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니콜 키드먼 사진을 보내주었다. 탐 크루즈와 이혼하고 법정에서 나온 후 니콜이 취한 포즈는 이랬다. 하늘을 향해 두 팔을 활짝 벌린 채 맨얼굴에 어쩔 줄 몰라 좋아죽겠다는 듯 환한 웃음을 지었다. 파파라치에게 찍힌 사진이니 그 누구에게 보이기 위해서 행한 포즈는 아니었다. 탐 크루즈 옆에서 다소곳이 눈길을 아래로 향하고 있는 니콜 키드먼은 드레스도 입었고 화장도 다 해서 더 그래보였지만 마치 선녀 같았고 이혼 후 법정에서 나온 니콜 키드먼은 꾸미지도 않고 편한 캐주얼 차림이라 그냥 평범한 아줌마처럼 보였다. 탐 크루즈와 결혼하기로 결심한 것도 헐리웃에 막 입성한 아름다운 자신을 어떻게 해먹으려는 남자인간들이 워낙 들끓어서 스스로의 안전을 위해 한 것도 있다하니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그러니까 살기 위해서 결혼을 선택하신 거였군요. 니콜 언니. 아침부터 강한 이미지들, 상반된 두 장의 사진은 많은 것들을 말해준다. 무엇을 공부하고 무엇을 읽고 무엇을 쓸지 그건 어떤 사유를 하느냐 거기에서부터 시작되는 거니까 그렇게 조바심을 가질 필요는 없겠다. 솔직히 요즘 심정은 그렇다. 다시 엄마코끼리를 찾은 아기코끼리. 세월이 얼마나 흘렀는데 나는 아직까지 아기코끼리일까 싶긴 하지만 그래도 엄마코끼리를 찾아서 행복한 건 사실이다. 친구의 까똑 다음으로 언니에게서 까똑. 어제 우스개소리로 문학소년들 이야기는 그리 있는데 문학소녀 이야기는? 했는데 우리 언니는 역시 찾아내었다. 전자도서관에 있을까 찾아보았지만 없어서 일단 주문하고 아침 후딱 해치우고 조카딸 데리러 나간다. 동생이 몸이 안 좋아서 두 아이들 케어하기가 힘들어서 겸사겸사 민이랑 놀게 하려고. 가을이구나 으슬으슬 춥다. 창을 열고 환기를 한다. 뜨거운 커피를 내린다. 외워야 할 단어들 양이 엄청나서 순간 아찔했다. 이건 뭐 이건 뭐 하고 투덜거리면서도 중얼중얼거리니 이제 불 끄자 엄마 눈 아파, 내일 공부해 라는 딸아이 목소리를 듣기 전까지. 밤과 낮이 이어져있다는 게 영혼이 맞닿아있다는 걸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까.


 아침 기분 좋은 소식들 틈바구니 사이로 해야할 일이 잔뜩 쌓여있다. 지금 서 있는 이 자리에서 조바심내지 말고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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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0-09-09 09: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남자들로부터 자기 자신을 지키기 위해 남자의 옆을 선택해야 하는 삶이네요, 여자의 삶은. 그러고보면 ‘디 그레이엄‘의 말처럼 여자는 인질이 분명한 것 같아요.

수연님의 읽기를 제가 응원하고 있으니 열심히 읽고 쓰세요, 수연님!!

수연 2020-09-09 22:52   좋아요 1 | URL
인질의 삶을 계속 살아가는 이들도 있고 비교적 평화롭다고 착각하면서_
인질의 삶을 견디지 못하고 빠져나오는 이들도 있지요.

다락방님 응원 받아서 더 읽고 더 쓸게요. :)

반유행열반인 2020-09-09 10: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초딩 때 파앤어웨이의 니콜 톰 커플 연기 보고 저러다가 결국 결혼했대 하는 소식 듣고 어린 마음에 우와 그게 그냥 연기가 아니었군 했는데 결국에는 이혼하고 어쩌고...인생이란 스펙터클 합니다.
좋은 소식 많다니 좋네요. 행복하고 즐거운 하루 보내소서.

수연 2020-09-09 22:53   좋아요 1 | URL
사랑이 순수하게 사랑 하나로만 결말맺는 경우는 별로 없는 거 같아. 정치적인 속성도 없지 않아 있고. 결혼도 이혼도 재혼도 따지고보면 인생 축이니까_ 겪지 않아도 될 일은 안 겪으면 더 해피해지지 않겠소. 응 오늘 무지개도 보았어!! 그게 제일 좋았지! ^^

단발머리 2020-09-09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철없는 나는 니콜 키드먼 톰 아저씨랑 결혼할 때 부럽다 했네요. 안전을 위해 택했지만 결국 자신의 힘으로 자기의 자리를 찾아낸 것 너무 멋지네요. 니콜 키드먼이 멋진 사람이었어, 진짜!!!

수연 2020-09-09 22:55   좋아요 0 | URL
맞아요, 안전을 위해 톰 택한 니콜도 꽤 정치적이었고 살아남으려고 그랬던 거니까 난 니콜 언니 참 똑똑했다고 생각해요 단발머리님, 그리고 이래저래 참고도 살았을 테지만 법정에서 나오면서 두 팔 하늘 향해 쫙 뻗은 거 보면 겉보기에 좋았던 것만큼 그들 사랑이 마냥 아름답지만은 않았구나 어른의 사랑이로구나 싶기도 하고 그래요. 더 멋진 남자 택해서 행복하게 사는 니콜 언니 모습 보니 그것도 좋더라구요.

stella.K 2020-09-09 1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사진 보고 싶긴하네요. 톰이 끝까지 니콜을 지켜줬더라면...
또 모르죠. 이혼할 때쯤 톰의 보호가 더 이상 필요없어졌는지.
글구 니콜 다시 결혼하지 않았나요?

수연 2020-09-09 22:57   좋아요 2 | URL
아마 구글링하시면 나올 걸요! 톰이 끝까지 니콜을 지켜주지 못할 놈이었으니까 이혼하지 않았을까 해요 어느 순간 울타리가 되어줘야 할 인간이 감옥이 되는 경우도 있으니까, 그게 또 결혼의 한 단면인 걸 부인할 필요는 없을 것도 같아요. 니콜 재혼했죠, 자기가 좋아하는 남자랑. 톰도 재혼했고 ^^ 사랑은 많으면 많은대로 또 좋지 아니한가! 제 인생관입니다 크크크

파이버 2020-09-09 1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저 그 사진 본 것 같아요 몸빼바지? 같은 옷 이었던 것 같은데 그동안 레드카펫에서 보았던 모습도 좋았지만 그 사진은 해방감이 느껴지더라구요! 니콜 키드먼도 유명배우였을텐데 유명남배우의 보호가 필요했다는게 씁쓸하네요....

수연 2020-09-09 23:00   좋아요 1 | URL
오 맞아요! 파이버님! 동네 언니 같은 모습인지라 저는 참 좋더라구요. 니콜도 꾸미지 않으면 그냥 아줌마구나...... 이런 느낌 크크크 아무리 유명한 배우였다고 해도 여자의 몸을 지니고 있으면 엄청 권력 있고 돈 많은 남자들이 덤비지 않았을까요. 탐 크루즈 정도면 그리고 또 그의 아내라면 그 선을 넘어올 인간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을 거 같구요. 여자 혼자 살아가는 삶_ 어마어마하게 풍부할 거 같아요 이야기할거리가. 그래도 니콜 언니 지금 다른 남자 만나 잘 살고 있고 여전히 멋지니까 전 좋더라구요. ^^

2020-09-09 20: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9-09 23:00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