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잉 솔로 싱글턴이 온다 - 1인가구 시대를 읽어라
에릭 클라이넨버그 지음, 안진이 옮김 / 더퀘스트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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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0여 년 전 일본어를 처음 배울 무렵, 일본 신문 기사에서 나온 한 단어를 마땅하게 딱 떨어지는 한국어로 번역하기가 곤란했던 적이 있다. 혼자 생활하는 사람을 의미하는 ‘히토리구라시(一人暮し)’란 단어였다. 학업, 취업 등으로 고향을 떠나 도시에서 생활하거나 미혼, 이혼, 사별 등으로 혼자 생활하는 사람 등이 증가하여 하나의 단어로 이미 정착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최근 신문 등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단어 ‘1인 가구’. 점점 친근한 용어가 되고 있는 이 단어의 의미를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제는 하나의 단어로 번역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처럼 비슷한 의미에 해당하는 단어가 존재할 정도로 한국 사회에서 1인가구의 비율은 급증하였다. 통계청 조사 결과에서는 1인 가구수가 2000년 222만 가구에서 2010년 414만 가구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한다(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

 

초혼 연령이 늦어지는 것도 있겠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2인 이상 가구에서 1인 가구가 된 경우도 있다. 비단 한국뿐만 아니라 이는 ‘보편적인 현상이며, 공동체의 중요한 화두로 취급받을 자격이 있다’(p20)고 저자는 보았다.

 

추천의 글에서 연세대 염유식교수는 '1인가구, 인류의 새로운 실험’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기고하였다. 1인가구는 고령화와 더불어 현대사회의 현상 중 하나라는 것이다. 흔히 일정한 나이가 지나도 미혼인 사람을 만나면 신체나 성격 등에 결함이 있다거나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경우가 많다. 본인들 역시 선을 보게 될 때 안 그래야지 하면서도 상대방을 그런 굴절된 시각으로 보게 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불완전한 상태로 단정 짓고 기혼자에 비해 사회에 유익을 덜 주는 것으로 생각하기에는 사회가 급변하고 있고 오해하는 부분이 많다. 이러한 부분들을 사회학적인 시각으로 분석하고 정리를 하였다. 약 7년간의 시간과 미국의 여러 도시, 해외를 연구범위로 삼은 점에서 무척 체계적이고 논리적이었다.

 

문제는 우리가 혼자 사느냐 여럿이 사느냐가 아니라 외로움을 느끼느냐 아니냐인 것이다. p37

 

사회를 하나의 거대한 생물로 비유하는 것처럼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1인가구 시대가 왜, 그리고 어떠한 양상인지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어느 누구도 소외됨이 없이 함께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드는 방법을 고민해 볼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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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회계 - 새는 돈 꽉 막아주는
사카구치 다카노리 지음, 박종민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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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든 또 다른 무엇이든 우리의 시선이 참 잘 바뀌는 것이 신기할 때가 있다. 잘 나갈 때는 성공 비결을 찾아 배워야 한다며 띄워주다가 도산을 하거나 부정 행위가 적발되는 등의 사건이 터지면 ‘이럴 줄 알았어’ 라는 식으로 성공 비결로 꼽았던 것이 금세 실패 요인으로 뒤바뀐다. 일본 고도 경제 성장의 비결로 꼽았던 종신고용, 연공서열, 기업 내 노동조합도 하나의 예이다. 기업 경영이 부침이 심하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할지라도 잘 나가는 기업의 회계 구조는 어떠한지 비결이 있다면 무엇인지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면 무척 도움이 될 것이다.

 

 

 

근래 모 백화점 한정판매 행사 때 품절 현상으로 화제가 되었던 유니클로사. 일본 브랜드인지 모르고 있는 사람도 보았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결코 저렴한 브랜드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데, 저렴하면서도 질이 좋은 것으로 알려진 듯 하다. ‘유니클로 성공’이라고도 하는 회사의 배경에는 ‘박리다매의 신화’라고 일컬어지는 회계의 비밀이 있다고 한다. 그것을 구체적으로 이야기 형식을 빌려 풀어나가면서 기업 회계의 개념을 알고 필요한 내용은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것이 이 책의 주된 서술방식이었다.

 

 

저자는 구매 및 물품 조달 전문가로 200곳이 넘는 회사와 거래를 하며 제품 단가와 이익, 공급률, 할인율 등 회계 장부에 숨어 있는 허와 실을 따져 성공적인 구매를 이끈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다고 한다. 저술 뿐 아니라 구매 전문가를 양성하는 교육 프로그램도 실시하고 있다는 프로필 설명이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비유를 들어가며 이해하기 쉽게 서술하는 점을 매력으로 꼽고 싶다.

 

 

선한 의도로 장사, 기업을 시작했다고 할지라도 현실이라는 벽은 일단 적자는 보지 않도록 발버둥치다 보니 그 의도가 굴절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한다는 사실이 안타깝게 느껴졌다. 그래서 회계에 대한 지식을 충분히 숙지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구멍가게라도 자신의 사업을 운영하고 있거나 예정인 사람, 회계 관련 직종에 종사하거나 공부하는 사람 등에게 회계의 힘을 알 수 있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도서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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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보는 나, 착각하는 너 - 나보다 타인이 더 신경 쓰이는 사람들 심리학 3부작
박진영 지음 / 시공사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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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읽은 심리학, 인간관계 관련 도서이다. 어떤 책이든 푹 빠져서 읽다보면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지만 특히 이 책은 지금 나 자신의 생각지도 않은 감정, 인간관계를 더욱 원만하게 하기 위한 방법 등을 생각해보고 깨닫는 기회를 주었다.

 

 

어쩌다 거울을 보다(자주 거울을 보는 편이 아니다보니;;) 전에는 없던 주름이 움푹 깊게 파인 것을 보고 깜짝 놀라는 일이 가끔 있다. 내면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내가 지금 이런 상황에 있구나 하는 것을 책을 읽으며 알게 되자 조금 놀라기도 했다. 어딘가 아파서 치료를 하길 원한다면 지금 상태가 어떤지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듯 (환자는 아니지만, 환자인가?) 우선은 나 자신을 아는 것이 한 발짝 나아가기 위한 출발점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책 표지를 넘기고 바로 적힌 저자 프로필. 사람을 잘 기억 못 하는 것도 있고 독서도 잘 안하는 편이다보니 낯선 이름과 소개였다. 하지만 그 아래 에필로그에서 따온 인용구는 무척 공감이 되었다.

 

 

사회심리학을 공부하면서 얻게 된 가장 큰 지혜가 뭐냐고 묻는다면

사랑하고 사랑받지 않으면 인생을 잘 살기 어려워진다는 사실과

짧은 인생을 그나마 풍성하게 살려면

돈이나 명예보다는 사람에게 가장 많이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대답할 수 있을 것이다.

(에필로그 중에서)

 

 

딱 이런 가치관을 가지고 삶에서 이런 태도가 스며있었던 친구가 생각이 났다. 그 때는 의아하기도 했고 이해하기가 힘들었는데, 사실은 무척 지혜로운 생각이었다는 것을 이제야 느낀다.

 

 

‘심리학’ 하면 사람마다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지 모르지만, 개론서 같은 딱딱한 이야기, 번역한 듯한 문장이 좀 어색한 그런 서술이 아니라 다행이다. 옆에서 다정하게 알려주는 듯하기도 하고 읽는 이의 속도에 맞추어 이해는 잘 되는지 반응을 확인해가며 쉽게 이야기해주는 듯한 서술이라 읽기 수월했다. 10분만 책 본다고 앉아있어도 사지가 뒤틀리는 내가 한 자리에서 다 읽었으니…….

 

그렇다고 가벼운 내용도 아니다. 권말에 있는 그림, 그래프, 사진출처에 빽빽한 문헌 목록이 그것을 증명해준다. 문헌 제목은 모두 영문이다. 심리학은 영어로 된 자료를 읽는 게 일이라는 말을 일본인 심리학과 교수에게서 들은 적이 있는데, 딱 그대로였다. 철저한 통계와 연구자료를 바탕으로 하여 친구관계든, 이성관계든, 회사 속 조직관계든 바로 당장 내 삶에 적용할 수 있는 이야기. 그런 점에서 저자가 무척 존경스럽다.

 

 

힐링 도서, 자기계발서도 많지만 자신을 잘 이해하고 타인(이성을 포함한)과의 원만한 관계를 이어나가는데 도움이 되는 이 책을 가족, 후배, 소중한 이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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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코틀러의 굿워크 전략 - 세상과 소비자의 마음을 얻고, 함께 성장하라!
필립 코틀러 외 지음, 김정혜 옮김 / 와이즈베리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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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사전에는 ‘영리(營利)를 얻기 위하여 재화나 용역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조직체’(네이버 사전)라고 나와 있다. ‘영리’라는 말이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적어도 나한테는;;) 이것 역시 확인해보니 ‘재산상의 이익을 꾀하거나 그 이익’을 말한다고 한다.

 

 

기업을 떠올릴 때 영리를 추구한다는 것은 누구나 자연스럽게 연상될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에 대해서는 시대에 따라 변화된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성장만을 바라볼 때는 환경이나 지구, 공동체, 후손들까지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삶의 질이 점차 향상되고 성장일변도의 정책이 가져오는 부작용이 직접적으로 다가오자 이제는 주위를 둘러보게 되었고 시야를 넓혀 생각할 수 있었다.

 

 

급변하는 이 시대에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면서도 고객의 마음까지 사로잡고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 유익을 줄 수 있는 비결, 아주 이상적이면서도 과연 그런 비결이 존재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마저 든다. 놀랍게도 이런 사례들은 곳곳에 많이 있었고 그것을 정리하여 모은 것이 바로 이 책이었다.

 

 

저자는 3명인데 대표 저자는 ‘마케팅의 아버지’로 불리는 세계적 마케팅 대가이자 경영사상가 필립 코틀러이다. 내게는 낯설었지만 2001년 <파이낸셜 타임스>가 선정한 비즈니스 구루에 잭 웰치, 피터 드러커, 빌 게이츠와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고 한다. 두 번째 저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주제로 활발히 기고하는 데이비드 헤스키엘이다. 세 번째는 여성으로 소셜마케팅서비스의 사장이자 대학 부교수이며, 필립 코틀러와 9권의 도서를 저술한 바 있다고 한다.

 

 

목차만 읽어도 책의 의도와 목적을 충분히 알 수 있다. 1장의 제목에서는 기업의 ‘착한 일’은 의무를 넘어 전략이라고 명시한다. ‘착한 일’이 먼저인지 그것을 통한 이윤 추구가 먼저인지를 논하는 것은 별도로 두자. 성과를 올리면서도 착한 일을 병행할 수 있고 그것을 실천하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이익이고 바람직한 일이라는 것 그것만으로도 뭔가 유쾌해진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기업들의 사례와 마케팅 방법을 2, 3장에서 제시하고 있다. 4장에서는 모범 경영(베스트 프랙티스) 사례가 있어서 마케팅을 담당하거나 공부, 연구하는 사람들,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상세한 정보를 제공한다. 5장 역시 당장 실천할 수 있는 10가지 제안을 다룬다.

 

 

사회초년생 시절에는 어떤 기업에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과 그렇지 못한 자신이 답답하고 작아 보이는 답답함 속에서만 갇혀 살았다. 오히려 거시적으로 기업들을 파악하고 현 시대에 맞는 바람직한 마케팅은 어떠한지 이런 부분에 관심을 가졌다면 더욱 도전적이고 열정적으로 구직활동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마케팅, 기업 경영, 컨설팅 등의 직종에 있는 사람들이야 말하지 않아도 찾아서 읽겠지만, 사회초년생, 예비 직장인들 역시 숲을 보는 마음으로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이름만 들어도 아는 기업들의 이름이 자주 등장하니 지루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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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릿광대의 나비
엔조 도 지음, 김수현 옮김 / 민음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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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저펜 독자 서평에 이것은 이야기가 아니라, 읽는 그림일 것이라고 말한 것처럼 영상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켰다. 나비가 한 마리 등장하지만 그것은 실제 현존하는 나비가 아니라 상상속의 나비였다. 모자를 뚫고 지나가기도 한다. 무엇이 현존하는 것이고 무엇이 상상 속에 있는 것인지 그 경계가 모호한 데서부터 이야기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재미나게도 저자 프로필에는 물리학과를 졸업하였다는 이력이 보인다. 그 후 문화연구과 박사 과정을 수료하였다고 한다. 중간에 간단한 함수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부분도 한 부분 나왔다.

 

3차원의 시야로 읽어서는 도통 헷갈려서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말 것 같은 이야기이다. 무척 추상적이면서도 공감되는 이야기, 시공간을 초월하는 것을 봐서는 4차원 뿐 아니라 5차원, 6차원까지도 바라볼 줄 아는 안목이 필요할 것 같은 이야기라는 인상이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흔히 스쳐지나갈 수 있는 것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다른 방향에서 생각해보는 것, 그 부분이 무척 신선하면서도 공감이 되었다.

 

 

굳이 말하자면 사는 건 상관없어도 여행은 싫어하는 편이다. 이동하는 게 싫은 것이 아니라 지나쳐 버리는 것이 거북하다. 관광지에는 흥미가 없고 그 주위에 사는 사람들을 보고 있는 건 재미있다. 요일이나 시간대에 따라 사람들의 흐름이 변화해 가는 것을 익혀 가는 게 즐거운데 잠깐 동안에는 그 흐름이 보이지 않는다. p63

 

 

수학여행 때 버스에서는 줄창 자다가 관광지에 내려다주면 사진이나 찍어대며 슬쩍 지나치고 다시 버스타고 자던 기억이 떠오른다. 관광명소라고 하니까 한 번 그곳을 밟아보는 것, 그것도 나름의 의미가 없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나 역시 관광지의 유명한 맛집보다는 발길 닿는 대로 걷다가 낯선 골목 한 켠에 있는 식당을 발견하고 그 지역 구수한 말로 말씀하시는 분의 손길로 만든 음식을 먹는 것이  더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반지는 반지, 보석은 보석이면 족하지 않을까. 인간을 장식한다는 목적에서 벗어나 보면, 보다 아름다운 커팅 방식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지금도 생각하고 한다. p66

 

 

내 몸에 붙이고 달고 있어야만 하는 것. 그 생각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을까. 물론 보석이든 반지가 없어서 이런 부분에 끌렸는지도 모른다.

 

 

소설은 하나의 철학이라는 말이 실감나게 다가왔다. 시공간을 초월하는 경험을 하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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