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쟁호투 - [할인행사]
로버트 클로즈 감독, 이소룡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08년 3월
평점 :
품절


많은 사람들이 ‘용쟁호투’를 이소룡의 대표작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그 명성은 영화 자체의 완성도보다 영화가 개봉하기 직전에 사망한 주연배우에 대한 신비감, 이제 막 세계로 뻗어나가려던 이소룡의 카리스마 덕분이 아니었을까?

‘용쟁호투’에서는 고립된 섬을 배경으로 한 이소룡의 마지막 액션이 화려하게 펼쳐진다.
이소룡의 액션과 매력만큼은 100% 발휘됐지만 영화 자체, 특히 이야기 구성은 영 아니다. 기본적인 설정 자체가 어설픈 007의 아류같다.(지하공장에 잠입한 이소룡을 잡은 악당 한은 왜 즉각 처치하지 않고 다음날까지 살려둬서 화를 자초하는지.)
그 유명한 거울방의 격투장면도 별다른 감흥을 느낄 수 없었다.

이소룡은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에 집중해서는 안된다”, “목판은 반격을 하지 않는다”는 등의 주옥(?!)같은 대사들을 내뱉는다. 이는 이소룡의 ‘절권도’에도 수록된 내용으로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한 철학도다운 표현이다.
이밖에도 평소 이소룡의 지론이 영화 곳곳에 나타나 있는데, 로퍼가 결투중에 팔이 꺾여 위기에 처하자 상대방의 다리를 물어버리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우아하고 화려한 액션영화의 주인공이 할만한 행동은 아니지만, 폼잡는 것보다 이기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말하는 듯 하다.

‘용쟁호투’는 다소 과대평가된 이소룡의 유작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다. 그 이유는 전적으로 이소룡의 카리스마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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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공태랑 나가신다! 1 - 유도편
Tatsuya Hiruta / 학산문화사(만화) / 1997년 1월
평점 :
절판


과장된 설정과 과도한 액션 등은 역시 일본의 코믹만화답다는 생각이 든다.

공태랑과 마유미의 관계는 어린 시절부터 친구면서 서로 좋아하는 사이, 마치 김전일과 미유키사이 같다.

개인적으로 이번 유도편은 다른 시리즈에 비해 박진감 넘치는 재미가 좀 덜하다고 생각한다. 기본 줄거리가 유도대회를 중심으로 펼쳐지기 때문에 무법천지를 종횡무진 하는 것 같은 공태랑의 활약상을 볼 수도 없고, 대부분 유도의 그라운드 기술로 승부하기 때문에 호쾌한 발차기와 펀치의 공수도를 감상할 수 없다.

그리고 이전 시리즈에서 주요 등장인물이었던 빡빡이 선도부장이 잠깐 나와서 어이없는 테러를 당해 퇴장하는 것도 좀 아쉽고, 나름대로 카리스마 넘치던 응원부장 후백이 거의 완전히 망가지는 것도 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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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 파일 시즌 1 박스세트 (7disc) - 슬림케이스 + 아웃케이스
로버트 맨델 외 감독, 질리안 앤더슨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엑스 파일 시즌 1 박스 셋트’가 다른 DVD 시리즈와 가장 크게 다른 점은 우리나라말로 더빙이 되어있다는 것이다. 이 점은 매우 중요한데, 공중파에서 방송했던 TV시리즈에 익숙진 외화 시리즈를 나중에 자막판으로 다시 보게 되면 당시의 감흥은 거의 사라지고 뭔가 어정쩡한 재미만 남기 때문이다.

더구나 ‘엑스 파일’의 더빙은 감히 ‘재창조’라고 부를 수 있을만큼 훌륭하다. 이규화씨와 서혜정씨는 단순히 대사를 번역해 불러주는 수준을 넘어 멀더와 스컬리의 성격까지 치밀하게 표현해냈다. 더빙판에서는 멀더의 괴짜같은(spooky) 분위기와 스컬리의 냉철한 지성을 더욱 잘 느낄 수 있다.

1시즌은 첫시즌답게 등장인물들이 간촐하고, 이야기의 구성도 ‘이런 신기한 일이 있었다’는 수준이다. 중반기 이후 시즌이 음모론에 무게를 싣거나 코믹, 호러, 드라마, 갈등을 강조한 것과는 달리 ‘엑스파일스러운’ 소재 자체에만 집중했다. 어찌 보면 가장 ‘엑스파일다운’ 시즌이라고 할 수 있다.

초창기 두 주인공의 풋풋한 모습, 스컬리의 원색적이고 촌스러운 패션 등을 볼 수 있는 것도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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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조막손 투수' 짐 애보트(Jim Abbott. 밀워키 브루워즈)가 10년간의 메이저리그 생활을 마치고 은퇴를 공식 발표했다. 금세기 최고의 인간 승리로 신체장애인들의 빛나는 희망이었던 그는 오른쪽 손이 없는 장애를 극복하고 정상인들도 도전하기 힘든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위대한 성적을 낳은 장본인. 10년간 87승 방어율 4.25를 기록했고, 93년 뉴욕 양키즈 시절에는 이름있는 실력파 투수도 평생에 한번 할까말까한 노히트노런의 대기록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오른손이 없어도 야구가 좋았던 소년

본명이 Abbott James Anthony인 애보트는 1967년 9월19일 미시간주의 플린트에서 태어났다. 그의 부모는 태어날 때부터 이미 오른손이 없었던 그에게 발을 사용하는 축구를 가르치며 밝게 자라주길 기원했다. 그러나 애보트는 야구에 더 재미를 느껴 6살 때 의수를 풀어 버리고 혼자서 공던지기를 즐겼다. 리틀리그에 들어간 11살 때는 팀의 투수로 활약했다.

전미(全美)대표팀의 에이스

애보트가 공을 뿌린뒤 지금처럼 재빨리 글러브를 왼손에 끼우기 시작한 건 고교시절부터다. 상대 타자들이 연속적으로 번트를 대는데 자극받아 맹렬히 수비 연습을 한 것. 고교 졸업을 앞두고 프로팀 가운데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그에게 입단을 제의했다. 1985년 당시 Free-Agent Draft에서 토론토는 36라운드에 애보트를 지명하고 계약금 5만달러를 제시한 것. 그러나 "지금 프로에 가면 단순히 구경거리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 나는 내 능력을 평가받고 싶다. 왼팔로 돈을 벌고 싶지, 오른팔로 돈벌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다"며 동향의 미시간대에 진학했다. 미시간대에서 애보트는 145Km의 강속구를 자랑하며 통산 26승 8패 방어율 3.03를 기록해 세인들을 놀라게 했다.
애보트가 세계인들의 관심을 끈 것은 전미대표팀의 일원으로 1988년 서울올림픽에 참가하면서 부터다. 시범경기로 치러진 이 대회에서 그는 흡사 묘기대행진과도 같은 투구모습을 선보이며 미국팀을 당당히 우승으로 이끌었다.
 
묘기와도 같은 투구 동작

포수가 던져주는 공을 왼손으로 받아 조막손인 오른손으로 글러브를 옮겨 끼고 다시 왼손으로 공을 던지는 그의 동작은 너무 자연스럽고 빠르다.
먼저 공이 담긴 글러브를 오른손에 걸쳐 놓고 왼손으로 공을 빼내 투구한 후 그는 왼손으로 글러브를 끼고 수비 자세를 취한다. 글러브로 공을 받아선 글러브를 오른손에 걸치고 왼손으로 공을 빼내 던지고자 하는 곳으로 투구 또는 송구를 한다. 이런 자세로 그는 145Km대의 강속구를 뿌렸다. 얼마나 피눈물나는 노력이 있었는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꿈의 MLB 직행 그리고 노히트노런

애보트는 88년 그해의 가장 훌륭한 아마추어 선수에게 수여되는 설리반상을 받고 프로 드래프트에서 캘리포니아 엔젤스(현 애너하임 엔젤스)에 1차로 지명되었다.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로빈 벤츄라, 볼티모어 오리올즈의 그렉 올슨, 텍사스 레인저스의 몬티 파리스 등이 1차 지명 동기들이다. 그는 마이너리그를 거치지 않고 메이저리그로 직행해 4월8일 시애틀 매리너스와 데뷔전을 치렀다. 데뷔 첫 게임서 패한 그는 4월28일 볼티모어 오리올즈에게 첫 승을 신고한후 첫해 12승12패 방어율 3.92의 놀라운 성적을 거뒀다. 이듬해에도 10승(14패)을 올려 그의 실력이 거품이 아님을 증명한 그는 3년차때인 91년 18승11패 방어율 2.89의 성적으로 로저 클레멘스(볼티모어.18승10패 방 2.41), 케빈 타파니(미네소타.16승9패 방 2.99)등과 사이영상을 다투기도 했다.
애보트는 92년말 뉴욕 양키즈로 트레이드되었다. 어쩌면 그것은 새로운 시작이었을까? 93시즌 애보트는 9월4일 양키스타디움서 벌어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전서 대망의 노히트노런을 달성했다. 그해 4월7일 양키즈 유니폼을 입고 첫 출격했을 때 패배의 수모를 안겨준 바로 클리블랜드를 상대로 한 완승이었기에 더욱 값진 기억으로 남았다.

이제 기적은 막을 내리고...

올시즌 2승8패 방어율 6.91. "현실을 받아들여야 할 때가 왔습니다". 성에 차지 않는 성적을 남긴 애보트는 밀워키로부터 방출 통고를 받자 이렇게 말했다. 그의 나이 32세. 애보트는 은퇴를 결심했다. 96년 캘리포니아 엔젤스에서 2승18패로 무너진뒤 마이너리그를 거쳐 98년 5승을 올리며 재기하는 듯 했으나 40만달러를 받고 밀워키로 옮겨온 올시즌 다시 부진에 빠지자 은퇴를 공식 발표한 것. 지난 10년간의 모습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한 팔만으로 100승'이라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기대했던 팬들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10년간 통산 87승108패 방어율 4.25를 남긴 그는 아마야구 최고의 좌완 투수와 올림픽 금메달, MLB 노히트노런 등 야구선수로서 누릴수 있는 영예는 어쩌면 다 누린 셈인지도 모른다. 특히 지난 6월15일 시카고 커브스전에선 4회에 한손으로 안타를 치며 타점까지 올리는 진기록을 남겼다.
"항상 최선을 다했다"는 그의 회상에서 이제 기적은 막을 내린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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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로부터

아래 `나누고 싶은 이야기`에도 안내됐지만 우리 사이트와 제가 운영하는 또 다른 까페 `권영설의 모든 직장인은 경영자다`(cafe.daum.net/bizandlife)에서 MT를 떠납니다.이름도 거창합니다.`나를 찾아 떠나는 기차여행`.실제로 기차를 탑니다.인원 제한이 있으니 참고하셔서 신청해주시기 바랍니다.

휴가 중에 책을 몇권 샀습니다.대부분 실망스러웠지만 그 중 비교적 괜찮았고 읽을 거리가 많은 것이 움베르토 에코의 `미네르바 성냥갑`이었습니다.지금도 읽고 있습니다.신문인가에 연재된 칼럼이라 제가 전혀 알 길없는(물론 주는 달려있지만) 이탈리아 사람들의 이름이 마구 나올 때는 짜증도 났습니다.그중에 눈에 띄는 글이 `글을 잘쓰는 방법`이란 칼럼입니다.본문은 에코가 장난기를 발동해 지나치게 반어법으로 썼기 때문에 제가 다시 인용할 때는 제 식으로 권유체로 바꾸었습니다.많은 분들이 까페나 블로그에 스스로들 글을 쓰고 계시기 때문에 참조가 될까해서 올립니다.물론 정답은 절대 아닙니다.제 생각과 다른 부분도 많습니다.그저 참고하세요.(권영설)

글을 잘 쓰는 방법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라.

상업적 기호나 약자를 사용하지 마라.

괄호는 담론의 흐름을 방해한다는 것을 기억하라.

말없음표(...)의 소화불량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하라.

가능한한 따옴표를 적게 사용하라.

일반화하지 마라.

외국어는 멋진 스타일을 만들지 않는다.

인용을 줄여라.

과잉 설명을 하지 말라.

저속한 말을 사용하지 말라.

언제나 구체적이도록 하라.

단 하나의 단어로 문장을 만들지 말라.

지나치게 과감한 은유를 조심하라.

쉼표는 정확한 곳에 넣도록 하라.

간략하게 하라.

과장하지 마라.

외국어 이름은 정확하게 쓰라.

언급하는 저자나 등장인물은 완곡하게 표현하지 말고 직접 지명하도록 하라.

글의 첫머리에 독자의 환심을 사기 위해 감사의 표시를 하도록 하라.

철자를 자세하게 확인하라.

반어법은 지겹다.

너무 자주 문단을 바꾸지 마라.

`우리는`이라는 권위적인 1인칭 복수를 (주어로) 절대 쓰지 말라.

원인과 결? 倖?혼동하지 마라.

논리적으로 결론이 전제에서 도출되지 않는 글을 쓰지 마라.

옛날 표현이나 이례적인 어휘를 너무 많이 사용말라.

너무 장황하지 않도록 하라.

미완성 문장은 피하라.

(1997년에 쓴 칼럼인데 인터넷식 글쓰기가 범하는 오류들을 비교적 잘 지적하고 있습니다.전적으로 동의하지 않지만 이런 식으로 쓰면 지금 보다는 훨씬 품위있고 발전가능성 많은 문장쓰기를 버릇들일수 있다는 생각입니다.그러나 저 자신은 `글 잘 쓰는 법`이란 칼럼을 쓸 자신이 없습니다.에코 나이 정도는 돼야 가능할까요? 에코?32년생으로 우리 나이로 일흔셋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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