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의 오픈밀라노 서점은 책 관련잡지 CHAEG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지난 호수 페이지들을 뒤적거리다가 발견했다. 물론 세상에는 정말 멋진 서점들과 카페와 도서관이 많아서 그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아찔할 때가 많다. 기사를 훑다가 2025년 서울을 대표하는 서울도서관 개관 예정이라는 글을 읽었다. 예정이 그렇다고 하니 조금 늦어질 수도 있을듯. 다만 조금 더 앞당겨서 생겨나는 건 원하지 않는다. 삶은 퍽퍽한 것, 아끼는 후배가 친구의 친구에게 사기를 당했단다. 배신감에 치를 떠는데 친구의 친구에게 사기를 당한거야 그렇다손쳐도 그 친구를 소개해준 친구도 혹시 사기에 연루된 건 아닐까 하는 불신감에 더 치를 떠는 모습이 몇년 전 내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이성적으로는 아니라고 계속 믿음을 불어넣어주는데 감정적으로 닥치는 환멸은 제어하기가 실로 힘든 일이다. 그렇게 해서 오랜만에 나간 종로 한복판에 공실, 임대, 부동산 연락처가 커다랗게 건물 곳곳에 나부끼는데 조금 많이 당황스러웠다. 나 역시 종로를 좋아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광화문 언저리에서 서촌과 북촌 사이에서 왔다갔다 종로까지 나가는 건 정말 오랜만이었다. 거닐기만해도 가슴이 스산해져서 얼른 집으로 돌아오고 싶어졌다. 여러가지 생각이 겹쳤는데 살아오는 동안 이렇게 스산함을 몸으로 체험한 적이 별로 없어서 그런가 뭔가 자꾸 공포스러워졌다. 공포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저 오늘도 읽기만. 세상에 얼마나 많은 악어들이 살고 있는지 이제 알았지? 해봐도 다 겪어보았는데도 전혀 인간이 달라진 게 없어_ 라는 말을 들었다. 아 결국 나는 그런 인간인가 하고 새삼 오랜만에 자괴감에 사로잡힐뻔 하다가 귤 다섯 개 까먹고 다시 정상모드로 돌아왔다. 새해 정기구독은 한 권만 하려고 하는데 그게 책이 될 가능성이 높을듯. 책을 할까 아니면 문예잡지를 할까 하고 왔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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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9-12-13 19: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요즘 ebs에서 동네책방 하는데 좋더라구요.
우리나라에도 저렇게 개념있는 책방이 있었다니 하며 보고 있죠.
하나 불만인 건 그거 한편 녹화하려면 거의 하루종일 걸렸을 것 같은데
보여주는 건 1시간도 안 되더라구요. 너무 가성비 떨어지는 거 아닌가 싶더군요.

저런 잡지가 있었네요. 가격도 싼 편은 아닌 것 같은데 그래도 정말
갖고 싶게 만들어진 것 같아요. 저도 조만간 함 사봐야겠어요.^^

수연 2019-12-13 21:52   좋아요 1 | URL
저는 이야기만 들었어요. 텔레비전 한 달에 한 번 틀까말까 그래서_ 한번 찾아볼게요. ^^ 솔직히 책 1호 나올 때 얼마나 오래 갈 수 있을까 했는데 이렇게 오래 가는 거 보고 좀 걱정이 덜어졌어요. 안본지 꽤 오래 전인데 저도 다시 슬렁슬렁 찾아보려고 해요. :)

빵굽는건축가 2019-12-13 19: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좋은 정보 고마워요. 우선 한두권 구입해서 보아야겠는데요^^
ebs에서 동네 책방도 하는군요. 정말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수연 2019-12-13 21:52   좋아요 1 | URL
건축가님 주말 따뜻하게 보내세요~ 저도 동네책방 찾아서 보려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