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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4-01-17 19: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리딩이라 쓰고 이팅이라 읽는다! 😍

수이 2024-01-18 09:34   좋아요 2 | URL
달달이 좋아하시는 분 모시고 한번 와야할 곳!
 

마음에 타격감이 1도 없다는 놀라움_

금지와 위반은 서로 기묘한 공생관계를 형성한다. 위반이 초자아의 망에 잡혀있는 한 위반은 결코 법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위반과 처벌의 악순환은 지속되는 것이다. 위반은 더 이상 반역의 실천이 아니라 죄의식에 이르는 통로이다. 이런 식의 위반은 결국 법의 현상유지나 강화에 기여할 뿐 진정한 의미에서의 위반이라고 볼 수 없다.
반면 라캉의 윤리가 긍정하는 욕망은 법과 위반의 틀에 매어 있는 욕망이 아닌 그 틀을 벗어나는 욕망이다. 그것은 죄의식과 초자아의 논리를 넘어서서 그 악순환을 깨는 보다 근본적인 의미에서의 위반의 욕망이라 하겠다. 다시 말해 초자아의 교묘한 감시의 눈을 벗어날 수 있을 때 비로소 위반의 진정한 가치가 드러나는 것이다.
이러한 위반의 욕망에 바탕을 둔 정신분석의 윤리는 정치적으로 급진적인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다. 윤리적 주체는 자신의 욕망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좋음으로써 초자아의 가학적인 요구를 무력화하고 욕망의 만족을 성취하고자 한다. 성욕의 희생을 강요하는 ‘문명‘이라는 이름의 지배질서는 따라서 근원적으로 부정되고, 만족에 기초한 새로운 질서가 지속적으로 추구된다. 위반은 결국 아버지의 도덕주의 질서에 대한 근본적인 부정으로서 그 의미를 지닌다. - P22

아버지를 살해한 후 형제들의 손에 남는 것은 오직 견딜 수 없는 죄의식뿐이다. 금지의 기제를 통해 탄생한 금지 너머의 희열은 사후에 구성된 환상인 것이다. 그것은 소외 이전에 존재하는 실체가 아니라 소외 이후에 등장한 소외의 부산물이다. 물론 아버지의 법 안으로 편입된 주체는 소외 이전의 상태에 대한 환상을 품기 십상이다. 현실을 구성하는 배제의 논리가 필연적으로 환상을 생산하기 때문이다. 소외되지 않은 원래의 상태라는 관념은 허구이다. 여기서 주체는 대상의 결여 또는 부재를 상실로 착각한다.
‘결여(lack)‘와는 달리 ‘상실(loss)‘은 상실 이전의 완전한 충만의상태를 전제한다. 대상은 이제 처음부터 없던 것이 아니라 주체가 잃어버린 대상, 따라서 다시 되찾아야 할 대상으로 바뀐다. 흔히 과거는 보다 아름답고 보다 완벽한 시간으로 기억된다. 그것이 현재의 시점에서 재구성된 환상임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본질적인 속성으로 오인되고 나아가서 현재의 시간은 과거로부터 소외된, 즉 과거의 ‘영광‘을 잃어버린 불완전한 시간으로 인식된다. 현재는 잃어버린 과거를 욕망하게 된다. 오이디푸스 이전의 어머니의 충만함 같은 관념도 역시 마찬가지다. 주체는 부재하는 대상으로서가 아닌 잃어버린 대상으로서 어머니의 몸을 구성한다. 부재를 상실로 전환함으로써 어머니의 몸에 대한 근원적인 환상을 품게 되는 것이다. -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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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4-01-16 2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타격감을 바탕으로 당신은 곧 홈런타자가 됩니다! 🤣

수이 2024-01-17 08:51   좋아요 1 | URL
주변에 저주 내리는 이들도 있어서 바들바들 떨기도 합니다 ㅋㅋ

단발머리 2024-01-17 09:05   좋아요 0 | URL
푸하하하하!
돌아가리~ 그에게로 돌아가리!!

수이 2024-01-17 09:39   좋아요 0 | URL
일종의 조언과 일종의 불안과 일종의 투사가 아닐까 싶은 마음,

단발머리 2024-01-17 09:42   좋아요 0 | URL
애정 없는 조언(반사!)과 초조한 마음, 일종의 투사(혼잣말)이 혼재된 상태 같기는 해요.
 


조계사 앞에서 울컥 해서 울뻔 하다가 안 울고 눈을 질끈 감았다가 다시 떴다. 

나의 마음은 우주를 만들 수 있을 것도 같아,

시공을 넘어서 닿고 싶은 마음이기에_

그 생각을 하면서 천천히 친구들이 있는 광화문으로 이동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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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ll death 



어제 들은 말 중에 인상적인 거 두 가지만_ 당신은 내 이미지만 쏙 뽑아 먹으려고 하지. 내가 얼마나 개고생하는지 그건 모른 척 하고. 그래서 나도 모르게 버럭 했다. 당신이 얼마나 개고생하는지는 알아. 하지만 그건 이미 내 선택 이전이니까 어쩔 수 없고 당신의 그 이미지들이 내 이상형이랑 딱 맞아떨어져서 나도 모르게 당신에게 가고 싶은 건 어쩔 수 없는 거잖아. 사랑은 환상이잖아. 말하니 암튼 지지 않는 거 봐라. 라고 그가 말했다. 나도 모르게 씩씩거리며 치즈케이크를 흡입하고 있노라니 그가 말했다. 환상을 철저하게 깨부수도록 하자. 다른 시간대에 놓여져 가물가물 눈이 감길 거 같다, 졸립다는 그의 말을 들으면서 환상을 깨부수기 위해서 내가 기다리는 거잖아, 너를. 말하니 세상에서 내가 제일 듣기 좋아하는 웃음소리가 울려 퍼지는 걸 가만히 눈을 감고 들었다. 


수연씨는 한량인 게 티가 나요. 어떻게 티가 나요? 눈이 길잖아요. 눈이 긴 여자들은 보통 한량이더라구요. 그렇게 태평하게 잘 살고. 그래서 누워서 눈을 감고 곰곰 생각했다. 눈이 긴 여자들은 한량이다. 한량은 눈이 길다. 그러니까 놀고 먹게 생겼다. 우리 아빠 피인가. 코끼리 눈 닮은 우리 아빠 눈. 언제나 평안하기만을 바라는. 나도 우리 아빠처럼 병들어서 일찍 죽으면 어떻게 하지? 하다가 엉엉 울었더니 그가 또 말했다. 죽을 때까지 간병해드리리. 울다 말고 또 버럭 했다. 같이 죽겠다는 소리는 또 죽었다 깨도 안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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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1-15 20: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는 눈이 동그래요. 매우 ^^ (노동자)

수이 2024-01-15 21:26   좋아요 0 | URL
동그란 눈이 지적입니다!

- 2024-01-15 20: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리고 눈이 긴 여자를 좋아해요.

수이 2024-01-15 21:26   좋아요 0 | URL
1등 아니라 2등이어도 행복합니다!

단발머리 2024-01-16 14: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3등입니다 ㅋㅋㅋㅋㅋ 제가
어제도 오늘도 3등ㅋㅋㅋㅋ 눈이 긴 3등ㅋㅋㅋ

수이 2024-01-16 15:20   좋아요 1 | URL
내 마음 속 1등_

단발머리 2024-01-16 15:21   좋아요 1 | URL
❤️🧡💛💚🩵💙💜🩷💓💕
 














  마리 루티 글을 읽으면서 영어공부를 좀 하고 싶어서 마리 루티가 쓴 라캉 찾다가 우연히 작년 여름에 마리 루티가 예순의 나이에 암으로 오래 고생을 하다가 영면하였다는 걸 알게 됐다. 겨우 나보다 몇 살 많은 언니고 한창 쓸 시기니까 학교에서 교수직을 은퇴할 무렵이면 더 활발하게 글을 쓰게 되지 않을까 싶어 은근 기대하고 있었다. 라캉 관련서로 40만원 정도 지출을 하고나니 정신을 차려야지 싶어 마리 루티 언니가 쓴 라캉 관련서를 끝으로 이제 갖고 있는 거 위주로 읽되 한 권씩 천천히_라고 했다가 마리 루티의 죽음을 알고난 후 문득_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겨우 읽고 쓰고 사랑하고_ 이게 전부일 텐데 그래도 무관한가 물어보니 그래서 더 좋아_라는 대답을 듣고난 후 읽고 쓰고 사랑하는 일이 내가 할 수 있는 전부라면 그렇게 태어나 그렇게 살아가도 괜찮다면 그렇게 살아볼래 대답하고난 후 파도처럼 밀려드는 것들. 그러니 나도 언젠가는 필멸한다는. 내 시간도 언니 시간처럼 영원하지 않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영면하소서, 기껏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당신을 읽고 당신을 메모하고 생각하며 다시 당신을 읽는 게 전부이지만 그리 해드리리, 라고 나 혼자 마음 속으로 말했다. 당신의 문장이 나를 살리기도 했으니 당신을 읽음으로써 당신을 다시 살게 하고 싶다는 마음.




“오랫동안 순응적으로 잘 살아오다가 갑자기 그렇게 사는 것이

더 이상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 찾아온다." 마리 루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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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1-13 19:1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맙소사... 뭐라고요? 언니 ㅜㅜ .... 아... 안돼 ㅜㅜㅜㅜㅜ 말도안돼.... 어떡해요 ㅜㅜㅜ 너무 가슴 아파요....루티 책이 작년의 제 원픽이었는 데... 제게 루티는 정희진 선생님 다음으로 좋아하는 대중을 위해 글을 써주는 멋진 여성 학자 였는데...ㅠㅠㅠㅜㅜ 너무 아깝다...

수이 2024-01-13 20:31   좋아요 3 | URL
마리 루티의 책을 읽으면서 많은 것들을 얻었죠. 가치 있는 삶_을 제외하고는 건성으로 읽었던 것도 같은데 가치 있는 삶이 탑이었음, 저도, 그의 책 중에서. 참 좋은 책인데 홍보가 덜 되어 사람들이 많이 읽지 않아 가슴 아팠는데 이렇게 언니가 저 세상에 가신 걸 알고 나니 또 그의 문장들이 얼마나 귀한지 새삼 알겠더라구요. 그래서 다시 읽어야지 합니다.

- 2024-01-13 19: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검색해보니.. 암이었군요... 너무 열심히 살았나부다... 글에서도 열심히 사는 사람인 게 많이 느껴졌는데.. 아, 눈물나요. 루티 글 읽으면서 정말 위로 많이 받았는 데... 내 삶도 가치있는 삶이라고 여기고 싶어졌는 데.... 감사해요. 루티.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 곳에서는 평안하시기를. 두려움 없이 사랑하시기를.

수이 2024-01-13 20:32   좋아요 2 | URL
열심히 살아도 게으르게 살아도 병은 걸립니다. 이건 뭐 제 생각이지만. 더 많은 글을 읽을 수 있으리라, 더 깊은 사유를 광대하게 펼치는 걸 보게 되리라 했는데 이렇게 가셨네요. 그리고 쟝아, 두려움 없이 사랑하는 건 여기서도 가능해. 그 말을 다시 하고 싶어지네요. 언니 마음으로 뜬금포로;; 그럼 굿밤!

- 2024-01-14 00:21   좋아요 1 | URL
그러고보면 루티 하버드에서 사랑학 강의 한 선생님이신데 ㅋㅋㅋㅋ 내가 뭐라고 두려움 없이 사랑을…ㅋㅋㅋ

수이 2024-01-15 07:50   좋아요 0 | URL
에헴 그러니까 여기에서 쟝님이 그런 말씀을 하신 건 말이죠_ 하버드에서 사랑학 강의하신 마리 루티 언니 이야기를 하면서_ 두려움 없이 사랑하시기를_ 이건 즉 본인에게 하고픈 말이 아닌가. 전 또 그렇게 오버해서 생각했더랬죠.

단발머리 2024-01-13 22: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왜 오래 사실거라고. 앞으로도 마리 루티님의 책을, 신간을 계속 읽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을까. 전 한글로 번역된 책(4권) 다 읽었는데 <남근선망과 내 안의 나쁜 감정들>이 제일 좋았어요. 두 번 읽고도 또 읽고 싶은 책인데........ 슬프네요ㅠㅠㅠ

우리도 그런 존재라는, 필멸의 존재라는 수연님 말이 마음에 콕 박혀요. 잊지 말아요, 우리.... 영원하지 않은 우리네 삶을...

수이 2024-01-15 07:54   좋아요 1 | URL
남근선망은 제가 가물가물한 걸 보니 안 읽은 거 같습니다. 단발님 페이퍼 읽으면서 마리 루티는 그 바나나 이미지와 함께 제게 탁 달라붙었다가 가치 있는 삶_을 읽고난 후 대단하다, 이 언니, 바나나 그 이상이야_ 했던 거 같아요. 이미지상으로.

83년 우정을 쌓았다는 할머니들 이야기를 봤죠. 그들이 89세라는데 그러니까 아가때부터 만나 우정을 쌓았다는 건데 내는 남편보다 내 친구가 더 좋다 아이가_ 하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도 단발님이랑 83년 우정 쌓고 싶다 중얼거렸는데 아이고 그럼 우리가 몇 살까지 살아야 하는겨?! 나는 신은 잘 모르겠지만요, 단발님이 제 옆에 계실 때 그런 생각 자주 하죠. 신이 내게 보내신 선물. (우리 애인이 들으면 훈님이 나보다 좋은겨?! 버럭 하시겠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