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 위에 차려진 역사 한 숟갈 - 역사 속 한 끼 식사로 만나는 음식문화사의 모든 것
박현진 지음, 오현숙 그림 / 책들의정원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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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간만에 참 마음에 맞는 책을 읽었습니다. [밥상 위에 차려진 역사 한 숟갈]식품공학과 교수 박현진 님이 쓴 책인데, 저에게는 전공서적을 읽는 것도 같고, 좋아하는 서적을 읽는 것도 같아 2토끼 다 잡은  기쁨이 있습니다.

이 책의 특징은 식품의 이화학적 특징보다는 역사적 지리적 문화적 요소와 함께 식품재료와 완성된 요리를 함께 이해할 수 있게 풀이해놔서 참 좋았다는 거예요. 사실 전공자들도 후에는 화학기호나 숫자들이 이해가 안 가서 그냥 인문학적으로 서술한 책들이 더 좋더라고요.
① 예를 들어 해조류에 요오드가 얼마나 들어가서 좋다는 것보다는 완도에서 미역이 많이 나는 이유, 마른 김을 먹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일본밖에 없는 이유, 우리-중국-일본만이 미역 다시마 김을 먹을 수 있는 이유는 해안가와 적당한 파도와 기후 때문이라는 걸 가르쳐주는 게 좋잖아요~ (역시 우린 축복받은 나라야~^^)

스페인 토종 흑돼지로 만든다는 하몽(=햄), '이베리코 데 세요타'가 참 먹고 싶어졌는데, 이 생햄은 돼지 두당 3000평에 그냥 풀어놓고 도토리(하루 10kg)를 먹으러 물먹으러 뛰어다니게 놔두고 그렇게 사방 뛰어다니느라 단단해진 돼지 뒷다리로 햄을 만든답니다. 얇게 썰면 쫀득쫀득하고도 도토리 향이 난다는데 이 햄은 기후가 맞아야 생산이 가능하대요, 우리나라에선 돼지 토종 방목은 지리산이나 한라산 산악이면 된다고 해요, 그 고품격 햄, 하몽 or 프로슈토가 참 먹고 싶어요 ㅎㅎ

식의 종주국 싸움
두부? 우리나라 vs 중국 => 우리나라(못 믿겠는 분은 '세종실록'을 읽어보시라~)
김밥? 우리나라 vs 일본 => 우리나라(김밥의 역사는 우리나라, 김에 뭘 많이 넣어먹는 건 일본)
스시? 일본 vs 동남아 => 동남아
라면? 우리나라 vs 일본 => 일본

최적의 레시피도 기후를 고려해서
김치 - 20℃에서 3~4일
회 - 사후 대략 12시간 후

설탕에& 대체 감미료에 관한
고려 때 송나라에서 후추와 함께 전해 받은 설탕, 모든 문화가 그렇듯이 식품문화도 그러하여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왕, 귀족들이 먼저 누리고 나중에 서민들에게  내려진다는 ...  한때는 부의 상징이었던 설탕은 70년대까지만 해도 아버지가 회사에서 명절 때 타오던 귀한 선물세트였던 거 같은데, 지금은 각 나라마다 다투어 세금을 물리고 사용량을 제한하여 건강증진을 도모한다니...

설탕과 대체 감미료 그 양날의 검에 대해서
설탕 대체 인공감미료는 단맛만 내고 칼로리를 내지 않아 다이어트나 당료 환자들에게 좋다는 것뿐, 올리고당이나 알룰로스, 자일로스도 마찬가지 박사들이 실험실에서 열심히 만들어서 입에서는 단맛을 느끼고 몸밖으로 그냥 배출해버리는 것 외에는 이점이 없다는 거, 이거 딱 1가지만 알고 넘어갔으면 합니다.


당도(설탕의)
천연 or 인공 여부
열량
사카린
300~500배
인공

아스파탐
200배
인공
4kcal/g
스테비오사이드
300배
천연

수크랄로스
600배
인공



食品學而時習之 不亦說乎 식품학이시습지 불역 역호, 식품을 배우고 익히니 즐겁지 아니한가?
저도 그렇습니다 ㅎㅎ 
고3 때는 성적에 맞추어, 당시 병치레를 했던 나에게 좋은 과를 찾는다고 적성에도 맞지 않은 과목을 선택하고 후회 많이 했었는데, 지금 먹거리가 풍성한 웰빙의 시대에 정말 좋은 전공을 선택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떤 과목은 20~30여 년이 흐르면서 너무나 업그레이드가 많이 되어 배운 거 다  소용없더라고요. 그런데, 식품 분야는 나날이 발전하여 이론이나 실기나 더 많이 배우고 익히기에 너무 좋은 과목이에요 정말 행복합니다 ㅎㅎ  이 책을 쓰신 교수님의 마인드가 이렇다 보니 내용도 식품의 긍정적인 부분만을 많이 강조했더라고요

막걸리에 포도주나 맥주에 15~20배가량 많이 들어있다는 항암물질 파네솔은 많이 들어가있어봤자 극히 미량이라 (1리터에 1260~4660μ g) 이로운 효과를 먹으려면 하루 10병 이상을 먹어야 효과를 볼 수 있어 설득력이 없다 해요. 적포도주에 많이 들어있다는 레스베라트롤도 극소량이라 결국 마케팅 전략이라는데 ...  이 책은 파네솔이나 레스베라트롤 등 모든 식품의 성분에 이로운, 맛있는 긍정적인 부분들만을 강조해 읽는 이들에게 힐링을 주고 있습니다.
지금 핫한 건강보조식품이나 등등의 식품들도 쇼 닥터들이나 사이비 과학자들에 의한 상술이라는 식품에 대한 냉정한 or 부정적인 견해도 많은데, [밥상 위에 차려진 역사 한 숟갈]은 식품의 역사와 + 포지티브적인 부분이 많아요. 위약? 플라시보도 효과인데 좋은 말 듣고 좋은 음식 먹으면 더 좋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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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출근하는 김대리에게 - 25년차 직장의 신이 우리 시대 미생에게 건네는 따뜻한 격려와 시원한 조언
유세미 지음 / 책들의정원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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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시급, 3D업종, 비정규직 이런 약자의 위치에 있었던 분의 글이 아니라서 그랬는지 뼛속까지 절감하는 삘은 없었습니다만, 요즘 직장에서 매너리즘에 빠진 저에게는 약간의 힐링이 되는 책이었습니다.

이 책의 첫 번째, 두 번째 문장이 딱 지금 저의 마음이었습니다~!!  (이건 나한테 맞는 일이 아니다~~ 상사의 마인드가 문제야 ~ ㅠㅠ)

https://blog.naver.com/perpetua0919 블로그를 운영 중이시더군요


삼성물산과 애경그룹 유통분야에서 20년간 근무한 이력에 애경 그룹 최초 여성 임원이라는 대단한 타이틀로는 궂은 일 마다않고 새끼들 위해 고단한 몸 이끄는 우리 엄마들의 활력소가 되기엔 이 책은 2% 부족한 감도 있었지만(제가 '인간극장' 수위의 감동 실화를 원했는지도 모르죠)  엘리트들이 겪어야 할 사람:사람의 고충은 되레 더하겠구나 싶은 생각도 들더군요

회사에서는 왜 친하다고 해도 상대방을 친구라 하지 않고 동료라고 하겠는가? 회사는 학교가 아니다. 친구를 만드는 곳이 아니라 동료와 함께 일을 하는 곳이다. 31쪽

여느 자기 계발서와 같이 이 책도 자존감을 강조합니다.
직장에서 휘둘리지 않으려면 '착한 사람 신드롬'에서 벗어나, '남부럽지 않은 삶'이 아니라 나만의 스타일과 나를 존중하는 직장생활을 해야 한다는 것을 거듭 강조하더군요. 또, 자기가 좋아하는 것과 잘 할 수 있는 것과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것은 다르다는 것......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이 책을 통해서도 또 한 번 느꼈고요~

강박증 속에서 촌각을 다투는 현대인의 바쁨을 프로테스탄트식 교육이라 비판하는 분들도 있지만, 긍정 DNA에 +기독교식 가정교육을 받은 지은이의 <오늘도 출근하는 김대리에게>는 이것이 정답이라고 느낄 정도의 열심이 보였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살아야죠, 미리미리 준비하고 누가 뭘 물어보면 우물쭈물하지 말고 딱 대답하게 준비해야 한다는 말이 참 와닿았습니다.

직장생활로 지금 숨 고르기 하는 분들에게 권하고 싶은 짧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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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면역요법이 답이다
신광순 외 장덕한방병원 면역암센터 지음 / 느낌이있는책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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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에 관한 가장 평이한 책인 것 같아요. 암이라는 현대 불치의 병에 대한 기전과 자세한 언급 없고, 유방암 외에 다른 암에 대한 설명도 없어요. 박사님들마다 다른 저마다의 암에 관한 고찰도 없고, 가장 대중적인 가장 베이직한 암에 관한 상식들을 편집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유방암 면역요법이 답이다>

이 책은 장덕 한방병원 면역센터 암치료 가이드북이라고 봐도 큰 무리는 없을 듯 싶어요.  그 센터에서 책을 출판했고, 성공사례들도 당연히 그 병원이고,  옵션으로 따라오는 병원 소책자까지 있거든요 ㅋㅋ

총 파트 6으로 구성된 책인데, 파트 1 오프닝부터 강렬하게 암에 관한 장덕 병원에서의 치료 성공사례를 뿌립니다.
유방암 0기 발견했다는 환자가 수술 후 암이 4번이나 재발되고 유방암 4기까지 선고받았다는 뜨악한 후기 @@;;  (물론 장덕 한방병원 면역 암센터에서 치료받고 마음의 종양까지 잘라냈다는~), 면역치료 두 달 만에 전이된 암이 소멸됐다는... 외에 암이 더 이상 자라지 않거나 거의 안 보일 정도로 작아졌다는 사례가 소개돼요.


파트 2에서 유방암에 관한, 3에서 나에게 맞는 유방암 치료법에 대해서, 4는 통합 면역요법이 장황하게 설명되는데, 그러니까 이 책의 절반 정도가  제가 환자가 아니라서 지금은 절실하게 느껴지지 않더라고요, 전문적인 지식이 어필되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
(엄마가 유방암을 앓아서 부분 절제를 하셨어요, 그때는 엄마 죽을까 봐 얼마나 울고 여기저기 자료 수집하느라 거의 박사가 됐었는데, 그 시기가 지나고 돌아서니 금방 잊히네요 ^^;;)


파트 5 면역력 강화 섭식과 라이프 스타일, 저는 그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 식사와 암에 걸리지 않는, 암을 극복하는 식사는 다르지 않아요, 결국 진리는 한 군데서 만납니다. 흔하게 듣는 포화지방보다 불포화지방을 섭취하라~ 붉은 살 고기를 피하라~ 필요 이상 탄수화물 섭취는 독이다~ 채소와 과일 섭취를 충분히~ 통곡물 먹어라~ 스트레칭, 적당한 운동하라~  건강과 웰빙을 생각하는 분들은 책마다 눈 아플 정도로 읽었을 매우 평범한 내용, 그것이 정답이죠. 참 건강은 우리 가까이에 있는데 실천을 못 합니다 ㅠ.ㅠ



우리가 인지하지 못할 뿐, 암세포는 언제나 우리 몸에 정상 세포와 함께 공존한다. 원래 정상세포 안에는 암을 일으키는 암유전자와 암을 억제하는 유전자가 함께 있다. 181쪽 (적군과 아군이 함께 있다?)
우리 몸은 60조의 세포로 이뤄져 있고 이것들이 날마다 세포분열을 한다죠,  정상적인 경우 평생 10의 16제곱만큼이나 분열한답니다   ---   
날마다 세포가 죽고 복제가 되는 중에 한 놈이라도 삑살이가 나면 그게 암이 되는데 ---  애초에 암을 보고 면역세포가 다 잡아먹었어야 하는데 그거 못하는 게  '면역력 결핍' 때문이라고~!! 


발암 원인이 없어도 충분히 암에 걸릴 수가 있죠~!!
우리 엄마는 초산이 늦지도 않았고, 출산도 많이 4번이나 하셨고, 모유 수유 엄청 오래 하고, 가족 중에 한 분도 암 환자가 없으셨어요, 웰빙을 고집하시다가도  혼자서 걸리셨잖아요 완치되셨지만 ㅠ.ㅠ


면역력을 키운다는 한방약침, 발효한약, (못 마시는 분들을 위한) 비훈요법, 고주파 온열요법, 고농도 비타민 요법, 셀레늄 주사, 미슬토(서양 겨우살이)주사 등등 방사선이나 기존의 항암제보다는 왠지 암 치료도 친환경, 웰빙 삘 나는 요법들에 많이 끌렸어요. (이미 기존에 방사선 치료+ 항암제 치료= 90퍼 사망한다느니 암치료에 되레 환자들이 더 많이 죽는다느니 그런 책들 많잖아요)

 



졸리는 유전자 검사를 통해 BRCA1 유전자를 발견하고, 의사로부터 '유방암 발병 가능성 87%, 난소암은 50%' 라는 진단을 받고 유방절제술을 했죠. 어머니가 10년을 유방암으로 고생하셨대요 ㅠ.ㅠ 

어느 분이 그러시던데 "유방 잘라내느니 차라리 죽겠다!" 고 ...  그 마음도 십분 이해합니다. 우리가 포유동물이라서 여자 가슴이 아기 젖만 주는 거 아니잖아요? 남편의 아내이기도 하고 여자로서의 자존감과 아름다움 포기 못하잖아요 ...  그 아름다움과 자존심 지키려면 면역력, 건강부터 지켜야 한다는 거 또 한 번 생각하게 되네요.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http://blog.naver.com/scarlet7392/2208961965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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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절을 대하는 위험한 질문들
이영호 지음 / 책들의정원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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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절에 관한 책을 접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 거 같으네요. '표절 plagiarism' 분명 우리 정서와는 친숙하지 않은, 단어조차 어색한 서양문화의 소산입니다. 저작권, 지적 재산권과 함께 ~

이 책은 표절에 관한 14개 위험한 질문들과 여러 가지 표절의 예를 들려줍니다.

민족감정 때문에 그중 1, 6장의 일본이 우리를 따라 했다는 표절의 예가 얼마나 통쾌하던지 ~
역사적으로나 자연적으로나 일본에는 호랑이가 살지를 않았다는데,  '죽호도'를 보면 마치 대나무 숲에 일본 호랑이가 있는 것처럼 그렸다고 합니다. 우리가 내려주는 문물을 보고서 처~음으로 호랑이 그림을 본 것들이 '있어보이고' 싶었는지 자기들 땅에 있지도 않은 호랑이를 왜 그렸을까요? 일본에 호랑이 그림은 다 표절이랍니다.("암튼 없는 것들은 거짓말을 잘 한단 말이야 ~")

1970년대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구석기 유물, 찍개류 석기가 이슈를 타자 자기네는 4만 년 전, 50만 년 전, 70만 년 전의 유물을 발굴했다고 난리 난리를 쳤는데 그게 다 조작으로 밝혀져 국제적인 망신을 샀답니다. 이게 '이슈 표절' 이라는군요 (따라 하지 말란 말이야~~~ )

표절은 음악, 미술, 문학 어디에든 있지요.

음악, 바흐와 헨델
우리가 알고 있는 음악의 거장  바흐와 헨델은 '표절 작곡가' 였답니다. 다른 사람이 작곡한 곡을 맘대로 자기 곡에 갖다 붙이거나 아주 대놓고 곡이 맘에 들어 내 이름 붙였다고 큰소리치는 철면피들이었다네요. 단, 그 시대에는 그게 합법이었대요 바흐와 헨델이 자기 곡을 갖다 써주는 것만으로도 영광으로 알았다는~~  힘없는 사람들이 당했겠죠, 감히 바흐가 감히 궁중음악가 헨델이 자기 것 뺏어가는데 권력의 횡포를 누가 막아낼 수 있었겠습니까? ;;

미술, 피카소
이 시대 혁신의 아이콘 잡스에게 영감을 부어주었다는 피카소. 그는 "훌륭한 예술가는 따라 하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 는 정말 위대한 명언을 남겼죠, 남의 그림을 보고 막 베끼는 표절행위에 대해서 일말의 양심조차 없는 미술가였음은 길게 쓸 필요도 없는 거 같습니다.

이 책은 지금의 후드티, 후디 Hoody는 중세 유럽 수도승들이 입었다가 -록키, 실베스터 스탤론이 입었다가 - 페북 사장 주커버그까지 입었다는 거, 중세 때부터 개발된 프릴, 러플, 카트린 등 많은 디자인과 '하멜 표류기'와 '성호사설', '반계수록' 등 도서와 학위논문 표절 문제까지 방대한 양의 실례를 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디자인 표절 운운하면서 사진, 삽화 하나 없는 것이 아쉬웠어요 ㅠㅠ

그리스어 'plagios'는 '간교'라는 부정적인 의미를 품고 있고, 라틴어 'plagiarious'는 '남의 소유물을 훔쳐 가는 자'라는 의미까지 내포한다. 이처럼 어원만 보더라도 서양에서는 표절을 도둑질이라는 범죄행위로 인식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123쪽

표절은 '다른 이의 창작물을 마치 내 것처럼 사용하는 경우' 에 있다... 다른 이의 창작물을 '내 것처럼 공표할 때' 논란이 생긴다. 109쪽.

제9장에는 표절과 혼동이 되는 클리셰, 오마주, 레퍼런스의 정의가 잘 돼있고 리바이벌, 리메이크의 차이도 알기 쉽게 잘 설명해 놓았습니다.

이 책의 느낌은 표절에 대해 장황하게 늘어놓긴 했으나 저작권법, 지적 재산권에 대한 설명은 좀 부족합니다. 앞으로 어떻게 하면 법에 저촉되지 않는 창작활동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언급이 없어요.

본래 우리 정서에는 '표절' 이라는 게 단어조차 생소하고, 지적 재산권으로권을 보장한다는 것도 잘 맞지를 않는답니다 ;; 7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 문화인들은 절친에게 자기가 직접 작사 작곡한 곡을 선사하였다고 해요. 카페 쎄시봉에서 시작된 통기타 가수들은 노래가 필요하든 연주가 필요하든 함께 어울려 그룹으로 다니며 이루어낸 거의 공동체적 문화을 만들었지 어떤 1인의 잇권이 보장된 독단적이고 이기적인 소유물을 만든 게 아니었답니다. 내가 만든 곡 네가 불러서 네가 돈 많이 벌어도 그 돈 내놓으라고 안 한다는 거죠. 표절, 이거 다 근래에 돈 밝히는 서양에서 들어온 거에요~

사상 표절도 그래요, 저도 제가 아는 것을 쓰는 게 아니라 가르쳐주시는 스승님 거 갖다 베껴 쓰는 거예요 그런다고 표절 아닙니다. 스승님의 가르침대로 배우고 익히고- 내 것을 만들어서- 또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중인데, 이런 과정에서 제 블로그 SNS에 포스팅을  보시고 스승님이 '내 것을 훔쳐 갔다'고 생각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더 많은 사람들이 당신께 배운 제 믿음과 소신을 닮아가길 간절히 바라실 거예요. '청출어람이 청어람' 이라고 제자가 스승을 닮는 것을 그것이 어떤 분야든 표절의 범위에 넣을 수 없습니다.

표절을 판단하는 작업도 미학적이고 전문적인 파트에 속한답니다. 마치 옥석을 가리는 것 같은 심혈을 기울여야 하는데요, 표절자와 표절 당한 자 사이에 접촉은 있었는지, 스승이 하나인지, 비슷한 영감을 가질 만한 요소가 있는지 한마디로 뒷조사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군요.

인간인지라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우리 DNA에 이미 그분들의 창의성이 녹아있고, 학문과 반복적인 학습을 통해 선배들의 성과를 답습해왔는데, 내가 의도하지 않은 표절이 날 수도 있지 않습니까?
'나' 보다 '우리'를 먼저 생각하는 우리에게 표절이란 더욱 이질감이 느껴집니다.

표절에 관한 저의 정의는 이렇습니다. 표절은 그것을 가리는 자와 행위자에 대한 양심의 문제이지 사회성, 일반성, 당위성에 근거하여 진위를 판단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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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naver.com/scarlet7392/2208517547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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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숨에 이해하는 군주론 클래식 브라운 시리즈 1
김경준 지음 / 생각정거장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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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론  Il principe>은 500여 년 전 르네상스 후기, 이탈리아 도시국가 피렌체 실무 외교관이 복직을 꿈꾸며 쓴 자기소개형 팸플릿이랍니다.

 

<군주론>은 로렌초 데 메디치 전하에게 올리는 글

니콜로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1513년에 집필되고, 1532년 출간​되었답니다.

피렌체 외교관 마키나벨리는 메디치 가문의 군주정이 복원되면서 44세에 공직에서 추방되고, 반역 혐의로 투옥되어 고문까지 받았답니다. 같은 해에 메디치 가문의 추기경이 즉위하면서 특별사면을 받으며 석방된 그는 복귀를 꿈꾸며 메디치 상속자에게 잘 보이려고 일종의 '군주 가이드북' 을 헌정합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정작 마키아벨리의 러브레터의 수신인 로렌초는 <군주론>을 읽어보지도 않았고, 마키아벨리는 외교관으로 복귀되지 못하고 1527년 58세로 사망합니다. 당대에는 빛을 보지 못한 비운의 헌정서, <군주론>은 수도 없이 읽히고 해석되고 반박되기를 반복합니다.

 

<군주론> 폄하론

<군주론>에는 출세를 위한 온갖 권모술수와 아첨이 가득하다고도 하죠, 마키아벨리가 복직을 꿈꾸며 지역 최고권력자에게 보낸 글이니 애초에 집필 목적부터가 그러하지 않겠습니까? 동양의 '삼국지' 가 그런 대접을 받는 것처럼 <군주론> 도 같은 이유로 폄하되지만, 내용을 보면 현대 샐러리맨들에게 필요한 '오너에게 귀요미되기',  '직장에서 나홀로 셀프 등업하는 법' 이런 팁이 많은 거 같아요. 그게 뭐가 나쁜가요?

 

<군주론>은 일반인을 위한 도서가 아니랍니다

프로이센의 프리드리히2세, 나폴레옹, 레닌도 탐독하였다는 <군주론>은 본래 군주에게 바치는 글이기 때문에 지금처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자기계발서가 아니랍니다.  누구나 군주가 될 수 있는 것이 아닌 것처럼 본래는 누구나 이 책을 읽을 자격이 없는 거죠. 그런데, 왜 현대인의 필독도서로 집필 이후 500여 년 간 읽혀지고 있을까요?

 

<군주론>의 불편한 진실

대개 인류에게 자기계발도서로 읽혀지는 (비종교인의)성경, 논어, 맹자, 불경 등과 달리 <군주론>에는 참 불편한 진실이 많습니다. 인간의 속성을 너무 잘 알고 있다는 거에요,

77쪽. 자고로 사람이란, 자신에게 나쁜 행동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던 사람이 의외의 호의를 베풀면 그에게 더 애착을 보이는 법입니다.

119쪽.인간이란 자고로 은혜를 모르고 변덕스러우며 기만하고 비열하며 탐욕스럽습니다.

120쪽. 인간은 아버지의 죽음보다 재물의 상실을 더 잊지 못합니다

172쪽. 날씨가 좋을 때 폭풍을 대비하지 않는 것은 인간의 공통된 결점입니다.

백성을 다스리는 군주는 이러한 속성들을 꼬집어줄 가이드북이 반드시 필요했을 것입니다.

 

중세의 패러다임에 대항한 마키아벨리

어느 시대에나 너무 앞서간 사람은 당대에 인정받지를 못하는 것 같습니다.

마키아벨리가 살았던 중세는 <군주론>이후 100년까지도 중세유럽에선 교황은 신의 대리인이었고, 카톨릭 교회는 교리에 어긋난 주장을 하는 학자를 화형시켰을 정도로 무소불위였으나, 마키아벨리는 '인간의 자유의지' 를 말하는 근대 이전의 선구자였습니다. 그런 자유의지는 시대변화를 읽고 미래를 내다보고 사전에 준비를 하면서 '항상 변화를 읽고 따라가는 유연성을 길러야한다' 고 참 탄력적이고 세련된 철학을 주장한 전직 외교관이었습니다. 멋지네요~ ^^ 

 

군주가 가져야할 덕목과 행동지침, 마인드에 대한 지침서

이 부분은 책의 본문을 읽어보심을 강추해요, <군주론>은 필독도서이니까요 ~^^

군주는 좀 있어보여야하고, 때로는 인색함이 더 이로울 수 있으며, 군주는 두려움과 존경을 받아야하며, 착한남자 코스프레도 할 줄 알아야하며, 미움받지 않을 용기가 필요하다....뭐 이런 하늘같이 높으신 군주가 갖출 매너항목입니다.

 

<군주론>은 제26장으로 구성되는데, 마지막 장 '필요에 의한 무력은 신성하다'로 마칩니다.

당시 정치와 종교, 두마리 토끼 다 잡은 메디치 가문은 마키아벨리를 파직도 시키고 반메디치 혐의로 투옥도 시키고 석방도 시킨 '병 주고 약 준' 가문인데요, 그들을 향한 마지막 절규입니다. '필요에 의한 전쟁'도 불사하여 이탈리아를 통일하고 이민족의 침략을 무찌르라는 제안이었습니다. 물론 <군주론>은 당시에 마키아벨리를 복직도 못시켜줬을 뿐더러 외면당한 헌정서였기 때문에 이 제안도 없었던 걸로 치부되었죠.

이시대 우리가 <군주론>을 읽어야할 이유는 우리가 살아가는 가정, 직장, 사회 등의 온오프라인 커뮤니티에서 내가 리더로서 구성원으로서 해야할 일들이 있어요, 이제 모두가 평등한 세상에서<군주론>은 더이상 군주만이 읽을 도서가 아닙니다. 내가 속한 곳에서 해야할 일들을 벌써 500여 년 전에 집필해놓은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특별히 생각정거장의  <단숨에 이해하는 군주론> 지은이 김경준씨는 벌써 '마흔이라면 군주론' 등을 집필한 마키아벨리즘 마니아네요, 고전을 바로 이해하기 어려운데 이분의 해설이 더 명문장이라는 느낌도 들었어요. 이 책은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본문 + 김경준씨의 해설로 구성돼있어 읽기가 편합니다.

<군주론> 당시에는 읽히지도 않았던 비추도서였던 것이 권력자들에게는 암암리에 읽혀지고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과 함께 정치사상적으로 종교와 세속을 분리하는 근대정신의 출발점이 되었답니다.

16세기 초반 당시는 헌정자에게 버림받은 책이 21세기 후대에는 불후의 명작, 스테디셀러가 되는 역설적인 운명의  <군주론> 비운의 도서에요. 꼭 읽고 소장하고 싶었는데, 이번 기회에 2번 정도 탐독했고요 영문학을 공부하는 우리 드보라에게 물려주려고요, 참 좋은 미니북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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