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4시40분에 기상, 1시간 정도 영어로 [법화경] 사경을 하고 법당에 가서 백팔 배 참회로 예불을 올린 후 대만 스님과 같이 6시50분까지 아침 좌선을 하고 7시20분 아침 공양, 이것이 이곳에서의 하루 시작입니다. 강의가 있는 날은 공양 후 미리 배울 부분을 예습하고 배웠던 부분 중 이해되지 않은 부분은 도서관에서 자료를 찾아 읽어보게 됩니다. 쉬운 부분도 영어로 접하게 되면 강의 이해에 어려움을 느낄 때가 있으며 특히 질문에 응답하는 것이 아직은 많이 서투르고 또한 저의 발음이 정확하지 않아서 가끔씩 교수님과 학생들이 이해를 못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불교 심리학을 지도하는 미국인 스님은 베트남에서 수계를 받으시고 지금은 불교대 학장으로 계신데 연세가 80세인데도 3시간 동안 쉬지 않고 열강하시니 존경스럽고 부러움을 느끼게 됩니다. 
 어제는 자동차로 1시간30분 거리에 위치한 오렌지 농장에 있는 농가에서 1박2일 수행하게 되었습니다. 양곤과 런던에서 의학 공부를 하여 허파 수술에 관하여 일인자로 알려져 있는 미얀마 여성이 평소 꿈이었던 위파사나 수도원을 설립하여 큰스님을 모시고 수행하고 있습니다. 농가의 주차장을 개조하여 만든 법당에 40명의 수행자들이 빽빽이 앉아서 수행하고 있는데, 전에 한 수행자가 시설의 불편함을 호소하니 주지 스님이 즉시 답변하였습니다. 편하려면 집에 있지 무엇 하려고 절에 오느냐고. 또 이러한 속에서 우리는 우리 자신을 보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하니 그 후로는 모든 사람들이 사찰 시설에 대하여 왈가불가하지 않고 조금씩 돈을 모아 절 공터에 더 좋은 선실을 지으려고 계획한답니다. 이번엔 캐나다 토론토에서 2명의 여성 수행자가 왔고 콜로라도에서 자동차로 18시간 운전하고 온 부부도 있습니다. 나머지는 캘리포니아에서 왔다고 합니다. 
 5월9일부터 말일까지는 미얀마에서 제게 법명을 주시고 지도해주신 85세의 우 판디타 스님께서 산호세에 위치한 베트남 수도원에 수행 지도를 하러 오신다고 합니다. 방학하면 일주일이나 열흘 수행하려고 합니다. 연로하시고 또한 장거리 비행이라 스님께도 너무나 힘든 여정일 것 같습니다. 2000년에 미얀마를 떠난 후 4년 만에 다시 뵙게 된다니 기쁘고 기다려집니다. 
 한국을 떠나 은사 스님의 배려로 여기서 공부할 수 있게 된 것에 대하여 늘 마음 깊이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단지 저의 약체질이 염려되어서 한시도 편안한 날이 없습니다. 스님이 건강하셔서 제가 바람직한 수행자가 되도록 항상 질책하여 주셨으면 합니다. 스님을 뵌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18년이라는 시간이 흘러갔습니다. 인연이라는 것이 오묘하여 38살의 나이에 반 인생이 스님의 그늘에서 살아온 것 같습니다. 항상 법체가 여여하시기를 불전에 축원드리고 있습니다. 
                                                                                                                              2004년 늦봄 
                                                                                                                                  성안 드림 


  이 편지는 2014년 4월 27일 입적하기 전까지 해인사 팔만대장경 보존국장으로 재임했던 성안 스님이 10년 전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서래 대학에서 석사과정을 밟을 때 은사인 동주 스님(홍원사 회주,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43호 경제어산 보유자)께 보낸 것이다. (88-90)










  딸아이는 90분 수업 시간 동안 단 1분도 재미없지 않았다며 급흥분하여 첫 수업 시간 소감을 말했다. 얼굴에서 반짝반짝 빛이 나던 어제 아이들이 떠올랐다. 공부라는 것은 스스로 재미있어서 파고들 때_ 그때부터 시작되는듯 싶다. 물론 공부 말고 세상 모든 활동들이. 바르셀로나에 계신 Y님과 오랜만에 통화를 하고 공부를 하고 서로의 안부와 건강과 갱년기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갱년기 극복에는 공부만한 것이 없지요, 공부하셔야 해요, 아셨죠? 말씀드리고 둘이 웃음 그리고 인사. 성안 스님과 동주 스님이 처음 마주했을 때 풍경도 저릿저릿하여 밑줄 긋고 싶지만_ 성안 스님 동주 스님 이야기 구절들 읽는데 하염없이 눈물이 나왔다. 이상했다. 그리고 성안 스님 사진 구글링해서 찾아서 담아놓기. 안구건조증에 걸린 눈에게 휴식을 주고자 오늘은 여기까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