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중인(프리미어6월맞이할인)(夢中人)
프리미어 엔터테인먼트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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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통통한 너구리처럼 변해버린 주윤발의 앳된 모습과 '동방불패' 이후 사극으로만 유명해진 임청하의 귀여운 커트머리를 볼 수 있는 귀한 작품이다.

뉴욕을 떠나 홍콩에 정착한 음악가 송위는 꿈속에 나타나는 2천 년 전의 여자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장예화 또한 2천 년 전의 송위와 사랑을 나누고 이별을 하는 꿈을 꾼다.
그리고 둘은 진시황의 토우 전시회에서 우연히 마주치게 되는데, 서로가 꿈속에 그리던 연인임을 알고 하룻밤을 같이 보내게 된다.
하지만 송위에게는 이미 8년이나 사랑하던 연인이 있었고 그 때문에 둘의 사랑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송위의 연인 아리는 8년의 사랑도 2천년의 사랑과 같은 거라고 절규하고, 장예화는 2천 년 전에는 둘이었지만 지금은 셋이라고 한탄한다.

하지만 쌍팔년도 시절의 영화라는 점이 이야기에 몰입하는 것을 크게 방해한다.
이야기의 전개 자체가 느릿느릿하고 별다른 볼거리 없이 밋밋하다. 2천 년 전의 임청하가 매혹적으로 춤을 추는 장면도 썰렁하기 그지없다.
여주인공들의 펑퍼짐한 80년대 패션은 차마 눈을 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촌스럽고, 임청하가 추는 엉성한 춤은 마치 개다리 춤을 연상시킨다.
아름답고 애절한 장면이 되었어야 할 빗속의 키스씬에서는 쌍팔년도 영화답게 규칙적으로 강약이 조절되는 인공지능 빗방울이 신경 쓰인다.

그렇기 때문에 21세기에 보는 '몽중인'은 심심풀이 농담거리에나 적절한 영화처럼 보인다.
하지만 과거와 현재를 고민하는 주윤발의 쌉쌀한 표정, 송위와 아리 사이에서 어쩌지 못하는 임청하의 허전한 표정만큼은 두고두고 잊히지가 않는다.
물론 임청하가 직접 불렀다는 주제곡 또한 오래도록 기억 속에 머물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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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젊음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 팀 로스 외 출연 / 영상공감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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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미국을 대표하는 천재 감독이었던 프란시스 F 코폴라가 이제는 10년 만에 겨우 찍는 영화도 유럽의 작은 나라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신세가 되었나 싶은 마음에 영화도 보기 전에 서글픔이 밀려온다.

솔직히 영화 자체도 이해할 수 없는 환영과 종잡을 수 없는 불교 사상으로 점철되어 있기 때문에 즐겁게 보기가 무척이나 힘들었다.
평생 수천 편의 영화를 보면서 보다가 잠든 경우는 두어 번밖에 없었는데, 이 작품은 졸음을 참기 힘들었다.

주인공 팀 로스의 연기는 참 좋았다.
'인크레더블 헐크'같은 블록버스터나 '저수지의 개들'같은 스릴러에서도 자신만의 색깔을 잃지 않고 개성 있는 연기를 펼쳐보이던 배우였는데, 이 작품에서도 수십 년의 세월을 넘나드는 주인공을 훌륭하게 연기했다고 생각한다.

감독의 명성과 주연배우의 연기, 맷 데이먼의 특별출연같은 것을 생각하면 확실히 허투루 볼 영화는 아니다. 그저 황당한 졸작이라고 폄하하기에는 감독과 배우들의 무게감이 범상치 않기 때문이다.

물론 의미를 찾고자 한다면야 비슷한 소재의 '벤자민 버튼의 시간을 거꾸로 간다'같은 작품보다는 훨씬 깊이 있는 작품일 테지만, 평범한 관객의 눈으로 보기에는 이루 말할 수 없이 지루하고, 영화가 무엇을 말하고 있는 건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윤회 사상인지, 집착에 대한 덧없음인지 아니면 젊음의 소중함인지, 인도 철학과 노장사상인지...
(마지막 수첩 속을 보면 장자의 호접몽은 이 영화와 별 상관이 없는 것 같다.)
이 작품을 즐기기 위해서 비슷한 줄거리, 학문적 열정을 이루기에 인간의 시간이 너무 짧다는 내용의 '파우스트'같은 고전까지 이해해야 하는 것 같아서 부담스럽기까지 하다.

개인적임 감상과는 상관없이, 이 작품이 '숨은 걸작'이라는 찬사를 받는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프란시스 F 코폴라의 추락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영화제에서의 의례적인 박수와 긴 침묵, 뒤이은 상반된 평가들... 코폴라 감독에게는 적당하지 않은 수준의 평가다.

어쨌든 섣불리 이러쿵저러쿵 할 수가 없다. 그가 젊은 시절에 보여준 놀라움만으로도 이 작품을 함부로 폄하할 수는 없으니까. 그리고 그의 천재성이 시대를 앞서간 것일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과연 내가 몇 살이 되면 이 영화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까?

주인공의 나이인 일흔 살이 되어서 다시 본다면 감흥을 느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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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기왕 자동차 만들기왕 시리즈
애플비 편집부 지음 / 애플비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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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하고 너무 조악한데다가 품질도 중국 알리바바에서 1천원, 2천원에 살 수 있을 것 같은 제품들보다 훨씬 떨어진다.

너무 엉성한 디자인과, 바퀴나 다른 부속품들도 따로 없이 대충 밑판, 본체, 윗 부속품들로 구성된 무성의한 디테일에 아이들도 흥미를 잃는다.
3~4세의 아기들이라면 좋아하겠지만, 그 나이 때는 부모가 일일이 만들어줘야 하기 때문에 직접 조립하는 재미는 느낄 수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품질 문제가 심각하다.
갈고리 같은 작은 부속품은 너무 약헤서 뜯다가 찢어질 정도다.
게다가 자동차 만들기 책의 하이라이트, 가장 정교하고 당당한 사다리의 위용을 자랑하는 소방차는 완전히 불량품이다. 전면부와 옆판의 크기가 전혀 맞지 않는다. 전면이 너무 넓어서 억지로 구겨넣어도 제대로 조립이 되질 않는다. 엉망이다.
시중에 나온 자동차 만들기 책은 한권도 빠짐없이 전부 구입했는데, 지금까지는 이 책의 품질이 가장 형편없다.

 

 

 

(오른쪽이 모서지조차 제대로 맞질 않는 이 책의 소방차다. 전면의 커다란 눈망울이 애처로워 보일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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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따서 조립하기 : 우리 아빠 자동차 현대자동차 자동차 따서 조립하기
㈜현대자동차 이미지제공 / 꿈꾸는달팽이(꿈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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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20년전 첫 차를 탄 뒤로는 현대차를 타지 않는다.
하지만 이 책은 비슷비슷하게 넘쳐나는 자동차 만들기 책들 중에서는 아이폰이요, 럭셔리 스마트 하이 웰빙 명품 만들기 책이다.

시중의 거의 모든 자동차 만들기 책은 지나치게 유아스럽다.
적어도 이런 종류의 만들기를 온전히 혼자서, 스스로 직접 할 수 있는 나이인 6~7세의 아이들은 진짜같은 자동차, 진짜같은 공룡, 진짜같은 건물 만들기를 좋아한다.
알록달록 원색적이고, 전면유리에 커다란 눈이 달린 자동차는 3~4세용이다. 이런 만들기 책들의 독자층은 이렇게 실제같은 장난감을 좋아한다. 직접 만들어 보면서 이건 할아버지차다, 이건 고모부차다 하면서 더욱 즐거워 한다.

다른 자동차 만들기책들보다 종류대비 훨씬 더 저렴하고, 훨씬 더 정교하다. 시중의 자동차 만들기 책을 한권도 빠짐없이 전부 구입했지만, 백미러까지 따로 나오고, 스타렉스 캠핑 텐트가 올라가는 것은 이 책이 유일하다.


가격 대비 품질과 디테일, 아이들의 만족도를 볼 때, 이 책은 현대자동차에서 홍보용으로 제작한 것이 아닌가 싶을만큼 훌륭하다. 아무리 찾아봐도 다른 브랜드의 자동차 만들기 책들이 없는 것이 통탄스럽고 애처로울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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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배 주식 - 최고의 주식을 고르는 단 하나의 길
크리스토퍼 마이어 지음, 송선재 옮김 / 워터베어프레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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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30년 뒤에 손자를 무릎에 앉혀놓고, 네 아빠가 너만할 때 삼성전자라는 주식이 겨우 몇만원 밖에 안했는데 내가 그걸 사놨더라면... 이런 얘기를 할 것만 같다.
지금은 관심조차 가지 않는 주식이지만  5년, 10년 뒤에 수십, 수백배에 이르는 수익률을 안겨줄 주식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최근들어 자주 그런 생각을 하기 되었다. 어떤 사람은 가상화폐로 수십억을 벌고, 누구는 신라젠으로 몇 십배의 수익률을 올리고, 5년 전 아마존 주식을 사라고 했던 지인은...

 

과연 그런 경이적인 투자의 비결은 전적으로 운이었을까. 아마도 누군가 내일의 스타벅스와 내일의 아마존, 내일의 애플을 연구하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아마존 주식서적 분야을 검색하던 도중 이 책의 출간 소식을 알게 되었다. 지금까지 수천 권의 책을 읽고, 1천편이 넘는 서평을 썼지만, 이번처럼 운명적으로 내 손에 들려진 책은 처음이었다.

 

좋은 주식을 분석하는 책들은 이미 수없이 많이 출간되어 있다. 버핏의 이름을 빌린 책이건, 가치투자를 내세우는 책이건 간에 말이다.
하지만 1970년대 버크셔헤서웨이도 53퍼센트의 하락으로 반토막 난 적이 있다. 이때 워런 버핏이라는 풋내기에게 진저리를 치며 주식을 팔아치웠다면 이후 수십년동안 계속된 복리의 마법을 경험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저자가 주장한 커피캔 포트폴리오는 '펑생 보유할 주식이 아니면 단 하루도 보유하지 말라'는 버핏 스타일의 조언과 일맥상통하는 것 같기도 하다.(실제로 버핏의 투자방식이 꼭 이렇지만은 않다는 사실은 예외로 하자.) 그러나 저자는 커피캔이라는 개념이 버핏의 낙관주의와는 다르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커피캔 개념이 엔젤투자같은 스타트업 기업에 대한 투자가 아니라고 얘기한다.

 

또한 유명한 100배 기업인 아마존, 펩시, 애플같은 기업들도 금융위기나 경영위기로 80퍼센트의 하락을 하며 투자자들의 의지를 시험하는 경우가 간혹 있다.

이 책이 100배 주식에 관한 일목요연한 정답표를 나열해 주지는 않는다. 중간중간의 합리적인 의심들, 성공 사례가 그대로 실패 사례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의구심이 종종 들기도 한다.
저자도 결론에서 마법같은 공식은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앞이 보이지 않는 어둠컴컴한, 안개가 자욱한 투자의 여정에서 홀로 암중모색 해야 할 때 큰 도움이 되는 손전등같은 존재가 되는 책이다. 늘 지독한 인플레이션과 싸워야하는 현대의 투자자들에게,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버블 상태의 미국 주식 시장을 경험하고 있는 요즘의 투자자들에게 인플레이션과 다음번 대공황을 대비하는 내용에 관한 뒷부분의 내용들이 의미심장하다.
주식 투자에 있어서 즉각적이고 직접적인 도움은 안되더라도 통찰력을 기르고 소양을 쌓는데 훌륭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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