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동안 느낀 점, 더 근사하고 더 따뜻하다. 뜨끈뜨끈해져서 이 책은 가을 독서에 아주 최적이로구나. 이제 막 털양말을 꺼내서 신었는데 이불도 겨울이불로 바꿨는데 뜨끈한 아메리카노를 내려서 마셨는데 읽다보면 털양말, 겨울이불, 막 내린 아메리카노가 자꾸 연상이 되어서 몸이 뜨끈뜨끈해진다. 잠깐 틈이 나서 모카라떼 마시면서 읽었는데 찬 바람이 쌩쌩 카페 창문 안으로 들어오는데 나도 모르게 오픈 유어 마인드 베이베 하는 저자 목소리가 들려서 막 키득키득 웃었다. 진짜 읽다보면 마인드가 오픈됩니다. 이제 읽어서 미안했다, 내가 나에게. 오픈되다못해 두 팔 활짝 벌리고 자 안겨! 라고 외치는 그런 느낌, 그런 문장들. 좀 길지만 여기 이 문장들 좋아서 인용. 사진 찍어서 텍스트화하기 싫어서 그대로 옮기고 싶어서 집으로 돌아와 따뜻한 물로 샤워하고난 후 따뜻한 보리차 후후 불어 마시면서 옮겨적기. 











  결국 나는 뒤를 돌아 그 여자를 향해 걸었다. 지하철을 내린 사람들이 모두 올라와 승강장엔 아무도 남지 않게 되었을 때, 나는 그녀의 어깨에 손을 살며시 대고 "저기요" 하고 불렀다. 만약 그녀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그녀의 손에 꼭 쥐어져 있는 핸드폰을 빼내서 단축번호 1번으로 전화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어렴풋이 깨더니 정신을 차리기까지 좀 시간이 걸린다. 나는 그녀가 나를 쳐다볼 때까지 기다렸다. 그녀는 느릿느릿 고개를 들어 서 있는 나와 눈이 마주쳤다. 이제야 내 말을 들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여기에서 주무시는 건 좀 위험한 것 같아요" 그러자 그녀는 정말 고맙다는 눈빛으로 "아, 고맙습니다" 하고 내게 인사했다. 나는 "네"라고 대답하고는 다시 돌아 계단으로 향했다. 몇 번이고 그녀가 다시 잠들지 않았는지 확인하고 싶었지만, 어쩐지 눈이 마주치면 그녀가 무안해할 것 같아 꾹 참다가 계단을 다 오르기 직전 돌아보았다. 그녀는 다시 잠들지 않고 나를 보고 있었다. '아, 다행이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서둘러 집으로 향했다. 

 나는 그녀가 쌓아놓은 인간 피라미드의 가장 밑을 받치고 있는 사람조차도 되지 않을 것이다. 고작 우연히 지하철역에서 마주친 사람이니까. 그러나 그녀는 어느 인간 피라미드의 가장 밑을 받치고 있는 사람이거나 혹은 꼭대기에 근접한 사람일지도 모른다. 내가 그 순간 그녀를 그냥 지나쳤다면, 그녀가 포함된 인간 피라미드는 휘청거렸을 수도 있다. 다른 사람으로 대체될 수 있겠지만, 그동안 상실감과 슬픔이 그 인간 피라미드 내에 녹진하게 들러붙었을 것이다. 내가 그때, 그녀를 깨워줌으로써, 인간 피라미드 하나를 굳건히 버티게 해준 것일지도 모르겠다. (108-109) 




독서공감 다 읽고 이 책도 읽으려고 책장에서 일단 빼옴



지하철에서 읽으면서 몇 번이나 눈시울이 붉어졌다. 코를 훌쩍이면서, 어쩌면 나는 누군가가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걸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인간의 성장이 내게는 눈부시게 느껴졌다. 내가 미국에 가게 된다면, 마이클이 일하는 스타벅스를 찾아가보고 싶다. 따뜻한 아메리카노 혹은 차가운 캬라멜 마끼아또를 주문하며 그에게 싱긋, 미소를 지어주고 싶다. 책 표지에 실린그의 얼굴을 보니, 그가 손님들이 좋아하는 직원이 된 것도 당연해보인다. 그의 인상은 참 좋은 할아버지 같다. 그 인상은 그의 성장이 빚어낸 것일지도 모르겠다.- P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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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18 12:4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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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19 08:1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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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19 08:5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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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19 09:2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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