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시간이 도래했다. 겨울이 코 앞이다. 가디건을 걸치고 커피를 내리면서 두 발 닿는 마룻바닥 냉기가 느껴져 서둘러 털양말을 신는다.벨 훅스의 페미니즘을 읽는다. 베티 프리단을 읽었을 때 눈이 번쩍 뜨이던 것과는 다른 종류의 눈 번쩍. 언제나 한계를 깨닫고 그 한계 안에서 세상을 형성할지 아니면 그 한계의 벽을 깨부술지는 오로지 자신의 몫. 이죽거리다는 이기죽거리다의 준말이고 이기죽거리다의 뜻은 자꾸 밉살스럽게 지껄이며 짓궂게 빈정거리다_이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게 이거로군, 이걸 알게 된 건 누군가의 강한 이죽거림을 마주하고난 후. 아 인간 개싫어지네. 라고 저절로 강하게 마음 속에서 떠밀치게 된다. 내가 왜 걔를 싫어했던건가 하고 보면 이죽거리는 행동이 심하게 드러날 때였던듯. 그리고 헤어지고난 후에도 내가 걔를 왜 그렇게 좋아했나 하고 보면 걔는 인간에 대해서 타인에 대해서 이죽거리는 행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혹여 내가 다른 이들에게 그런 순간들이 있었나 성찰하는 순간도. 어제 오늘 읽었고 읽고 내일까지 읽게 될 책들 올려놓고 이제 아침 만들러 휘리릭.











    [해석에 반대한다]에 대한 비평에서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손택을 글 속에서 스스로를 재연하는 듯 보이는 공적 페르소나로서 언급하지 않은 비평이 없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코멘터리]의 발행인 노먼 포도리츠는 뉴욕 지식인들이 손택을 새로운 "미국 문단의 다크 레이디"로 정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냉소적으로 말했다. 이것은 그전까지 메리 매카시에게 배정된 역할이었는데, 손택이 문단에 등장한 이후 매카시는 결과적으로 귀부인으로 승격됐다. 이런 발언들은 당시에 우월한 지성을 소유한 여성이 여전히 예외적인 존재로 취급됐다는 사실, 특히 남성 동료에게 도전하기를 겁내지 않았던 손택은 더욱 그런 존재였다는 사실을 명백히 보여준다. 뉴욕 지성계와 연관된 여성들-그중에서도 엘리잡제스 하드윅, 다이애나 트릴링, 한나 아렌트-은 편지와 일기에서 남성 동료들 사이에 만연해 있던 여성혐오를 신랄하게 비판하곤 했다. 하지만 이런 잠재적인 여성혐오가 특별히 손택이라는 인물을 겨냥한 까닭은 그가 막 얻기 시작한 명성이 남성 지식인의 좁다란 세계에서 여성이 일반적으로 얻는 성취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포도리츠와 같은 남성의 마초 감수성은 그 틈새에 끼고 싶어하지 않는 여성에게는 받아들여질 수 없는 것이었다. 작가(적어도 진지한 작가)를 "문학계의 핀업걸"이나, "지성계의 말채찍" 따위로 부르며 성행위를 주도하는 여자로 취급한다는 건 오늘날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이런 야비한 행태는 여성, 특히 매력적인 여성은 지적일 수 없다는 뜻을 공공연히 내포했다. (173-174)            다니엘 슈라이버, [수전 손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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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0-10-17 19: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렇죠. 엊그제 오랜만에 저녁 때 북어국을 끊여 먹었는데
벌써 따뜻한 게 땡기는 계절이 됐다는 게 새삼 놀랍더군요.
올해 코로나로 시작해 언제 이게 끝날까 싶었는데
어김없이 시간은 흘러갔네요.

수연 2020-10-17 22:18   좋아요 1 | URL
만보 다 걷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찬 바람이 얼마나 세게 불던지 오들오들 떨면서 왔어요. 코로나로 시작한 2020년 코로나로 마감할듯 해요. 어마어마하게 사람들이 많이 나와서 오늘 좀 놀랐어요. 1단계라서 그런 거겠지만 갑자기 또 확 번질까봐 걱정도 살짝 되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