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영화 녹터널 애니멀스를 보고 내용상 약간 부족함을 느껴서 원작 소설을 보고자 했다. 이런저런 이유로 원서를 샀는데 바로 이게 실수였다. 몇 번을 집어 던졌는지 모른다!

너무너무 재미없었다. 원서를 읽을 때는 그저 첫째도 재미 둘째도 재미 셋째도 재미다. 재미라는게 흥미위주의 가벼운 재미도 물론 포함이지만 내가 감탄할 수 있는 문학적 성취나 지적인 흥미 같은 것도 당연 재미에 속하는 것이다. 아무리 원서에 단어가 어렵고 문장이 복잡해도 이런 재미들이 있으면 참고 읽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은 도통 재미가 없었다!

스릴러인가 하고 읽었지만 전혀 스릴러가 아니고 그렇다고 문학적으로 가슴을 때리는 이야기를 하고 있냐하면 그것도 아니다소설 속 인물이 읽는 소설 이야기는 그것대로 긴장감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이건 순전히 소설 속 소설이라는 형식을 벗어나 독립적으로 나와 있을 때나 가능한 것이다. 소설 속에서도 이미 소설이라고 하면서 나오는 이야기를 대체 무슨 긴장감을 가지고 읽을 수가 있겠는가? 이건 그냥 소설일뿐이라는 한계가 정해져 있는데?

그리고 그 소설을 읽는 수잔의 이야기는 정말......공감도 안 되고 재미도 없고.

대체 왜 수잔은 에드워드의 소설을 읽으면서 양심에 찔려하는 건데? 그 이야기와 수잔의 첫 번째 결혼 생활과의 연관성을 대체 어디서 찾아야 하는 거지?

게다가 문장들이 너무너무 짜증난다. 길게 줄줄 늘어지거나 불완전한 문장들로 끝내버리는 이 작가의 문체는 정말이지 내 스타일이 아니었다. 읽다가 이게 뭔소리지 하고 돌아가서 다시 읽기를 계속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이 책을 집어 던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다가 그래도 한번 어떻게 끝내나 보자며 다시 가지고 와서 꾸역꾸역 읽다보면 도통 등장인물 그 누구에게도 정이 쌓이지 않고 오히려 화가 쌓이기 시작해서 급기야는 뛰어넘기 신공을 발휘하게 되는데 그러면서 나는 중얼거리기 시작한다. 다시는 이 작가의 책을 보지 않겠어 라고.

작가 이력을 보니 대학에서 문학을 가르쳤던 교수님이었다. 어쩐지! 학생들 가르치며 소설을 분석하던 습관대로 소설을 쓰신것이로구만. 소설을 너무 머리로 썼다 했지.

아무튼 이 책은 책장 속 눈에 안 띄는 구석탱이에 처박아 둬야겠다. 책에 대한 나의 소심한 복수다.

 


ㅠㅠ 요즘 올해들어 산 책이 택배사에서 안 오고 있다. 교보랑 예스24에서 산 것들. 벌써 열흘이 넘었다.

새 책이 안와도 읽을 책은 많지만 그래도 안 오니 답답하고 뭐 그렇다. 이런 상황에서 이 책이 더욱더 곱게 보일리가 없었던걸까? ㅋㅋㅋㅋ 쓰다 보니 분노의 후기가 되었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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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01-12 23: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교수님 자신이 창작한 주인공들을 분석 하듯이 ㅋㅋ
소설 작법(페이지 터너)는 리 차일드와 킹 작가가 교수님들보다 훠!얼씬!^^

새해 연휴 시작 되는 주 이전에 망고님 주문 도서들 안전하게 도착 해야 하는데...

망고 2022-01-12 23:48   좋아요 1 | URL
그니까요 교수님이 소설을 여러방면으로 생각해 보도록 썼는데 너무 가슴으로 안 와닿고 그냥 학생들한테 소설은 이렇게 구성하고 독자들은 이런식으로 생각하고 등등을 본보기로 보여주듯 쓴 느낌이에요ㅜㅜ 에잇 영화로 끝냈어야 할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