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이름을 보고 바로 집어 들었다. 다른 책과 강의에서 보고 크게 공감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어떤 이야기일까 하는 부푼 기대감 반 호기심 반으로 책장을 펼쳤다.

 

백수. 저자는 말한다.

백수는 인류의 미래다

이 한 문장이 이 책을 압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백수를 +로 볼 것인가 -로 볼 것인가 하는 부분은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기발하면서도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중심은 연암 박지원에게서 힌트를 얻는다. 고정된 사고방식을 바꾸면 지금 현재의 가 오히려 자랑스럽고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

 

본인은 물론 사회에도 도움이 되는 백수의 삶은 정적인 삶이 아니다. 오히려 백수가 아닌 사람보다 더 바쁠 수도 있다. 저자는 여러 가지 제안을 한다. 우선 집을 나갈 것. 아침에 눈을 뜨고 나가는 의미도 되지만, 한편으로는 부모 품을 벗어나 자립하는 것 또한 의미한다.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경제적인 활동을 하되 화폐에 얽매이지 않는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손에 무언가를 쥐고 있을 때, 다른 것을 쥘 수가 없다. 돈이나 사회적인 명성 등을 좇는다면, 잃는 것 또한 생기기 마련이다. 특히 친구라는 관계의 상실. 가족과 연애만을 최상의 가치인 것처럼 긍정하는 미디어 등에 노출되어 친구의 소중함을 망각하기 쉬운 시대에 살고 있다. 친구, 스승 등 가족과 연인 외에도 우리의 성숙을 돕고 꼭 필요한 관계의 사람들이 많다.

 

누구나 알기 쉬운 언어로,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다. 청년뿐만 아니라 급변하는 우리 사회를 이해하고 싶은 누구에게나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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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노트 Moon Note - 이니굿즈 고급 양장노트
별 편집부 지음 / 별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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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 출범 1년을 기념해 만들어진 헌정 상품이다. 알고 보니 이니 굿즈라고 해서 비슷한 류의 상품이 이미 몇 가지 더 있었다. ‘이니 굿즈의 존재를 안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견고한 커버를 한 노트인 문 노트는 이걸 들고 마치 국무회의에라도 참석하는 기분이 들 정도로 금장 장식과 함께 대통령의 이미지가 표지에 그려져 있다. 내용물은 일반적으로 보는 고급양장 노트이다.

 

속지는 밝은 화이트 톤이다. 직접 만져 보니 얇지 않고 적당히 두께감이 있다. 만년필로 쓰기 좋은 모조지 100g이라고 한다. 180도 확실히 펼쳐져 어느 쪽이든 쉽게 펼쳐 쓰기 편하다.

 

특이한 건 본문 첫 장과 마지막 장에 헌법이 적혀있는 점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와 제17조가 각각 알기 쉽게 나타나 있다. 현 대통령의 정의롭고 친근한 이미지를 널리 알리기 위해 만든 노트라고 하는데, 매일 소지하고 다닌다면 정치에 조금 더 관심을 기울이게 될 거란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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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7.11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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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하기 좋은 가을, 이번 샘터 11월호에는 집 없는 민달팽이들의 집 이야기가 특집으로 실렸다.

 

공용으로 냉장고를 사용하는 고시원에서 한 사람이 반찬을 나누기 시작하자, 너도 나도 반찬을 나누는 분위기가 되었다는 20대 중반 취업준비생의 이야기, 서울 옥탑방에서 신혼생활을 하며 고생한 경험 덕분에 이를 악물고 집 장만을 한 진주가 고향인 건설노동자의 이야기, 외할머니의 선물이었지만 반지하방에 사는 바람에 수해 피해를 입을 뻔 했던 이야기 등 잔잔한 감동을 주는 이야기가 있었다.

 

처분하기는 싫지만 집에 먼지가 쌓여 있는 책을 함께 공유하는 아이디어도 있었다. 경기도 일산 마두연 인근 민립중앙도서관이다. 책꽂이 회원이 되면 도서를 맡기고 내가 맡긴 책을 다른 사람이 빌리면 크레딧이 쌓여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가 있다고 한다. 왕복택배비만 지불하면 누구나 손쉽게 책을 빌릴 수 있는 것도 유익하다. 책이 처치 곤란한 이들에게, 그리고 절판 등으로 구하기 어려운 책을 필요로 하는 이들 양측에 도움 되는 발상이다.

 

찬바람이 부니 더욱 쓸쓸함이 더해지는 것인지, 학창시절 따뜻하게 챙겨주었던 스승, 중국 어학연수에서 만난 인연 등 따뜻한 만남을 소재로 한 이야기도 관심을 끌었다.

이 가을, 주변의 이야기이자, 나의 이야기일 수 있는 샘터 11월호가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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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좋은 날 - 농부라고 소문난 화가의 슬로 퀵퀵 농촌 라이프
강석문 지음 / 샘터사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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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문의 딱 좋은 날/ 흙냄새가 느껴지는 그림, 좋다.

 

경북 영주시 풍기읍 7남매의 막내로 태어나 화가이자 지금은 아버지 농사일도 거들고 계신다는 저자의 프로필을 보니 왠지 모를 친근감이 느껴졌다. 마침 한 달 전인가 어머니께서 풍기에 들러 사과를 몇 박스 사 오셨기 때문일까? 할아버지, 할머니 산소에 가는 길에 지나가는 곳이 영주라서 그런 것이었을까? 아무튼 지금은 사과 농사를 하고 있지 않다지만, 풍기에서 사온 사과는 참 달고 맛있었다.

 

저자 직업이 화가인 큼 표지와 속지 중간중간에서 저자의 그림을 만날 수 있었다. 남자지만 꽃을 좋아하고 자주 그린다는 설명처럼 꽃그림이, 그것도 나무 한가득 꽃송이가 빽빽하게 달린 그림이 눈에 띄었다. 그림을 모르지만, 뭔가 밝고 화사한 느낌이다. 흙냄새가 나는 듯도 하고, 그림마다 따스한 감성이 느껴졌다.

 

아버지와 단둘이 지내는 풍기에서의 생활, 주말부부의 애환, 학창시절 잊지 못할 추억담 등을 읽을 수 있었다. 신기하게도 책을 읽고 있는데 함께 밥상을 마주하고 이야기를 듣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농촌에서의 생활, 만만하지 않겠다는 생각도 들면서 그래도 왠지 부러운 생각도 든다. 사람 사는 이야기,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한 줄로 줄인다면 70대처럼 정정하신 90대 아버지와 고향에서 단 둘이 사는 40대 아빠 화가의 이야기라고 해야 할까? 따뜻한 느낌의 그림이 마음에 들어, 다음에는 저자의 그림을 많이 실은 작품집을 보고 싶은 소망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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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슬픔을 마주할 때 내 슬픔도 끝난다 - 이미령의 위로하는 문학
이미령 지음 / 샘터사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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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추석연휴, 의미 있게 시간을 보내고 싶은데 뭘 하면 좋을지 또는 어떤 책을 읽으면 좋을지 망설여진다면 이 책은 어떨까? 이미령의 타인의 슬픔을 마주할 때 내 슬픔도 끝난다이다.
 
불교를 전공하여 강의를 하는 저자는 이 책에서 책 읽어주는 사람이 되어 다양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마주보고 대화를 하듯 공손한 표현으로 일관되게 말을 건넨다.
 
저자가 생각하는 책읽기는 이런 것이다.
 

책을 읽다 보면 내가 지금 글을 읽는 게 아니라 사람을 만나고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입니다. 그러니 책 한 권을 읽는다는 것은 수많은 사람을 동시에 만나고 있다는 말이 됩니다.

 
 
저자가 책을 통해 마주한 수많은 사람들, 그들과의 만남은 표지에 적혀 있듯이 존재하지 않는 타인에게 위로받는 시간이었다.
 
아는 것본 것이 삶을 크게 뒤바꿀 정도로 큰 위력이 있었던 이언 매큐언의 속죄, 익명성 속에서 홀로 누리던 고요한 자유에 던져진 돌 하나의 파장과 허무한 인생을 그린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비둘기, 부부라는 이름의 낯선 타인을 그린 줌파 라히리의 일시적인 문제, 마누라의 죽음 앞에서도 이해득실만을 계산하였던 구두쇠 이야기를 그린 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의 로실드의 바이올린등 국내외 작품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에게서 나의 모습, 또는 우리 주변 사람들이 오버랩되었다.
 
34작품을 이 책 한권으로 만날 수 있었다. 난해해 보이는 작품도 저자의 설명을 보면 모두 마음에 와닿는 이야기였다. 소개된 작품 중 끌리는 게 있다면 직접 찾아 읽어볼 수 있으니 마치 작품과 우리를 엮어주는 중매쟁이 역할도 하는 듯하다내가 껴안고 있는 슬픔이 생각보다 그리 크지 않다는 걸 발견하는 시간이 될런지도 모른다.
 
사색하기 좋은 가을, 여유 있게 좋은 작품들과 마주하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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