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2월 말 정신없이 공부한다 약속하고 놀아버렸다. 다니엘 슈틸의 Malice를 계속 가방 안에 갖고 다니다가 어제 스벅에서 커피 마시면서 잠깐 읽어야지 했다가 정신없이 빠져들었다. 몰입도가 어마무시했는데 아니 어째서 다니엘 슈틸 언니가 이런 책을?! 하고 놀랐다. 열일곱 그레이스는 엄마가 병들었을 때부터 (그레이스 나이 열셋) 엄마 병간호를 한다. 물론 그레이스가 학교 다니는 동안 병간호를 해주는 이들도 있지만 그레이스 아빠가 밤에 다른 이들이 집에 있는 걸 싫어해서 밤에는 주로 그레이스가 간호를 한다. 이때 뭔가 이상한다 하고 느꼈는데 곧 이 이상한 느낌의 까닭이 드러난다. (지금부터 스포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분들은 여기에서 스탑) 그레이스의 엄마 장례식으로 소설은 시작된다. 그리고 아내의 장례식날 바로 이 인간 같지 않은 인간은 그레이스를 강간한다. 여기까지만 해도 헉 놀랄 일인데 친딸을 처음으로 강간하기 시작한 때가 그레이스 나이 열셋부터이다. 그렇다면 그레이스 엄마는 이 사실을 다 몰랐을까 싶어서 들춰보자면 자신이 병들기 시작하면서부터 남편의 성욕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여긴 그녀는 남편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친딸이 열셋이 되자마자 이 짐승은 자신의 딸을 여자로 바라본다. 엄마가 피임약을 챙겨주는 장면에서는 너무 힘들어서 책 잠깐 덮었다. 이게 인간인가. 이게 엄마가 딸에게 할 법한 짓인가. 이게 어떻게 겉모습 멀쩡한 아빠라는 인간이 할 짓인가 싶어서 부들부들 계속 부들부들. 그레이스는 다시는 당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반항한다. 엄마 살아있을 때에도 반항을 하긴 했는데 반항을 하면 아빠는 엄마의 침실로 돌아가 엄마를 무지막지하게 폭행하기 시작한다. 아내가 어느 정도로 아픈지는 관심이 없다. 그저 때리고 또 때린다. 울며불며 그레이스는 부모의 침실로 들어가 때리는 아빠를 말린다. 무슨 짓이든지 모두 다 하겠으니 이제 엄마 좀 그만 때리라고. 여기에서 분노 게이지 너무 상승해서 얼음물 벌컥벌컥 한잔 다 마셨다. 아내의 장례식날 자신의 친딸을 강간한 짐승은 원하지 않는 죽음을 맞이한다. 여기에서부터 소설의 전개가 시작된다. 무지했던 엄마는 남편에게 끝없이 두들겨 맞으면서도 남편이 자신과 딸아이를 버리고 떠날까봐 항상 걱정했고 그 무지한 엄마를 끔찍하게 사랑했던 딸 그레이스는 엄마에게 세뇌당하고 아빠에게 능욕당하면서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차단해버렸다. 그 누구도 우리집의 비밀을 알아서는 안된다. 이 주문이 아빠와 엄마와 딸아이 머릿속에 끝없이 메아리치고 있었으니 까닭은 그 짐승 같지도 않은 짐승은 명망 있고 자상하고 인간성 깊은 변호사였기 때문이다. 세상 모든 사람들은 그 짐승을 사랑하고 있었으니. 소설을 읽으면서 욕지기가 치밀어오르는 건 정말 오랜만이었다. 그 짐승이 죽고난 이후 장면부터 조금 숨쉬기가 괜찮아졌다. 이 작품은 이제까지 읽어온 다니엘 슈틸 언니의 작품과는 너무도 달라서 다른 이들은 어떻게 읽었는가 궁금한 마음에 리뷰를 조금 찾아보았다. 다니엘 슈틸 언니가 그레이스의 인생을 해피 엔딩으로 이끌고 가리라는 건 이미 짐작해서 알 수 있었지만 어떻게 수렁에서 그레이스를 이끌어내었는가 궁금한 마음에. 그리고 다니엘 슈틸 언니 책상 검색해서 이런 이미지를 찾아냈다. 아무래도 다니엘 슈틸 언니 사랑 2020년에도 계속 이어질듯.





It had just happened, without intent of plan. She had had no choice. She had killed him.- P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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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별 2019-12-25 14: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상이 맘에 쏘옥 들어요~~^^ 메리 크리스마스...

수연 2019-12-25 15:37   좋아요 0 | URL
저는 한나 아렌트 언니 책상이 제일 마음에 들더라구요 뭔가 너저분하고 막 지저분한 게 제 스타일이라 ㅋㅋ 초록별님 메리 크리스마스! :)

moonnight 2019-12-25 17: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약내용만으로도 너무 힘드네요ㅠㅠ;;;;;

수연 2019-12-25 20:31   좋아요 0 | URL
읽어보시면 흑흑 더 힘드실 거에요, 제가 아직 완독을 못해서 강추는 아직 못하겠어요 문나잇님;;

stella.K 2019-12-25 20: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기억이 정확치는 않지만 다니엘 스틸 저도 읽어 본 것 같아요.
하이틴 로맨스 계열 아닌가? 30년 넘게 팔리고.
예전에 3류 취급 받고 그랬던 것 같은데.
근데 30년 넘게 명성이 유지됐다면 3류 취급하면 명예훼손감 아닌가요?
수연님 좋아하니까 저도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근데 서재 프사 수연님이어요? 머리가 짧네요.
긴 줄 알았는데...^^

수연 2019-12-25 20:37   좋아요 1 | URL
저는 영어공부 하려고 다니엘 스틸 읽기 시작한 건데 딱 제가 고등학생때 읽었던 하이틴 로맨스 계열이에요. 일정한 서사 양식이 판에 박힌듯 해서 왜 삼류라고 하는지는 알 거 같은데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것들을 얻고 있어서 저는 이제 삼류 취급 쉬이 못하겠어요. 어떻게 보면 삼류 취급 꾸준히 당하면서 그 수많은 작품을 쓴 그 인내는 초일류 아닌가 그런 생각도 들구요. 다니엘 슈틸 언니 좋아해, 어디 가서 이제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을 거 같아요 크크, 예전 프사 속 저는 4년 전 저입니다 ㅎㅎ 2020년을 맞이해서 현 모습으로 바꿔보았습니다!

2019-12-25 20: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12-25 20: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겨울호랑이 2019-12-27 20: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수연님 지난 한 해 감사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내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수연 2019-12-28 13:02   좋아요 1 | URL
겨울호랑이님, 새해 꾸준히 만나요. 언제나 강도 높은 글에 감동받아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