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정체는 국가 기밀, 모쪼록 비밀 문학동네 청소년 68
문이소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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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이소 작가는 2017년 작품 마지막 히키하이커로 만났었다. 기존의 한낙원 수상작들이 심각하고 난해한 면이 없잖아 있었다면 문이소 작가의 작품은 가독성도 좋고 가벼운 분위기였던 것 같다. 가볍다는 것이 잘못 쓰이면 큰일인데.....글이 가볍다는 것이 아니다. 메시지는 묵직하면서 잘 읽힌다는 것, 그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인데 문이소 작가님의 글이 그렇다. 그 후로 여러 앤솔로지를 통해 만났지만 작품집은 처음이었다. 표지부터 마음에 쏙 들었다. 나는 문이소 작가님의 밝고 통통 튀고 맛집과 단군이라는 이름의 다소 황당한 AI가 나오는 SF가 좋다. 요즘 SF가 워낙 대세라서 작품이 거의 쏟아져 나오는 것 같다. 물론 나도 SF를 좋아하지만 덕후 까지는 아닌 것 같다. 소위 말하는 하드SF는 도저히 읽을 수가 없다. 하지만 문이소 작가님의 이야기는 현재의 삶에 딱 세 스푼 정도 SF를 섞은 것 같다. 일단 재미있다. 피식 웃기기도 하고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다. 단편집임에도 계속 읽고 싶다.

 

이 작품집에는 다섯 개의 단편이 실려있다.

소녀 농부 깡지와 웜홀 라이더와 첫사랑 각성자, 젤리의 경배, 유영의 촉감, 이토록 좋은 날 오늘의 주인공은, 봉지 기사와 대걸레 마녀의 황홀한 우울경. 제목만으로는 도저히 내용을 짐작할 수 없다. 그러나 다 읽고 나면 아! 감탄이 나온다.

 

특히 첫 번째 단편작인 소녀 농부 깡지와 웜홀 라이더와 첫사랑 각성자’. 이 작품은 정말 사랑스럽기 그지없다. 버섯 농사를 짓는 농부라니! 게다가 어릴 때부터 함께 했던 첫사랑 이야기가 섞여 있다. 거기에 기후 위기로 인한 식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웜홀 라이더까지. 종잡을 수 없으면서도 잘 어울린다. 깡지와 그의 첫사랑이 너무 사랑스러웠다.

 

도대체 문이소 작가님은 어떤 분이길래 이런 글을 쓰나 싶었다. 조사를 좀 해 보니 역시 직업이 다양했다. 그림도 그리시고. 역시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직접 경험이 많아야 하나 보다. 오늘도 감탄만 하고 끝나는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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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낭군가 - 제7, 8회 ZA 문학 공모전 수상 작품집 밀리언셀러 클럽 - 한국편 36
태재현 외 지음 / 황금가지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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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8ZA 문학 공모전 수상집에는 태재현, 최영희, 서재이, 정예진, 경민선, 전효원, 장아미 님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최영희?

동화와 청소년 소설을 모두 섭렵하시고 sf도 잘 쓰시는 최영희 작가님?

, 최영희 작가님의 인터뷰를 읽다가 본 내용이 기억났다. 어린이 청소년 대상 글쓰기 말고 다른 것에 도전하고 있다고, 이게 그거구나. 역시 잘 쓰시는 작가님은 뭐든 잘 쓰시는구나. 깜짝 놀랐다.

아무튼 최영희 작가님의 침출수가 수상작이라는 건 그 인터뷰를 본 이후부터 덕질하듯 뒤져서 알고 있었는데 작품을 읽을 수가 없었다. 2024년 이제야 세상에 나오는구나!

 

차분하게 책을 열었다. 하지만 좀비가 주인공인 책은 도무지 차분하게 읽을 수 없었다. 마치 영화를 보는 것처럼 몸-실제로는 마음이 들썩거리면서 마치 영화를 보듯 촤르르 넘기며 읽었다.

좀비 이야기는 절대 물리거나 지루하거나 이제 그만 나올 때가 되지 않았나 하는 소리가 안 나온다. 좀비는 이야기 속에서 계속 진화한다. 마치 사람처럼 말이다.

 

<좀비 낭군가>

과거 배경으로 한 이야기다. 시간을 마구 점프하며 본론으로 들어간다. 한씨가 화살을 쏘며 좀비들을 죽일 때 카타르시스마저 들었다. 한씨가 구박받으며 산 세월을 굳이 구구절하게 나열하지 않고 간단하게 보여줘서 좋았다.

 

<침출수>

최영희 작가님의 글이다. 역시 감탄하며 읽었다. 도아와 양승태 사이에 얽힌 이야기, 스스로 처리해야만 하는 일들이 줄줄이 얽혀 나오는 매듭처럼 잘 짜여 있었다. 우물, 샛강, 마을회관 같은 산골의 모습도 생생하다.

 

<메탈의 시대>

초반에 몰입이 확 됐다. 메탈의 시대라니 뭔가 했는데 밴드 이야기였다. 모두 좀비로 변했고 나도 변했지만 무대를 향한 집념은 그대로다. , 좀비가 되었지만 인디밴드는 영원하구나.

 

<삼시세킬>

보자마자 삼식이라는 요즘 개그가 떠올랐다. 보배의 남편은 좀비 사태가 벌어진 세상과 전혀 다르게 살아가는 사람이다. 굳이 보배의 남편 뿐만이 아니라도 요즘에도 많이 있을 거다. 세상이 돌아가는 것과 별개로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사는 사람. 보배의 활약에 감탄하면서 읽었다. 그러면서 혹시 나도 아집에 갇힌 건 아닌지 흠칫했다.

 

<화촌>

주말에 일 나가는 회사원이라니 너무나 현실적인 시작이었다. 의도치 않게 갇히게 된 휴게소에서 목격한 좀비들. 하지만 더 큰 비밀이 숨어 있다. 주인공이 참으로 막막해보였다.

 

<제발 조금만 천천히>

영화처럼 시작되는 처음. 숙취로 기억을 잃은 주인공. 하지만 세상은 하루만에 바뀌었다.

 

<각시들의 밤>

좀비 이야기를 하기에 섬만큼 근사한 장소가 있을까. 주인공은 섬에서 벗어나기 위해 의식을 치르고자 한다. 하지만 역시 일을 그르치게 하는 사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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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지지 않는 카드 게임 한울림 작은별 그림책
남지민 지음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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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면 유독 승부에 집착하는 아이가 있다. 그들은 과정이 어떻게 되었든 어쨌든 이기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친구들과 잘 이야기하고 놀았지만 마지막에 지면 친구 탓을 하거나 자기 스스로를 비하하며 슬퍼한다. 심해지면 게임 자체를 하지 않게 되거나 컷닝 등 부정행위를 하는 아이도 있다. 이 책의 주인공은 게임의 고수가 되었다. 새로운 게임을 창조했으니 고수가 되었다. 중요한 것은 같이 노는 것인데 주인공은 계속해서 승부에 집착한다. 사실 누구도 승부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 특히 인생을 결정하는 중요한 게임이나 시험에서는 그럴 것이다. 그러나 인생은 게임의 연속이다. 크고 작은 게임에서 모두 이길 수는 없다. 인생이라는 긴 게임을 즐기는 과정이 중요하다.

책은 게임의 규칙을 바꾸는 것으로 새로운 메시지를 전한다. 경쟁에 지친 학생들은 물론 현대인들에게 위로를 준다. 어른이 된 지금도 이기는 것과 지는 것을 생각한다. 이 책은 나에게도 큰 울림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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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1일 북멘토 가치동화 56
강남이 지음, 심윤정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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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1일은 강남이 작가의 첫 책이다. 신인 작가의 첫 책이라니, 기대감을 가지고 읽기 시작했다.

주인공은 3학년 친구이다. 요즘 아이들은 어른들이 생각했을 때 굉장히 당돌하다. 사랑 표현도 서슴지 않고 잘한다. 주인공 동규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건 자신의 감정에 솔직한 것이다. 나는 스스로의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했고 그래서 나중에는 나의 감정인지 남들의 반응을 보고 눈치를 보는 것인지 스스로도 구분하기 어려웠다. 주인공의 솔직한 매력이 좋았다.

동규를 미나를 보자마자 사랑에 빠졌다. 아마도 유치원때는 미나가 동규를 더 좋아했던 것 같다. 하지만 다시 만난 미나는 그렇지 않았다. 어른스럽고 공부를 열심히 하고 씩씩했다. 동규는 그래서 미나가 더 좋았다. 동규는 미나의 마음을 얻기 위한 노력을 한다.

노력하는 와중에 실망하기도 하고 어린아이니까 삐지기도 하지만 미나의 마음을 얻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

나는 이 동화가 요즘에 시사하는 바가 여러 가지라고 생각한다. 먼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해 천천히 노력하는 점이다. 요즘은 뭐든지 속전속결이라 다른 사람을 천천히 깊이 있게 알아가는 것을 쓸데없는 짓이라고 치부한다. 하지만 동규처럼 천천히 노력하는 것은 꼭 필요하다. 또 하나는 미나 캐릭터다. 미나는 단지 아름답고 똑똑하게만 그려진 것이 아니다. 같이 축구도 하고 미나 또한 준서에게 적극적인 마음을 표현한다. 이런 여자아이 캐릭터도 좋다고 생각한다.

초등학교 3학년에게 딱 맞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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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말 청소부 꿈터 어린이 44
신채연 지음, 김이주 그림 / 꿈터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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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현장에 있으면서 아이들의 말투에 문제점을 많이 느끼고 있다. 고학년 정도면 욕을 쓸 수도 있겠다고 많이 마음을 내려놓았지만 현실은 저학년도 욕을 쓴다. 게다가 자연스럽게.

이 책은 짧은 호흡으로 읽기 편하고 아이들에게 교훈까지 준다. 특히 사춘기 이전의 아이들은 욕을 쓰는 것을 소위 멋있어 보이기 위해 쓰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을 통해 아이들의 생각을 바로잡고 바른 말 고운말을 쓸 수 있으면 좋겠다.

하준이는 나쁜 말을 습관적으로 하는 아이다. 그런 하준이가 꿀벌의 마법에 걸렸다. 자신도 모르게 좋은 말을 하게 되는 마법인 것이다. 게다가 다른 아이들의 말을 고쳐주기까지 해서 이 마법이 만만치 않음을 깨닫고 하준이는 저절로 고치게 된다.

좋은 말은 주변에까지 좋은 영향을 준다. 나쁜 말은 반대로 주변에까지 나쁜 영향을 준다. 게다가 힘이 세다. 모든 말은 주변 사람을 같은 기운으로 물들게 한다. 이 글을 통해 모드가 좋은 말 마법에 걸리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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