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내 것으로 만드는 의사결정의 순간 - Harvard Business Review Paperback 시리즈
피터 드러커 외 지음, 심영우 옮김 / 21세기북스 / 2004년 8월
평점 :
절판


의사결정의 순간
(미래를 내 것으로 만드는 의사결정의 순간 : Decision Making)
피터 F. 드러커 외
21세기북스

이 책은 의사결정과 관련한 여러 가지 문제들을 다각적인 방향에서 경영학계의 석학들이 하버드 비지니스 리뷰에 발표한 논문들을 묵어서 내놓은 책입니다. 피터 드러커 교수의 1967년 발표 논문을 비롯하여 2001년 논문까지 망라되어 있어 각 장에서 나오는 주제 및 접근방식이 모두 달라 서로 다른 8편의 논문(실제로는 7개의 논문+1 case study)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저는 이 책의 각 장중에서 1장(성공적인 의사결정은 6단계 과정을 거친다: The Effective Decision), 2장(탁월한 교환에는 올바른 교환이 필요하다 : Even Swap), 5장(보이지 않는 함정을 경계하라: The Hidden Traps in Decision Making), 6장(부분적인 정보만으로도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Humble Decision Making), 7장(인간관계는 의사결정을 방해하기도 한다 : Interpersonal Barriers to Decision Making)이 전달하는 내용들이 우리 개인적 실생활과 직장생활에서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간략히 소개를 드립니다. 자세한 내용은 책을 구하셔서 한 번 읽어 보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우선 1장(성공적인 의사결정은 6단계 과정을 거친다: The Effective Decision)은 피터 드러커 교수의 논문으로 의사결정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프로세스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직장인으로서 늘 겪고 있는 의사 결정의 문제에 대하여 자신의 방식이 과연 이를 따르고 있는 지 한 번 점검해 보실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제 2장(탁월한 교환에는 올바른 교환이 필요하다 : Even Swap)은 비단 직장에서 뿐만 아니고 생활 주변에서 일어 나는 여러 가지 선택의 길목에서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간단한 Tool(Trade-Off표)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잘 익혀서 손해보지 않는 삶이 되었으면 합니다.

3장과 4장에서의 의사결정 문제는 정형화된 회사의 프로세스(생산프로세스)에서 문제(異常)가 발생하였을 때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접근해 가야할 것인가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만 우리가 하는 일들이 이렇게 정형화된 것이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이런 종류의 문제 발견과 해결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실무적 해결 방법이 제시되어 있어 좀 진부한 느낌이 듭니다.

제 5장 (보이지 않는 함정을 경계하라: The Hidden Traps in Decision Making)은 의사결정을 함에 있어 의사결정자가 빠지기 쉬운 심리적 함정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제 6장(부분적인 정보만드로도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Humble Decision Making)은 지극히 비정형적인 상황이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의사결정을 해야 할 경우를 가정하고 이에 대한 합리적인 의사결정 방법으로서 혼합 스캐닝 혹은 적응적 의사결정 모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서울대 송재용 교수가 이야기 하는 불확실한 상황에서의 전략 실행의 방법으로서 "Real Option전략"과 유사한 내용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신규 사업의 추진이나 프로젝트성 영업과 같은 여러 가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적용할 수 있는 개념적인 틀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제 7장(인간관계는 의사결정을 방해하기도 한다 : Interpersonal Barriers to Decision Making)은 제 생각에는 제목이 적절하게 선정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히려 필자(크리스트 아지리스)가 논의하고 있는 주제는 조직내에서 창의적 시도가 필요하거나 혹은 많은 사람들의 몰입과 마음으로 부터의 동의가 필요성에 대하여 조직의 어떤 측면(특히 심리적, 인간적, 문화적 측면)이 문제가 되는가 하는 점에 논의의 초점이 있습니다. 결론이나 대안이 충분히 제시되고 있지는 않습니다만 조직원들의 감정(혹은 애정, 믿음)과 조직에서의 이성적인 판단 사이의 아주 심각한 문제들에 대한 가슴 뜨끔한 지적을 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 빼 놓지 말고 읽어야 할 논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8장은 소위 최고 경영자의 직관, 영감에 관한 논의를 하고 있습니다만 개인적으로 읽은 느낌은 그다지 깊이 있는 내용이 없이 이미 다들 알고 있는 내용을 좀 정리해 놓은 정도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책 분량이 그다지 많지는 않습니다만(220쪽) 그렇다고 아주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논문들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고 앞으로 하버드 비지니스 리뷰를 신청할까 심각히 고려 중입니다.(알아 보니 국내 번역판은 현재 서비스가 중단된 상태이고 HBR미국에 신청을 해야 합니다. 혹 필요하신 분들은 아래 web site참고 하시기 바랍니다

http://harvardbusinessonline.hbsp.harvard.edu/b02/en/hbr/hbr_home.jhtml

상해바람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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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칼럼 - 배우자 증여재산공제를 이용한 절세요령

 재테크의 목적이 수익을 극대화하여 재산을 모으는 데 있다면 세테크의 목적은 재산을 보전하기 위해 들어가는 비용을 최소화하는 데 있다. 요즘처럼 저금리에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상황에서 절세야말로 가장 확실한 재테크 수단이라 할 수 있다.

 

어려서 어려운 환경에서 자란 김태식 씨는 부지런히 일하며 살아온 결과 제법 큰 재산을 모으게 되었다. 김태식 씨가 이렇게 돈을 모으게 된 것은 알뜰살뜰 살림을 꾸려온 부인의 공이 컸다. 김태식 씨는 부인이나 가족이 아파도 웬만큼 아파서는 병원에도 가지 않았다. 그렇게 자식들을 모두 출가시킨 김태식 씨는 이제 더 이상 재산에 대해 욕심내지 않고 벌어 놓은 돈으로 부인과 여행도 하고 취미생활을 즐기며 여유있게 살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그간 모진 고생을 참아 내며 재산을 같이 모아온 부인이 암이라는 판정을 받아 앞으로 살 수 있는 기간이 1년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부인이 그냥 죽어가는 것을 보고 있을 수 없는 김태식 씨는 부인의 병을 고칠 수 있다면 재산을 다 팔아서라도 제일 좋은 병원에서 수술을 시키고, 부인이 하고 싶은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들어주려 하고 있다. 그런데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10년 전에 매입한 시가 4억 원 정도의 토지(공시지가 3억 원, 취득기준시가 5,000만 원)를 팔려고 했더니 오래 전에 사 둔 것이어서 양도소득세가 너무 많이 나와 고민이다. 과연 김태식 씨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김태식 씨는 세무전문가를 찾았고 세무전문가는 이런 방안을 권했다. 우선 병원비용 마련을 위해 팔기로 했던 토지를 부인에게 증여하고, 그 부동산을 담보로 하여 부인 이름으로 대출을 받아 병원비용에 충당하라는 것이다. 그런 후에 다행히 수술이 성공을 거두면 더욱 더 행복한 일이고, 그렇지 못하여 부인이 운명하게 되면 그 증여했던 토지를 김태식 씨 또는 아들이 상속을 받는다. 나중에 김태식 씨의 상속세를 줄이기 위해서는 아들이 상속받는 것이 더 유리하며, 향후 아들이 재산을 취득하게 될 때 자금출처조사를 피해 갈 수도 있다. 이 경우 부인의 총재산이 통상 10억 원 정도까지는 상속세를 내지 않아도 되므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 토지를 상속받은 사람이 그 토지를 팔아도 양도소득세가 없거나 소액일 것이며 그 양도대금으로 은행 대출을 갚는다. 그러면 향후 김태식 씨의 상속세는 상당히 줄 것이고 당장은 양도소득세 약 3,700만 원을 줄일 수 있다.

증여세를 내지 않고 배우자에게 증여할 수 있는 금액은 3억 원이다. 이러한 제도를 ‘배우자증여재산공제’라고 한다. 배우자증여재산공제는 특히 가사노동을 하는 여성이나 세무서에 드러나지 않는 소득만 있던 여성에 대해 세법에서 배려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제도다. 이러한 배우자에 대한 증여재산공제액 3억 원은 10년 동안 한 번만 공제 받을 수 있으므로 아무 때나 사용하지 말고, 꼭 필요한 때에 맞추어 사용하면 더 많은 절세를 할 수 있다. 이 배우자증여재산공제는 위의 사례와 같은 양도소득세 외에도 종합부동산세나 재산세, 부동산임대소득세의 절세에도 충분히 이용할 수 있다.

양도차익이 큰 부동산은 양도소득세를 많이 내야 하므로 남편이 부인에게 부동산을 증여한 후 5년이 경과하여 부인이 팔면 양도소득세가 대폭 줄어든다. 만약 부인이 증여받고 5년이 경과하기 전에 팔게 된다면 부인의 양도소득세 계산시 양도가액에서 뺀 취득가액을 남편의 취득가액에서 빼기 때문에 양도소득세를 다시 많이 내야 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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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사람이 아닌지 반성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으네요....

상해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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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교육, 어릴 때부터 시켜야 된다면서요? 3편

여러분 대부분은 어린 시절 빨간색 돼지저금통에 부모님께서 주신 심부름값이나 용돈을 저축해 보신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동전으로 묵직해진 저금통을 안고 은행에 직접 찾아갔을 때의 그 뿌듯함과 가슴 두근거림을 필자도 아직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돼지저금통을 활용한 이 고전적인 금융교육기법은 ‘아껴쓰고 모으는 재미’를 깨닫게 도와주는 측면에서는 아직까지도 확실한 효과가 있는 반면, 우리가 논의하고 있는 ‘금융의 교육 및 이해’ 차원에서는 아쉽게도 별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의 자녀들이 ‘아껴쓰고 모으면 목돈이 된다’는 진리 이상으로 일생을 통해 값지게 활용할 수 있는 정보는, 은행에 맡긴 돼지저금통이 어떻게 해서 이자를 낳을 수 있는지, 그리고 과연 얼마만큼의 이자를 낳는지를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해 보는 과정에서 거의 다 파악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로 하여금 ‘돈의 흐름’에 대한 호기심과 탐구의욕을 유도해 내는 것이니 만큼, 그러한 정보를 부모가 일방적으로 알려주시면 학습효과를 별로 기대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다시 말해서, 부모가 일방적으로 특정 은행계좌를 만들어서 자녀에게 쥐어주고는 “앞으로 여기다가 용돈을 저축하면 된다”라고 말씀하시는 방법은 자녀로 하여금 학습의욕을 일으킬 하등의 여지를 주지 않는다는 면에서 돼지저금통 기법과 별로 다를 바가 없다는 것입니다. 자, 그러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효과적인 방법: <재테크통장 만들기> 숙제를 내주자

만일 여러분이 50만원이라는 돈을 자녀의 금융교육을 위해서 값지게 투자하고 싶으시다면, 그 돈을 저금통장에 넣어 주시는 대신 이렇게 한 번 말해보십시오:

“오늘부터 한 달 동안 네가 50만원을 가지고 일 년 동안 가장 효율적으로 저축을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조사해서 알려주면, 네 이름으로 그대로 저축을 해 주고 일 년이 지난 뒤에는 원금과 이자를 모두 네가 마음대로 쓸 수 있게끔 용돈으로 주마. 핸드폰을 사든 게임기를 사든 상관하지 않겠다. 단, 조건이 있다. 이자는 적어도 2만원 이상이 나오도록 해야 한다. 만일 세후이자가 2만원이 되지 않으면 용돈 이야기는 없던 것으로 하자”

학습의 동기를 유발하기 위한 목표(2만원의 이자)와 확실한 인센티브(핸드폰)가 함께 제공되었지요? 그런데 왜 하필 2만원이냐 하면, 시중 1년 정기예금 금리인 4%를 50만원에 대해서 계산한 값입니다. 따라서 이 숙제를 받은 자녀가 제대로 조사활동을 했다면, 그냥 정기예금에 돈을 묻어두어서는 도저히 2만원의 이자를 만들 수가 없다는 결론을 얻게 될 것입니다. 이자소득세와 주민세 16.5%를 제하고 2만원을 만들려면 연환산 4.8% 정도의 이자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지요.

대부분의 경우, 처음에는 원천징수세금 등을 전혀 감안하지 않고 신문이나 인터넷에서 찾은 정기예금 이자율을 50만원에 곱해서 얻은 예상이자를 적어서 들고 올 것입니다. 그러나 그 시점에서 바로 “세금을 빼고 계산해야 될 것 아니냐” 고 정답을 알려줘 버리면 교육효과가 반감합니다. “내가 보기에는 그렇게 해서는 2만원을 받을 수 없을 것 같다. 네가 직접 은행에 가서 한 번 알아보고 오도록 해라” 라고 방향만 제시해 주시면 충분합니다.

현장탐방활동을 위한 금융기관들은 부모님이 지정해 주시는 것도 좋습니다. 주거래은행이거나 잘 아는 담당직원이 있는 곳이라면 더욱 좋겠습니다만, 안면 있는 직원이 없는 경우라도 가급적이면 다양한 금융기관을 돌아보는 기회를 만들어 주시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일반 시중은행 외에도 예를 들자면 저축은행(상호신용금고), 투자신탁회사, 증권회사 등이 있겠지요. 특히나 이러한 제2금융권이라면 일반적으로 초/중/고등학생이 직접 찾아와서 상담을 요청하거나 질문을 하는 경우란 좀처럼 없으므로, 아무리 바빠도 귀여운 꼬마고객이 묻는 내용에 친절하게 잘 설명을 해 줄 것입니다.

똑 같은 돈을 같은 기간 동안 저축(혹은 투자)하더라도 큰 결과의 차이가 있을 수 있으며, 그러한 차이는 어떠한 조건을 전제로 하는 것이지, 또 세금이라는 것이 얼마나 되는 것인지 등에 대해 직접 여러 금융기관 담당자들로부터 들을 수 있다면, 그야말로 평생 잊혀지지 않는 금융지식의 기초가 될 것입니다.

만일 탐방을 마치고 결과를 보고하는 자녀가 <비과세>, <세금우대>, <적립식>, <채권형> 중의 한 가지 단어라도 언급을 하는 경우 크게 칭찬해 주도록 하십시오. 만일 세 가지 이상을 설명한다면 그 50만원은 저축자금이 아니라 그냥 용돈으로 쓰라고 상금으로 주셔도 무방합니다. 어차피 목적했던 공부를 스스로 거의 다 한 셈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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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교육, 어릴 때부터 시켜야 된다면서요? 2편

한 중년 여성께서 중학교에 다니는 막내아들 명의로 5백만원의 증권계좌를 만들어주고 싶다면서 찾아오신 일이 있었습니다. 이유를 여쭤본즉, 조기 금융교육 차원에서 소액이나마 직접 주식을 매매하는 과정을 체험해 보면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말씀을 어딘가에서 들으셨다고 하더군요.

“그러시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왜요? 우리 애가 잘못해서 손실이 나도 괜찮아요. 어차피 5백만원 없는 셈 치죠 뭐”

“그게 아닙니다. 아드님이 손실을 낼까 봐 걱정이 되어서가 아니라, 잘못해서 큰 수익을 내게 될까 봐 염려가 되어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뭐라고요...???”

한 동안 필자를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쳐다보시던 그 분께서는 이어지는 필자의 설명을 다 들으시고서야 비로소 고개를 끄덕이시더니 그냥 돌아가셨습니다. 한 시간 여에 걸쳐 필자가 설명 드렸던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은 것이었다고 기억합니다.


 주식투자를 통한 우연한 성공은 큰 재앙의 불씨가 될 수도 있다

주식투자라고 하는 것은 투자대상 기업 및 그 사업내용에 대한 분석과 향후 전망을 다각적으로 검토하는 과정을 통해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만일 그러한 정보를 개인적으로 일일이 수집하는데 무리가 따른다고 한다면 증권회사 전문가의 조력을 받을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기본적으로는 수집된 정보를 스스로 이해하고 선별할 수 있는 판단력이 갖추어진 상태에서 투자에 대한 결정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중학생에게 그러한 판단력을 기대한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무리가 있다고 보아야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식의 매매과정 자체는 무척 간단하기 때문에, 중학생이라고 해도 매매방법을 익히는 데는 그다지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입니다. 컴퓨터게임에 익숙한 요즘 학생들이라면 더더욱 간단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뭐, 주식이라는 게 알고 보니 별 거 아니었구나...” 바로 이 점이 함정이 될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어린 학생이 나름대로 매매를 몇 번 해 보다가 좀처럼 마음먹은 대로 결과가 나오지 않거나 투자한도액을 다 날리는 경우라면, 오히려 필자가 보는 관점에서는 5백만원 이상의 교육효과가 충분히 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적어도 이론적인 예상과 실제 주식시장의 움직임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 정도는 깨닫게 될 것이고, 이것이 기억에 남아 훗날 성인이 되어서도 과거의 실패를 떠올리고 신중한 투자습관을 가지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반면, 별 생각 없이 몇 번 매매를 해 보았다가 예상 밖의 큰 횡재를 하게 되었을 경우, 그것을 ‘단순한 행운’이라고 생각하지 못하고 자신의 ‘실력’ 내지는 ‘타고난 시장감각’으로 착각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심리학에서 Illusion of Control(통제할 수 있다는 착각)이라고 부르는 이와 같은 현상은 연령이 어릴수록 더 강렬하게 사람의 뇌리에 각인되는데, 이것은 나중에 훨씬 더 큰 규모의 무모한 투자에 뛰어드는 강력한 동기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만일 부모님께서 자녀로 하여금 매번 투자하기에 앞서 투자대상 기업을 고른 이유와, 그 기업의 사업내용 및 전망 등을 설명하게끔 하고 자녀의 설명이 나름대로의 공부와 노력 끝에 만들어진 것임을 확인하신 후 매매를 허락하는 식으로 교육이 이루어진다면 이것은 정말 훌륭한 교육이 될 수 있습니다. 자녀의 설명에 논리적인 오류나 모순이 다소 있더라도 관계 없습니다. 설명을 끝까지 들어주고 그 의견을 존중해 주십시오. 이런 경우라면 설령 그 종자돈을 다 날린다고 하더라도 자녀에게 면박을 주거나 야단을 쳐서는 안됩니다. 어떤 경우든 그 돈 이상의 가치가 있는 공부를 한 것이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부모님께서 도저히 그러한 투자과정을 지도하고 감독할 시간적 여유가 없으시거나 혹은 그러한 지도를 할 만큼 주식시장에 대해 잘 알고 있지 못하신 경우라면, 절대로 자녀에게 “이 돈 만큼 네가 한 번 알아서 해봐라”는 식의 위험한 실험을 하시면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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