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정원일기, 소통의 정치를 논하다
박홍갑 외 지음 / 산처럼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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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이 보통 아는 우리나라의 기록유산은 조선왕조실록이다. 장장 5백년이나 지속된 왕조의 기록물이니 그럴만도 하다. 하지만 이보다 더 생생한 기록물이 있다는 사실은 잘 모른다. 물론 승정원일기라는 기록물이 있다는 사실은 좀 알지만 그 기록물이 조선왕조실록보다 5배나 많은 분량을 자랑하고 조선왕조실록이 이후에 취사선택된 2차 기록물인데 반해 승정원일기는 그 현장에서 바로 기록했던 1차 기록물이라는 사실은 잘 모를것이다. 이와 같은 사실은 한국고전번역원 사이트에 가야 겨우 접할 수 있는 사실이이 말이다. 나도 얼결에 방문한 이 사이트에서 그러한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 다른 일반인들의 경우에는 전혀 알 턱이 없을 듯 하다. 고전에 관심을 가지고 잘 알려지지 않은 고전들을 뒤적거리던 나에게 이러한 승정원일기라는 위대한 기록물이 있다는 사실은 참 반가웠다. 그래서 책을 찾아보다가 그 엄청난 기록물에 놀랐다. 그래서 내가 죽기전까지 다 보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기도 했다. 그러다가 찾은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승정원일기라고 검색하면 나오는 3권의 책 중에서 내가 구할 수 있던 유일한 책이랄까. 이 책은 이 위대한 기록물에 대한 구체적인 사실과 그 안에 담긴 생소한 사실들을 담고 있는 책이다. 


 내가 이 책을 참 인상깊게 본 점은 아무래도 승정원 일기 그 실체 대해서이다. 소실되어서 남은 기록물이 비록 500년중에 인조이후부터 기록하고 있는데도 그 양이 조선왕조실록에 비해 엄청나게 많고 당시 현장에서 바로바로 쓰여졌다는 사실이 그 가치를 더 높혀주고 있다. 현재 전산화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모든 기록물이 번역되려면 아직도 수십년이 남았다는 사실이 참 놀랍기도 하다. 그날의 날씨와 왕의 몸 상태에서 시작하여 왕이 행했던 모든 기록들이 담겨져 있어 당시의 사회, 문화, 정치, 사상등 조선의 사회 전반에 대해 보다 더 정확하고 생생한 추측이 가능하여 우리의 선조들이 어떠한 삶을 살았는지 이해할 수 있다. 그 안에 담긴 이야기 중에 흥미로운 이야기들도 많았다. 궁궐에서 왕자를 실재로 양육하던 유모의 지위가 상당히 높았다는 사실도 있었고 지방으로 부임가는 한 관리에 대해 왕이 질문을 했는데 그에 제대로 답하지 못해 부임이 취소되고 다른이가 임명되어 갔다는 사실도 있었다. 또한 새로운 관리가 오면 오늘날 신입길들이기라고 볼 수 있는 면신래라는 것이 있었다니 예나 지금이나 사람사는 곳은 똑같다는 생각을 하게도 만든다.  이렇게 정치, 사회, 과학, 문화 등 오늘날에도 심도 있게 연구해 볼만한 이야기들이 담긴 것이 승정원일기라는 생각이 든다. 수백년간 어떻게 왕이 정치를 했는지 그 과정이 여과없이 드러나 있고 문화는 어떠했는지 천문에 대해서는 어떠한 기록을 남겼는지 다 적혀있는데 우리는 그런 위대한 유산을 잘 모르는 것 같다. 그나마도 일반인이 접할 수 있는 책으로는 이 책 단 한권이라는 것이 안타깝다. 그리고 이 승정원 일기는 2001년 9월 4일 충북청주에세 열린 유네스코 심의회의에서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중국에서 가장 방대한 역사기록물이라는 명실록 보다 비교자체가 되지 않는 엄청난 유산임을 세계가 알게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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