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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숨에 이해하는 군주론 ㅣ 클래식 브라운 시리즈 1
김경준 지음 / 생각정거장 / 2015년 11월
평점 :
<군주론 Il principe>은 500여 년 전
르네상스 후기, 이탈리아 도시국가 피렌체 실무 외교관이 복직을 꿈꾸며 쓴 자기소개형 팸플릿이랍니다.
<군주론>은 로렌초
데 메디치 전하에게 올리는 글
니콜로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1513년에
집필되고, 1532년 출간되었답니다.
피렌체 외교관 마키나벨리는 메디치 가문의 군주정이 복원되면서
44세에 공직에서 추방되고, 반역 혐의로 투옥되어 고문까지 받았답니다. 같은 해에 메디치 가문의 추기경이 즉위하면서 특별사면을 받으며 석방된
그는 복귀를 꿈꾸며 메디치 상속자에게 잘 보이려고 일종의 '군주 가이드북' 을 헌정합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정작 마키아벨리의 러브레터의
수신인 로렌초는 <군주론>을 읽어보지도 않았고, 마키아벨리는 외교관으로 복귀되지 못하고 1527년
58세로 사망합니다. 당대에는 빛을 보지 못한 비운의 헌정서, <군주론>은 수도 없이 읽히고 해석되고 반박되기를
반복합니다.
<군주론>
폄하론
<군주론>에는 출세를
위한 온갖 권모술수와 아첨이 가득하다고도 하죠, 마키아벨리가 복직을 꿈꾸며 지역 최고권력자에게 보낸 글이니 애초에 집필 목적부터가 그러하지
않겠습니까? 동양의 '삼국지' 가 그런 대접을 받는 것처럼 <군주론> 도 같은 이유로 폄하되지만, 내용을 보면 현대 샐러리맨들에게
필요한 '오너에게 귀요미되기', '직장에서 나홀로 셀프 등업하는 법' 이런 팁이 많은 거 같아요. 그게 뭐가 나쁜가요?
<군주론>은 일반인을 위한 도서가
아니랍니다
프로이센의 프리드리히2세, 나폴레옹, 레닌도 탐독하였다는
<군주론>은 본래 군주에게 바치는 글이기 때문에 지금처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자기계발서가 아니랍니다. 누구나 군주가 될 수 있는
것이 아닌 것처럼 본래는 누구나 이 책을 읽을 자격이 없는 거죠. 그런데, 왜 현대인의 필독도서로 집필 이후 500여 년 간
읽혀지고 있을까요?
<군주론>의 불편한
진실
대개 인류에게 자기계발도서로 읽혀지는 (비종교인의)성경,
논어, 맹자, 불경 등과 달리 <군주론>에는 참 불편한 진실이 많습니다. 인간의 속성을 너무 잘 알고 있다는
거에요,
77쪽. 자고로 사람이란, 자신에게 나쁜 행동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던 사람이 의외의 호의를 베풀면 그에게 더 애착을 보이는 법입니다.
119쪽.인간이란 자고로 은혜를 모르고 변덕스러우며 기만하고
비열하며 탐욕스럽습니다.
120쪽. 인간은 아버지의 죽음보다 재물의 상실을 더 잊지
못합니다
172쪽. 날씨가 좋을 때 폭풍을 대비하지 않는 것은 인간의
공통된 결점입니다.
백성을 다스리는 군주는 이러한 속성들을 꼬집어줄 가이드북이
반드시 필요했을 것입니다.
중세의 패러다임에 대항한
마키아벨리
어느 시대에나 너무 앞서간 사람은 당대에 인정받지를 못하는 것
같습니다.
마키아벨리가 살았던 중세는
<군주론>이후 100년까지도 중세유럽에선 교황은 신의 대리인이었고, 카톨릭 교회는 교리에 어긋난 주장을 하는 학자를
화형시켰을 정도로 무소불위였으나, 마키아벨리는 '인간의 자유의지' 를 말하는 근대 이전의 선구자였습니다. 그런 자유의지는 시대변화를 읽고 미래를
내다보고 사전에 준비를 하면서 '항상 변화를 읽고 따라가는 유연성을 길러야한다' 고 참 탄력적이고 세련된 철학을 주장한 전직 외교관이었습니다.
멋지네요~ ^^
군주가 가져야할 덕목과 행동지침, 마인드에 대한
지침서
이 부분은 책의 본문을 읽어보심을 강추해요,
<군주론>은 필독도서이니까요 ~^^
군주는 좀 있어보여야하고, 때로는 인색함이 더 이로울 수
있으며, 군주는 두려움과 존경을 받아야하며, 착한남자 코스프레도 할 줄 알아야하며, 미움받지 않을 용기가 필요하다....뭐 이런 하늘같이 높으신
군주가 갖출 매너항목입니다.
<군주론>은
제26장으로 구성되는데, 마지막 장
'필요에 의한 무력은 신성하다'로 마칩니다.
당시 정치와 종교, 두마리 토끼 다 잡은 메디치 가문은 마키아벨리를 파직도 시키고 반메디치 혐의로 투옥도
시키고 석방도 시킨 '병 주고 약 준'
가문인데요, 그들을 향한 마지막 절규입니다. '필요에 의한 전쟁'도 불사하여 이탈리아를
통일하고 이민족의 침략을 무찌르라는 제안이었습니다. 물론 <군주론>은 당시에 마키아벨리를 복직도
못시켜줬을 뿐더러 외면당한 헌정서였기 때문에 이 제안도 없었던 걸로 치부되었죠.
이시대 우리가
<군주론>을 읽어야할 이유는 우리가 살아가는 가정, 직장, 사회 등의 온오프라인 커뮤니티에서 내가
리더로서 구성원으로서 해야할 일들이 있어요, 이제 모두가 평등한 세상에서<군주론>은 더이상 군주만이 읽을 도서가 아닙니다. 내가 속한
곳에서 해야할 일들을 벌써 500여 년 전에 집필해놓은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특별히 생각정거장의 <단숨에 이해하는
군주론> 지은이 김경준씨는 벌써 '마흔이라면 군주론' 등을 집필한 마키아벨리즘 마니아네요, 고전을 바로 이해하기 어려운데
이분의 해설이 더 명문장이라는 느낌도 들었어요. 이 책은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본문 + 김경준씨의 해설로 구성돼있어 읽기가
편합니다.
<군주론>은 당시에는 읽히지도 않았던 비추도서였던 것이 권력자들에게는
암암리에 읽혀지고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과 함께 정치사상적으로 종교와 세속을 분리하는 근대정신의 출발점이 되었답니다.
16세기 초반 당시는 헌정자에게 버림받은 책이
21세기 후대에는 불후의 명작, 스테디셀러가 되는 역설적인 운명의 <군주론> 비운의
도서에요. 꼭 읽고 소장하고 싶었는데, 이번 기회에 2번 정도 탐독했고요 영문학을 공부하는 우리 드보라에게
물려주려고요, 참 좋은 미니북이었습니다 ^^
http://blog.naver.com/scarlet7392/2205265746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