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섬들 - 인간이 떠난 자리에 피어난 생명
캘 플린 지음, 황지연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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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파괴하고 오염시켜서 더 이상 살 수 없게 된 땅을 떠난 뒤, 그곳에는 숲이 복원되고 야생동물이 돌아온다. 인간이 사라졌기 때문에 오히려 회복되는 자연생태의 역설을 담아낸 책이다.

버려진 광산의 잔해물 더미, 전쟁으로 방치된 농토, 방사능 유출로 인간이 살 수 없게 된 땅, 산업의 몰락으로 텅 비어버린 주택가, 오염 물질을 시멘트 속에 가둬 놓은 쓰레기 섬, 인간의 실수로 호수가 된 사막 분지 등 저자는 세계 곳곳의 인간이 망쳐 놓은 장소들을 찾아다닌다. 그리고 그곳에서 진행되는 자연의 복원력을 관찰한다.

인간이 사라지면 그 장소에 자연은 알아서 생명을 퍼트린다. 아무리 오염이 심한 곳이라도 자연은 복원된다. 인간이 망쳐버려서 인간이 살 수 없는 곳이지만 자연 생태계는 다시 생명을 싹틔운다.

그러니 자의든 타의든 한 발짝 물러서서 자연에게 공간을 내어주는 것. 어쩌면 이러한 행위들이 기후위기라는 거대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작은 불씨일 수도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하지만 저자는 자연이 인간으로 인해 파괴되기 전의 본래 모습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인간 중심적인 사고에는 의문을 제기한다. 오염된 땅에 적응한 새로운 식물이 자라거나 외래종이 유입되어 이전과는 전혀 다른 생태계를 형성하면서 자연은 인간이 예상치 못한 새로운 대답을 내놓기도 한다. 그런데 인간은 그것이 본래의 모습이 아니라는 이유로 새로운 생태계마저 뿌리 뽑으려 한다. 저자는 이러한 순혈주의적 자연보호 관점을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외래종의 침투로 토종 생태계가 위협받고 있다는 뉴스를 접하면 걱정스러운 마음도 들었는데 또 외래종을 뿌리 뽑아 다 죽여버려야 한다는 관점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 책을 읽고 나니 그것도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어려운 문제인 것 같다.


 

세계 곳곳의 파괴된 장소를 직접 발로 뛰어 취재해 소개하고 그렇게 파괴된 곳의 역사를 담아내어서 유익하게 읽기는 했지만 약간 거슬리는 점도 있었다. 저자의 문장이 다소 문학적이라는 점이 그렇다. 인간이 파괴하고 오염시킨 장소, 누군가의 삶이 무너져 내린 현장을 아름답고 서정적인 문장으로 담아낸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애잔한 마음으로 인간이 없는 고요한 풍경을 열망하듯 상상하게 된다. 참으로 아픈 곳인데 이렇게 아름답게 소비해도 되나 하는 느낌이 들기도 해서 읽으면서 살짝 불만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인간이 없어져 버린 장소는, 그 풍경은 정말 아름다울 것 같기도 하다. 그곳에 스며들어 있는 아픈 상처는 잠깐 외면하고 또 그곳에 어떤 오염이 도사리고 있을지 생각하기를 잠깐 내려놓고 보면 말이다.  그 고요함이, 그 을씨년스러움이, 그 평화로움이 얼마나 아름다울까... 그러니 그렇게 쓸 수밖에 없었을 것 같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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