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이 아니라 습득, 그래서 스스로 알아챌 수 없을 정도로 서서히 몸 안으로 받아들이는 것. 외국어는 그렇게 해서 또다른 나를 만든다. 그 과정을 서술하는 건 힘들지만 기묘할 정도로 만족도가 크다. 11월이 시작되면서부터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바빴다. 오늘은 11월 11일. 딸아이가 등교를 하기 전에 가래떡을 딱 두 줄만 사와! 오늘이 가래떡 데이니까 떡집에서도 아마 그렇게 팔거야, 엄마! 


 딸아이와 영국으로 갈 계획인데 혹시 자신과 비슷한 계획이 있는지 어젯밤 제안을 받았다. 일단 그런 제안을 받았다는 것 자체가 기쁜 일이었고 영국이라서 그 만족도가 더 컸다. 실상 외국으로 나갈 생각은 당분간 모두 깨끗하게 단념하자고 하던차 그런 제안을 세상 밖으로부터 받았다는 것 자체도 좋았고. 티라미수와 따뜻한 우유를 마시면서 열심히 게임을 하고 있던 딸아이에게 이런 제안을 받았다며 이야기를 했더니 딸아이는 오해해서 나 혼자는 절대 어디도 안 가! 아무리 좋은 학교여도! 소리를 질러서 아니 엄마랑 같이 간다고 했더니 아, 그럼 가야지, 뭐 가기 싫지만 엄마가 가자면 그건 그것대로 또 뜻이 있을 테니까 쿨하게 반응을 보이며 다시 게임 속 세상으로 돌아갔다. 일단 생각을 해보겠다며 보류를 했고 새벽 두 시까지 생각을 했다. 칠순을 곧 넘길 엄마가 제일 걱정이었다. 그리고 고양이 마리. 변화가 두렵지 않다면 그건 거짓말이다. 한국어를 체계적으로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짙어지면서 외국어에 대한 갈망도 더 짙어진다. 마흔을 넘겨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하고 도전하는 일에 대해서. 그 제안을 받았을 때 엄마도 그 자리에 함께 있었다. 엄마는 그런 좋은 기회가 있다면 무조건 가야한다고, 무조건 나가야한다고 말씀하셨다. 세상이 너를 부를 때 밖으로 나가야해. 그런 기회는 별로 없어. 말씀은 그렇게 하시지만 눈빛은 강한 거부감과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만일 내가 엄마의 입장이라면_ 민이 자신의 딸과 외국에 나가서 함께 살겠노라고 당분간 볼 수 없을 거라고 한다면 그때 내 상황이 지금 엄마의 상황과 같다면_ 


 생각을 하면서 기도를 하면서 길을 찾을 수 있기를. 잘못된 선택이 아니라 제대로 된 선택을 할 수 있기를. 무언가를 하기에 너무 늦은 거 같아요. 아니 그때가 제일 적기라는 노부인 말씀을 다시 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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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지니 2019-11-11 10: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격증이든, 외국어든 계획을 세웠다가 작심삼일 반복. 올해도 다가는데 이룬게 없다는 생각만 드네요.기회가 주어질 때 실행하는 결단도 중요한거 같아요

수연 2019-11-12 08:59   좋아요 0 | URL
저는 올해 엄청 논 거 같아요. 실상 작년 연말에는 올해 공부 잔뜩 해서 스페인어 자격증 따는 게 목표였는데 어느 순간 시들해지면서 모든 걸 손놓고 놀아버렸더니 어느새 11월이네요. 영국에 가게 될지 아닐지는 모르겠지만 내년에는 영어공부를 좀 해야겠다는 새로운 목표를 세워서 한번 도전해보려구요. 열혈지니님도 내년 계획 잘 세우셔서 함께 읏샤읏샤해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