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마차는 바퀴로 엉겅퀴를 사각사각 깔아뭉개면서 마당 안으로 들어가 현관 계단 앞에 멈춰 섰다.매우 날렵해 보이는 새하얀 머리칼의 노인은 어느새 계단 맨 아래에 두 발을 비스듬히 쩍 벌리고 서서 가죽을 위로 잡아 젖혀 마차의 앞 덮개를 열어놓고는 주인이 땅에 내리는 것을 도와주면서 그의 손에 입을 맞추었다.
그녀는 "좋아." 라고 말하고 나서 두 눈을 흐렸다.
"알아요, 알아, 당신이 무슨 부탁을 하고 싶어 하는지."
아버지는 페테르부르 그 생활이 몸에 밴 아들의 습관, 아들의 연미복, 셔츠 가슴 부분의 주름 장식, 책, 아들의 플루트, 혐오감이 느껴질 정도의 말쑥함이 맘에 들지 않았다.그는 끊임없이 아들에 대해 불평하고 투덜거렸다.
판쉰은 정말로 아버지 못지않게 약삭빨랐다. 그러나 그는 재능도 많았고, 모든 것을 잘했다. 노래를 멋지게 불렀고 그림을 잘 그렸으며 시 쓰는 것도 무대 연기도 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