놓이면 ‘편안한 간병’ 또는 ‘즐거운 간병’이란 있을 수 없다. (p88)

'즐거운 간병'이란 가능할까. 내 앞에 동일한 상황이 벌어진다면 나는 감당해 낼 수 있을까. 현실적으로 내가 같은 상황이라면 회사 생활을 하며 부모를 간병하기란 불가능하다. 육아와 간병은 비슷하면서도 매우 다르다. 육아도 아이를 돌봐야 하기에 스트레스를 받고 힘이 들지만, 아이가 커가면서 점차 대화가 되고 아이의 재롱을 보며 위안을 받고 행복을 느낄 수 있다. 반면에 간병은 시간이 지날 수록 점차 상황이 악화되어가며 보상과 위안은 전무하다.

"어머니가 차라리 돌아가시면 편할 텐데" 
어머니가 돌아가시면 나는 이 중압감에서 해방될 수 있다. (p190)

간병인의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으며 엄마의 상황 또한 최악의 상태에 결국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최악의 상황이다. 있어서 안되는 일이 벌어졌다. 엄마의 뺨을 때린 것이다. 정신을 차린 것은 엄마의 입에서 피가 흘러내렸을 때다. 이 어려운 상황이 이해가 되기에 누구를 나무랄 수도 없다. 이러한 상황을 털어 놓고 상담을 통해 적절하게 대처했다. 엄마는 기관에서 잠시 머무르게 되고 2주 동안 간병인은 스트레스로 부터 보호 받았다.

2년여 간병의 끝은 엄마가 온전히 기관의 보살핌을 받게되는 순간이었다. 엄마의 상황은 가장 안 좋은 상황이 되었으며 기관의 도움없이는 환자와 간병인 모두에게 어려운 상황이었다. 정부의 보조와 더불어 매달 추가적인 돈을 지불해야만 한다. 그나마 다행인 셈이다. 간병의 처음부터 끝까지 즐거움이나 행복은 찾아볼 수 없다. 힘들고 어렵고 안타까움의 연속이다. 그렇기에 더욱 가슴이 아프다.

치매에 대처하는 한국이 처한 현실과 내 주위를 돌아본다. 부모님이 아직은 젊다고는 하지만 언젠가 노쇠해지고 병이 들 수도 있다. 치매가 올지 또한 아무도 모른다. 정부에서는 치매 국가 책임제라는 슬로건으로 치매 간병에 대해 위기를 느꼈고 이에 대응하려 하고 있지만 사실상 우리에게 그 정보는 전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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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과학자 아빠의 기막힌 넛지 육아 - 어린 뇌를 열어주는 부드러운 개입
다키 야스유키 지음, 박선영 옮김 / 레드스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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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과학자 아빠의 기막힌 넛지육아


'넛지'라는 단어는 "강압하지 않고 부드러운 개입으로 사람들이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법을 뜻한다. 아이에게 강압은 반항과 거부를 불러오고 결국 잘못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강압은 절대 부모가 해서는 안되는 행동이다. 그렇기에 현명한 넛지육아는 어린 뇌를 열어주고 싶은 부모의 부드러운 개입에 대해서 알려주고 있다. 일본에서 육아분야 1위의 책이라고 하니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가져왔으리라 믿는다. 

어린 시절의 호기심이 평생의 '뇌 건강'을 지켜준다 (p17)
어린 시절 부모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해서는 아는 부분이 별로 없다. 그런 부모들에게 이 책은 매우 도움이 된다. 사실 그저 대화하고 아이와 함께 동화책 읽는 등 그런 정도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으나 부족했다. 아이의 뇌를 열어주고자 한다면 우리에게는 준비물이 좀 필요하다.


호기심을 계속 키워나가면 언젠가 반드시 성적도 오르게 된다. (p39)

아이가 3살이 될 무렵 즈음해서 나는 서점에 갈 생각이다. 그리고 아이와 함께 "도감"을 구매할 것이다. 저자 다키 야스유키는 도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또 강조하고 있다. 아이의 호기심을 발전시키고 해소하는 가장 큰 도움이 되는 것이 바로 도감이라고 말한다. 도감은 대부분 그림으로 이루어져 있어 접근이 쉽고 글자에 호기심을 자연스럽게 갖게 한다. 호기심은 도감에서 그치지 않고 일상 생활과 연관시켜야 한다. 예를 들어 동물 도감에서 호랑이, 코끼리를 보고 동물원에 가서 직접 동물들을 본다면 아이는 즐거워하고 좋아한다. 도감을 통해 호기심의 영역을 확장시켜 나간다는 저자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다.

도감 다음으로 강조하는 준비물은 잠자리채와 악기다. 잠자리채는 곤충도감에서 본 곤충들을 직접 잡아볼 수 있는 생생한 현장체험 도구라 할 수 있다. 도감과 현실 세계를 연결시켜주는 연결 장비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또한 악기는 아이가 악기 연주를 위해 손을 사용하고 음악과 친해지며 음감을 익히는 등 두뇌 발달을 돕는 매우 훌륭한 도구다. 아이에게 피아노를 배우게 하는 부모가 많은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아이의 능력이 자라는 것도, 자라지 못하는 것도 부모 하기 나름이다. (p136)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호기심이다. 아이가 새로운 분야에 관심을 갖고 호기심이 발동되도록 하는 것. 그 호기심은 공부, 탐구로 이어지고 지식을 쌓는 발판이다. 호기심이 지식으로 연결되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이루어 지도록 부모가 도와주자. 도감, 음악, 잠자리채 등을 활용한다.

아이의 아빠로 육아 자체는 사실 쉽지 않다. 하루 종일 아이와 함께 있노라면 진이 빠지고 놀아주기 힘들다. 하루 종일 일하고 퇴근해서 아이와 한두시간 놀아주기도 벅찬 현실이다. 그렇다고 아이의 능력을 키워줄 수 있는 기회를 날려선 안 된다. 아이에게 좋은 환경을 제공해 주는 것은 부모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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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 로맨스 극장에서
우야마 게이스케 지음, 김수지 옮김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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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오늘 밤, 로맨스 극장에서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만 읽다가 오랜만에 아기자기하고 달콤한 로맨스 소설을 읽고자 선택한 책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에 좋고 동화같은 순수한 이야기에 기분이 좋아지는 소설이다.

영화 소개 프로를 시청하다가 우연히 <오늘 밤, 로맨스 극장에서> 소개 영상을 봤다. 그러다 원작 소설로 이야기를 접하게 되었다. 엉뚱하지만 유쾌하고 입가에 미소가 머금어지는 내용에 좋은 인상을 갖고 있었다. 책을 읽으며 역시나 통통튀는 매력과 동화같은 힘에 이끌려 끝까지 읽었고 아름다운 이야기에 가슴이 뭉클했다.

어디까지나 소설이기에 너무 감정이입하지 않으려 했지만 안타까우면서도 사랑스러운 이야기에 애절한 마음이 들었다. 무엇보다도 두 사람의 첫 만남은 강렬했으며 두 사람의 마지막은 매우 아름다웠다.

지금까지 되는 일이 없었던 나의 일상에 아주 조금은 햇살이 내리쬐는 듯한 기분이들었다. (p135)

영화 감독 지망생 켄지와 흑백 영화 속 미유키 공주와의 첫 만남은 마법과 같다. 천둥이 내리치는 어느 날 두 사람은 만난다. 흑백의 색 그대로의 모습인 미유키 공주는 색을 갖고 싶다. 동경의 대상이었던 미유키 공주를 눈 앞에서 보게된 켄지는 미유키 공주에게 빠져 버린다. 도도하고 새침한 미유키 공주는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의 소유자다. 한 마디로 예쁘다. 실제 과거의 영화 배우였으며 지금은 현실 세계에 없지만 그 미유키가 눈 앞에 나타났고 함께하고 있다. 켄지는 기쁘고 행복하며 미유키와의 사랑을 꿈꾼다.

"아무리 많은 시간이 흘러도 소중한 것들이 사라져 가도, 잊고 싶지 않은 것이 있다. 사라지지 않았으면 하는 추억이 있다. 켄지와 함께 한 시간들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물이었다. (p297)

미유키 공주는 비밀이 있다. 켄지에게 말할 수 없었던 이 비밀은 우리를 참 가슴 아프게 한다. 그리고 우리는 사랑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평생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과연 어떤 것일까. 그저 함께 한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사랑일까. 지금 내 옆에 함께하는 사람과 따뜻한 온기를 나누는 나는 그 누구보다 행복한 사람임을 새삼스레 느끼게 된다.

결말이 참 궁금했다. 이 소설이 어떻게 끝맺을지. 영화 각본을 집필하는 켄지도 같은 고민이었다. 아름다운 해피 앤딩이었으면 하고 모든 독자가 바라는데 과연 어떻게 해피 앤딩으로 이끌어 갈지 갈피가 잡히지 않았다. 그리고 그 결말을 만났을 때 생각치 못한 약간의 반전과 아름다운 이별은 여운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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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의 비밀
신혜선 지음 / artenoir(아르테누아르)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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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의 비밀

재미있다. 강력 추천 미스터리 소설!


소설을 읽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스토리, 반전, 흥미, 가독성... 많은 요인들이 있겠지만 그 중 가장 중요한 한 가지는 바로 '재미'다! 다른 이런 저런 수식여구를 붙일 수도 있겠지만 이 책은 그냥 재미있다. 미스터리 소설로 정말 재미있는 소설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지원해 신인 작가 데뷔를 돕는 국가 프로젝트를 통해 출간한 책이라 한다. 많은 경쟁 상대들 중에서 살아 남은 작품으로 많은 이들의 지지를 얻었고 책으로 나왔다.

4개의 챕터로 구분되는 이야기는 3명의 인물의 시선에서 다뤄진다. 1,2 챕터는 형 병학의 시선, 3챕터는 형사의 시선, 4챕터는 동생 병윤의 시선이다. 책을 중간 정도 읽었을 즈음 어느 정도 윤곽이 보이기 시작했다. 동생의 미스터리한 행동들의 이유와 형의 시선에서 이해할 수 없는 미묘한 것들의 윤곽이다. 하지만 끝까지 읽지 않으면 결코 알 수 없고, 끝에서만이 결론에 도달할 수 밖에 없는 궁금증을 지속적으로 유발한다.

동생 병윤의 시선에서 비로소 이해가 되고 퍼즐이 맞춰지기 시작한다. 내가 동생 병윤이었다면 어떠했을까, 내가 형 병학의 입장이었다면 어떠했을까. 누구의 편도 들 수 없는 어머니의 모습은 어쩌면 우리가 처한 상황과 닮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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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병학의 시선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6년 동안 집에 오지 않던 동생이 들어왔다. 동생은 무뚝뚝하고 살갑지 않다. 그런 동생이 자신에게 선물이라며 안동 소주를 한 병 가져왔다. 동생이 가져온 아이스 박스에는 의문의 노란 액체와 주사기들이 있다. 동생이 의심스럽다. 동생의 가방에서 몰래 꺼내 본 편지에서 동생의 비밀을 알게 된다. 동생은 형을 죽이기로 결심했다.

오늘 점심에 아버님한테 주사를 놓는 데 성공했어. 몇 달 동안의 노력이 드디어 결실을 맺었어. 일단 축하한다는 말부터 하고 싶어. 당해왔던 모든 사람에게도 축하를 전하고 싶은 날이야. (p29)

형은 동생 병윤을 뒷조사한다. 편지의 주소지를 찾아가고 동생이 지내는 대학교를 찾아가 비밀을 파헤친다. 자신이 알고 있는 동생의 모습과는 다른 또 다른 동생을 마주한다.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가 매우 좋으며 여자친구와는 동거를 하고 있다. 병학의 여자친구의 아버지에 대한 소식을 들었다. 갑자기 죽었다고 한다. 동생 병윤의 편지 본 내용이 기억난다.

"수의대에서 동물을 살리는 걸 배웠으면, 여기서는 어떻게 하면 맛있게 죽일까를 배워. 최대한 깨끗하게 죽여서 사람들한테 해가 안 가게 하는 거지." (p86)

대사 하나하나가 섬뜩하다. 동생이 가져온 주사기와 노란 액체의 정체는 무엇일까. 동생의 뒤를 쫓는 과정이 흥미롭고 스릴넘친다. 냉혈안 동생의 비밀을 찾아가는 형을 응원하게 된다. 그렇게 우리는 작가의 덫에 빠진다. 책을 읽으며 정신없이 스토리 전개에 빠져들었다. 형의 입장에서 어떻게 해야할지. 어떻게 동생을 막아야 할지. 가족인 동생이 자신을 죽이려 한다면 어떻게 해야할지. 상상만으로도 공포로 다가왔다.


오랜만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읽은 미스터리 소설이다. 글자가 큰 편이며 300페이지 정도로 두껍지 않기에 거의 단숨에 읽었다. 그만큼 몰입도 있게 이야기가 진행되며 뒷 내용이 정말 궁금해 멈출 수 없다. 소설이 짧게 느껴져 아쉬운 느낌이다. 또한 외국 소설을 읽다보면 익숙하지 않는 지명과 이름들로 피로한데 일단 지명 및 이름들이 거부감이 없기에 편안한 느낌마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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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살짝 아쉬운 점 하나를 적어보련다. 미스터리 소설이라면 피해갈 수 없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소설에서 보여지는 동생의 모습은 매우 치밀하다. 그러나 반대로 매우 허술하다. 자신이 행한 일들에 대해 편지를 적는가 하면 중요한 물건들을 집안에 방치하는 등 무언가 허술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내가 미처 알아내지 못한 이유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은 장점에 의해 가려진다. 신혜선 작가의 다음 작품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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