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 쉽게 읽기 - 언제나 어디서나 써먹는 생활 속의 물리학
제프 스튜어트 지음, 권루시안(권국성)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13년 1월
평점 :
품절


‘물리학’ 하면 사람들은 무엇이 떠오를까? 난 딱 두 가지이다.

 

 

하나는 학창시절 물리시간에 선생님이 날 놀렸었다는(?) 기억. 자세하게는 기억이 안 나는데(기억 못하는 게 오히려 나은 건가;;) 딱딱한 수업분위기를 조금 완화시켜보려고 우스갯소리를 하는 데 내가 이용(?)되었다. 크게 상처받거나 하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왠지 마이너스 느낌으로 남아있다.

 

 

나머지 하나는 한 남자이다. 갑자기 남자 이야기가 나와서 로맨틱한 이야기가 펼쳐지는가 하는 기대가 생길지도 모르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천둥 번개가 치는 것을 보고 ‘무서워~’하는 여인에게 남자 왈 ‘천둥을 왜 무서워하느냐 저것은 무서워할 필요가 전혀 없다. 왜냐하면~’ 하면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과학적인 사고를 총동원한다. 천둥이 왜 치는지 천둥 맞을 확률이 얼마나 낮은지 무서워할 필요가 없는 이유를 조목조목 논리적으로 말하는 것이다. 아, 생각만 해도 우울해진다.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 ‘산시로’에서도 그런 장면이 있었다.

 

 

언제나 어디서나 써먹는 생활 속의 물리학. 왠지 물리학은 생활과는 동떨어져 있을 것만 같은데 그렇지 않다는 것을 명쾌하게 밝혀주는 책이 이 책이었다. 그렇다고 아주 쉬울 거란 생각은 금물(?)이다. 나처럼 물리학이 낯선 사람에게는 읽는 데도 시간이 좀 걸린다. 다만 교과서나 개론서를 읽기 위한한 징검다리 역할로는 적절하지 않나 싶다.

 

 

재미있는 것은 저자 프로필에 ‘물리학’ 전공 등의 단어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졸업한 대학만 나와 있다). 저자는 저널리스트이자 웹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영화, 역사, 시사 등 다양한 분야의 이야기를 끌어 와서 쉽게 설명할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화학에 관심은 많지만 물리학은 힘들다고 말한 고등학생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내가 보기에는 물리나 화학이나 다 친하지 않아 잘 모르겠는데. 물리학의 기초 개념을 쉽게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 생활 속 원리들을 물리적으로 해석해보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가 일상에서 부딪히는 철학적 질문들
앤서니 그레일링 지음, 윤길순 옮김 / 블루엘리펀트 / 2013년 2월
평점 :
품절


엉뚱한 생각, 누구나 자주 또는 가끔 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기억에 남는 것으로는 십대 때 화장실에서 볼 일을 보다가 ‘내가 어디에서 왔지?’하는 생각을 문득 한 적이 있다. 물론 볼일을 보는 그 시간 동안 답을 찾을 수는 없었다. 놀랐던 것은 그동안 한 번도 그런 의문을 생각해보지 않은 나 자신을 그 때 발견한 것이었다. 아무튼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볼일이 끝나 그 생각도 그것으로 끝나버렸는데 그래서 변비로 고생하게 된 걸까?

 

 

생각, 상상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공에 비유하기도 한다. 어디로든 튀는 그 작은 시도가 생각의 지평을 넓히는 첫 걸음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운 좋게 그에 대해 함께 생각해주고 한마디라도 거들어주는 상대가 있다면 더 깊고 넓게 확장할 수 있을 텐데, 1인 가구가 급증하고 생활에 치여 생활하는 우리에게 그것은 꿈과 같기도 하다. 움직이는 사람 상대가 없다면 책에서 도움을 얻는 방법도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유쾌하고 신났던 게 바로 그 때문이었나 보다. 읽는 내내 ‘걸어 다니는 사전’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박학다식 그 자체인 저자. 존경스럽기까지 했다. 철학교수라는 프로필의 첫 행과 달리 언론, 방송, 출판 등의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었다. 학문의 경계가 없는 이런 다양한 이야기를 번역한 번역가 역시 무척 존경스럽다.

 

 

목차에는 다양한 주제가 죽 나열되어 있다. 하나의 주제에 대해 2~4쪽 정도로 이야기는 짧게 끝이 난다. 물론 길게 쓰려면 충분히 쓸 수 있는 능력이 있었겠지만 오히려 절제하였다.

 

 

 

나는 처음 잡지와 신문에 실렸던 글을 거의 모두 수정하고 늘렸지만, 그래도 대부분은 짧은 대로 두엇다. 이 책의 목적이 대답에 대한 제안이나 생각을 제공하는 것이지 그 대답이 무엇이라고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서 간결함을 요했기 때문이다. (중략) 이 책은 출발점이다. 나머지 노력은 독자의 몫이다. pp.18-19

 

 

생각의 중요성을 언급하는 사람들과 도서가 많이 있다. 그 말을 참고로 해서 ‘자, 이제부터 생각해볼까?’ 하고 혼자 골방에 들어가더라도 무엇에 대해서 생각하면 좋을지 막연해지기도 한다. 그러다보면 어느새 졸음의 유혹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다든가.(나만 그런가?)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자극이자 촉매가 될 수 있다고 본다.

 

 

혼자 문득 생각한 것들이 실은 ‘철학’이라는 범주에 속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것도 큰 수확이었다. 먼데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생각을 끊지 않고 자유롭게 펼쳐나가는 것, 막연한 이 과정을 이 책이 잘 도와줄 것이라는 확인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라산 빛깔있는책들 - 한국의 자연 143
현길언 지음 / 대원사 / 199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등학교 수학여행으로 한라산에 간 기억이 있다. 벌써 20년이 다 되어가려하니 햇수 계산할 때마다 세월의 무상함이 스쳐지나간다. 버스에서 내려 ‘한라산이다’하고 풀어주면 곳곳에 뛰어다니며 사진을 찍어대고 빠질 수 없는 단체사진을 제주도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찍었다. 머리는 다 날리고 버스에 시달린 피로로 얼굴은 초췌하고 지금 생각해도 웃음이 나온다.

 

그 때도 나름 제주도에 대해 조사하고 간다고 해서 갔겠지만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정도가 나이 들수록 심해지고 있으니 한라산은 그저 유명한 산, 높은 산으로 기억될 뿐이었다.

 

산기슭이 바로 바다에 닿아있는 특이한 산, 죽어있는 화산이면서도 살아 있는 인간들의 숨결과 그 역사를 송두리째 간직하고 있는 특이한 산, 한반도에서 세 번째 높고 남한에서 제일 높은 산.

 

조선 3대 명산의 하나로 꼽혔다는 한라산. 그 이름의 유래는 ‘은하수를 잡아 끌어당길 수 있다’는 듯에서 붙여졌다고 한다. 그만큼 산이 높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저자는 제주도가 고향이자 국문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단어 하나, 글자 하나의 울림이 진중하고 여운이 느껴졌다. 사진 역시 제주가 고향이자 전문 사진사의 손을 거친 것이었다.

 

한라산은 그저 끝이 뾰족하지 않은 형태로 단순한 이미지로 연상할 뿐이었는데 제주 곳곳에서 바라보는 한라산의 모습이 다 다르다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사진이나 글을 통해 직접 눈으로 본 것은 아닐지라도 충분히 짐작이 되었다. 눈길을 끌었던 것은 한라산과 아름다운 명소들과 관련된 설화였다. 곳곳에 예부터 내려오는 이야기가 있었고, 이는 마치 자연이 어머니처럼 친구처럼 아주 가까운 존재로 다가오는 듯한 느낌이었다.

 

책을 읽으며 제주 출신 미술가들의 작품에서 볼 수 있었던 한라산, 말, 해녀 등 독특한 제주만의 소재가 생각이 났다. 몇 번 반복해서 읽고 머릿속에 담아 계절마다 한라산을 등반해보고 싶다는 바람이 나도 모르게 생겼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카메라 상식사전 - 경이롭고 아름다운 도구에 관한 이야기
로저 프링 지음, 최수임 옮김 / 보누스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어릴 때 입학, 졸업, 운동회 등 행사가 있을 때마다 회사에서 짬을 내어 나오셔서 사진을 찍어주셨던 아버지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 시절 필름카메라는 이제 어디에 갔는지 알 수 없게 되었지만 아버지만이 손을 델 수 있는 전유물이자 자주는 아니지만 가족들의 추억을 기록하는 도구였다.

 

이제는 흔한 물건이 된 카메라. 저마다 가진 핸드폰에도 장착되어 있고 파일로 보관할 수도 전송할 수도 있으니 관리도 편해졌다. 이런 카메라를 저자는 ‘경이롭고 아름다운 도구’라고 하였다. 어떤 목적으로 사용하느냐에 따라 아름다울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은 본문 한 켠에 나오기도 한다.

 

사진 전문가이자 그래픽 디자이너로 영국 런던 회화 칼리지에서 교수활동도 하였다고 하는 저자는 카메라의 모든 것을 이 책을 통해 보여준다. 각 주제마다 한 두 쪽 분량의 짧은 이야기를 모았다. 사진의 시작부터 희귀한 카메라, 은밀한 카메라 등 카메라 이야기, 사진가 이야기, 제조회사의 이야기, 카메라 관련 명언 뿐 아니라 카메라 인사이드라는 제목으로 1에서 17까지 붙은 장에서는 화이트 밸런스, VR, UL마크, 셔터 우선 모드 등 알아두면 유용한 용어 설명을 해준다.

 

약혼자의 권유로 독사진을 찍은 한 남자는 현상해보니 다섯 명의 사별한 부인들이 자신을 둘러싸고 있었다는 황당하면서도 약간 소름끼치는 이야기, 니콘의 탄생 이야기, 풍선 기구를 타고 세계 최초로 공중 촬영을 한 사진가의 이야기 등 흥미로운 주제가 많이 있었다.

 

가로 크기가 보통의 책들보다 작아서 한손에 쏙 들어오다보니 버스 안에서나 누군가를 기다릴 때 등 약간의 짬이 생겼을 때 읽기 좋을 것 같다.

 

가끔 일상에서 흔히 보는 항상 가까이 하는 사물들에 대해 궁금해질 때가 있다. 언제 어떤 계기로 만들어졌는지, 에피소드는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등 말이다. 알아두면 상식도 넓히고 사람들과 대화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카메라에 대한 모든 것이 알고 싶다면 이 책이 시원하게 가려움을 해소해 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남자의 공간 - 남자는 가끔 행복한 혼자를 꿈꾼다
이문희.박정민 지음 / 21세기북스 / 2013년 2월
평점 :
품절


남자가 우는 것은 인생에서 단 세 번이라는 말을 흔히 듣는다. 그 세 번이 어떤 경우인지는 별도로 하고 남성이 슬픔 등의 어두운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숨기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사회, 이 속에서 살아가는 남성에게는 눈에 보이지 않는 기대 또는 압박(?)이 있을 것 같다. 생물적으로 남성의 입장을 경험해 보지 않아 장담할 수는 없지만 이러한 압박이 장시간 지속될수록 곤혹스러운 정도를 지나 부작용도 나타날 것 같다.

 

저자는 상담전문가 두 사람이다. 공부도 오래하였지만 여러 기관에서 오랜 기간 동안 상담을 한 바 있다. 그 중 20~40대 남성들의 어려움과 심적 고충을 해결해주는 상담심리를 주로 하고 있다고 한다. 울적한 마음으로 술로 달래거나 해소할 길이 없어 고민하는 남성들을 위해 저자는 ‘골방’으로 들어갈 것을 권한다. 자신만의 공간, 그곳은 나 자신과 마주할 수 있는 곳이다.

 

골방에서 금기사항은 네 가지이다.

1. 무작정 나를 평가하려고만 들면 안 된다.

2. 자신을 남과 비교해서는 안 된다.

3. ‘책임 부정’이다.

4. 자신에게 무리한 요구를 해서는 안 된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알고 수용하는 것. 어디선가 본 적 있고 간단한 것 같으면서도 실천하기는 참 어려운 말이다. 그래서 2장에서는 그런 구체적인 방법들을 제시한다. 골방에서의 우리의 과제이기도 하다.

 

바로 앞에서 상담가가 이야기해주듯 이해하기 쉬운 문장으로 서술되어 있어 술술 읽기 편했다. 아버지든 남편이든 오빠, 동생이든 소중한 이의 얼굴에 어두운 그림자가 느껴진다면 이 책을 선물하면 좋을 듯하다. 여성일지라도 남성을 이해하기 위해 먼저 일독하고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