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친구에게 선물 받은 책






개인적인 기쁨과 사회적인 번영. 이것만 해도 매우 훌륭하다. 그러나 전념하기로 얻을 수 있는 보상이 또 있다. 내가 관찰한 바에 의하면 전념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존재와 삶을 불안해하지 않는다.
오늘날 우리는 무언가를 확신하는 데에 어려움을 느낀다. 무엇을믿을지, 누구를 신뢰할지는 물론, 바로 다음 해에 내 옆에 어떤 것들이 남아 있을지조차 알 수 없다. 무엇이 의미 있고 무엇이 신기루인지 구분할 수 없기에, 어디에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하는지도 모른다. 이러한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어떤 이들은 무언가 손에 쥘수 있는 견고한 진실을 구하지만, 나를 포함한 오늘날의 청년들에게 그러한 종류의 근본주의는 전혀 와닿지 않는다. 어딘가에 진짜 중요한 진리가 있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설령 그렇다 해도, 지금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고린도전서 13장 12절에 적힌 것과 같이 ‘거울을 통해 어렴풋이’ 드러나는 실루엣일 뿐이다. 이러한 불확실성은 우리가 무언가에 전념하지 못하도록 막는다. 아무것도 확실하지 않으므로 그냥 복도에 남아 있는 편이 더 안전하다고 느낀다. 잘못된 방을 고를 바에는 차라리 어떤 방도 선택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전념하기는 허무주의와 근본주의 그 중간에 있다. - P39

우리가 존재에 불안을 느끼는 이유는 불확실성뿐만이 아니다. 죽음도 그렇다. 우리의 시간은 영원하지 않다. 이 암울한 사실이 크게다가온다. 사람들이 무한 탐색 모드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이면에는 죽음에 대한 불안이 있다. 어떤 이들은 마치 놀이공원이 문 닫기전에 거기에 있는 놀이기구를 전부 다 타보려는 사람처럼 언제 끝날지 모를 생의 두려움 때문에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찾아다닌다. 또 어떤 이들은 두려움에 마비되어 아무런 결정도 내리지 못한다. 시인 메리 올리버 Mary Oliver는 이렇게 질문했다.

"단 한 번뿐인 소중하고 돌이킬 수 없는 삶을 위해 당신은 어떤 계획을 하고 있는가?"

나는 그녀의 이 말이 격려의 의미였다고 생각하지만, 이를 잘못 받아들여 더 큰 불안에 사로잡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만약 내가 잘못된 계획을 세우면 어떡하지? - P40

융통성 그리고 그로 인한 탐험의 기회가 가져다주는 가장 중요한 결실은 탐색 모드의 두 번째 장점으로 이어진다. 탐색은 진짜 자신을반영하지 않은 채, 단지 내가 어떤 위치에서 태어났는지 만으로 정해지는 물려받은 전념‘에서 벗어나게 해준다.
가톨릭 신비주의자 토머스 머튼Thomas merton은 종종 ‘가짜 자아‘
에 관한 글을 썼다. 가짜 자아는 우리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환영에 불과한 자아‘로, 좀 더 쉽게 말하면 나는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라고 잘못 인지하고 있는 자아다. 가짜 자아는 가족이나 친구들을 제일 기쁘게 해줄 것 같은 사람, 공동체 내에서 특권층에 속하는사람, 특정 지위를 얻을 수 있는 사람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머튼은 이러한 자아가 착각이라고 꼬집는다. 이는 현실과 삶에서 벗어나는 자아이며, (머튼에게는) 신이 내려준 소명에서 벗어난 자아다.
그러나 우리는 그 환영이 진짜 자아라고 착각한다. "가짜 자아에 옷을 입혀서, 존재하지도 않는 허상을 객관적인 진짜처럼 만들어" - P47

버렸기 때문이다. "기쁨과 영광을 붕대처럼" 칭칭 감아서 가짜 자아를 세상과 우리가 지각할 수 있는 실체로 만들었다. 마치 눈에 보이는 물체로 표면을 덮어야 비로소 거기에 누군가가 있음을 알 수 있는 투명 인간" 같다. 이러한 현상은 특히 10대들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자기가 강한 사람임을 보여주려고 일부러 공격적으로 행동하는소녀, 독실한 사람으로 보이려고 바인더마다 성경 구절을 채우고 다니는 소년, 똑똑한 사람이 되고 싶어서 일상적인 대화에서도 헤겔이나 니체를 들먹이며 잘난 척하는 사람 등이 그 예다. 가짜 자아에 옷을 입힌다고 표현한 머튼의 말이 이런 의미다.
그러나 투명 인간에게 아무리 많은 옷을 입혀도 그 속은 여전히 텅 비어있다고 머튼은 지적한다. 제대로 된 자아가 없으면 "벌거벗고, 공허하고, 텅 빈 자아만 남아서 내가 곧 나의 실수라고 말한다."
그러나 행복한 결말을 맞이할 방법이 있다. 진짜 자아를 찾아서 깨울 수 있으면 "헛되고 파괴적인 자아가 공허함에 스스로 붕괴하기전에 내가 먼저 가짜 자아를 버릴 수 있다. 그리고 가짜 자아를 버리는 데에는 젊은 시절의 탐색이 유용할 수 있다. 그때는 자기 스스로 가짜 자아에서 벗어날 용기와 여유가 있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 P48

아노미의 해독제는 진짜 공동체다. 우리는 삶의 의미에 대해 같은 시각을 공유하는 사람들, 우리가 애정을 가지고 또 우리에게도 애정을 가져주는 사람들을 필요로 한다. 진짜 공동체를 잃어버리면, 특히 원래 갖고 있던 것을 잊어버리면, 우리는 공동체의 부재를 강하게 체감한다. - P61

무한 탐색 모드는 비용을 치른다. 새로운 경험에 집착하며 시간을 보내는 동안, 한 가지에 오랫동안 몰두할 때만 겪을 수 있는, 더 깊이 있는 경험을 놓친다. - P65

전념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기는 쉽지 않다. 일례로 영화 [위플래쉬]는 [빌리 엘리어트]와 정반대다. 영화는 재즈 밴드에서 새롭게 드럼을 맡게 된 아이의 연습 첫날로 시작한다. 드럼을 반대하는 아빠도 없고, 드럼 레슨을 받으려고 깜깜한 밤에 몰래 집을 빠져나가는 장면도 없다. "나는 회계사가 되고 싶지 않아요. 난 드럼이 치고 싶다고요!"라며 절절한 외침으로 끝나는 감동적인 대사도 없다. 영화는 두 시간 내내 그저 아이가 드럼을 연습하는 고된 시간을 담는다. 교수의 기준을 맞추기 위해서 노력하고, 실패하고 다시 노력하고, 다시 또 노력한다. 보고 있으면 전혀 즐겁지 않다. [위플래쉬]보다 [빌리 엘리어트] 같은 영화가 더 사랑받는 이유도 아마 그 때문일 것이다. - P77

자신을 해방하는 법은 잘 알지만 헌신하는 법을 모르면, 해방-헌신의 사이클에 갇히고 만다. 오늘날 우리는 비자발적 헌신에서 대부분 벗어났지만, 자발적 헌신을 하는 데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분리되었지만, 융합하지 못한다. 기존 신념은 버렸지만, 새로운 신념을 찾지는 못한다. 용해되었지만, 다시 고체가 되지 못한 채 계속해서 액체 상태로 머물러 있다. - P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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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서 2022-01-13 19: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엄마 친구가 멋진 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