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나비 - 정규 2집 전설
잔나비 (Jannabi) 노래 / 카카오 M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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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에 가장 가까운 노래들 하면 MOT 을 말하곤 했는데 정확히 서른셋 넘기고난 후부터 그 노래들을 듣지 않는다. 그리고 어쩌다가 또 심장을 강타한 이들이 등장했으니 잔나비, 솔직히 마음을 앗길까봐 계속 안 듣고 있었는데 내 이럴 줄 알았지, 이럴 줄 알았어, 쯧쯧 이러면서 미친듯 요즘 하루에도 수십 번 리플레이, 딸아이는 태연이랑 블랙핑크 하염없이 무한 리플레이, 나는 잔나비, 이러고 둘이서 고개를 까딱까딱거리면서 길거리를 걸어다녀요, 잔나비 노래 들어봐 하고 들려줬더니 마망, 쎄빠몽띱, 아이쿠나 그래서 각자 헤드폰을 끼고 이어폰을 끼고 계속 고개를 까딱까딱거린다. 일단 오늘의 일정이 시작되기 전까지 딱 세 번만 더 듣고 정신 차려야지, 손가락 끝에서 오렌지향이 난다. 아침 먹을 때 오렌지껍질 손으로 까서 딸아이 입으로 쏙쏙 집어넣어주는 게 나는 그렇게나 좋다. 타자치면서 킁킁킁 손가락 끝 오렌지향기 맡는다, 우리 딸 애기였을 때 땀범벅일 때 냄새랑 비슷하다, 그래서 베이비 민 떠오른다. 더럽죠? 하지만 더럽은 THE LOVE 인걸 ㅋㅋ 평범한 우리 각자에게는 변태적인 요소가 모두 깃들어있는데 그것들을 가감없이 내보일 때 진짜 사랑이 시작된다. 진짜 사랑이란 별 건 아니고 그냥 차별적인 사랑이라고 해두자. 나는 이제까지 그랬던 거 같고 나를 사랑했다고 생각한 사람들도 보면 그들의 변태적인 모습을 발견할 때 혹은 내보여줄 때 아 사랑이 시작되는 것이렷다 찌릿찌릿 그랬던 거 같다. 말은 변태라고 했지만 네 안의 코찔찔이와 내 안의 분홍핑크리본이 반짝반짝 빛을 발하는 경우도 같은 케이스다. 잔나비 최정훈 우리 막내외삼촌이랑 진짜 많이 닮았다, 자신 안에 있는 광대들을 드러낼 때 그걸 포기하고 살지 아니면 한 번뿐인 인생 별 거 있겠는가 하고 마음껏 펼칠 때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할 때 역시 인생은 결정된다. 경계가 무너지는 순간들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스쳐지나가면 스쳐지나가는 것 또한 그런 사랑이다, 스쳐지나가는 사랑과 머무는 사랑이 있는 것이지 사랑이 죽을 때까지 곁에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없는 것처럼. 예술이란 이름을 과대포장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자신 안에 있는 광대들을 억지로 목 졸라 죽이고 보통 인생을 살아가는 걸 불행하다고 할 수는 없지, 누가 누구의 인생을 평가한다는 말인가. 주인에게 살해된 광대들이 자기들끼리 판을 벌려 신나게 몸춤을 추는 모습 또한 아름답기 그지 없으니. 남들 보기 평범한 인생을 살아가는 게 얼마나 고역스러운지 아는 건 광대를 포기한 인간 그 자신뿐이다. 사라졌으나 사라지지 않은 나의 광대들에게도 키스를. 오늘 빛이 좋다, 바람도. 잔나비 콘서트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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