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 도어
B. A. 패리스 지음, 이수영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이 작품이 앞표지의 문구대로 '나를 찾아줘', '걸 온 더 트레인'을 잇는 '압도적'인 심리 스릴러는 아니라는 점이다.('나를 찾아줘'와 '걸 온 더 트레인'도 그렇게 압도적인 작품인지는 모르겠다.

'비하인드 도어'는 반전에 반전이 휘몰아치는 요즘의 작품들이나 기상천외한 소재와 기발한 전개 방식을 보여주는 최신 스릴러에 비하면 무척이나 허전하다.
테크노 스릴러, 메디컬 스릴러가 유행처럼 쏟아져 나오던 2000년대나 90년대 이전에 나왔을 법한 작품이다.
아니면 그 이전 세대... 레이몬드 첸들러의 소설과 히치콕의 영화들이 있던 시절에 어울릴 법한 작품이다.

간촐한 등장 인물들, 소박한 배경, 이리저리 꼬아놓지 않은 간결한 결말...
다소 전형적이고 뻔한 전개, 예측 가능한 결말이 이 작품의 단점이자 미덕이다.(우리는 그 뻔한 전개의 007 시리즈에 수십년 동안 열광하고, 뻔한 내용의 아침 드라마를 열렬히 사랑한다.)
몇 시간의 버스 여행 중에, 비행기 안에서 가볍게 읽을만한 작품이다.

시종일관 답답한 이야기가 계속되다가 마지막에 터지는 (강렬하지는 않지만) 안전한 한 방. 더 꼬여있고 화려한 작품이 읽고 싶었다면 퓰리처상 수상작이나 스티븐 킹의 소설을 읽었을 것이다.

'비하인드 도어'는 고전적이면서도 늘어지지 않는 재미있는 작품이다.
개인적으로는 마지막에 "밀리의 방 색깔이 뭐였지?"라고 묻는 부분이 최고였다.

하지만 못내 결말이 찝찝한 이유는 그토록 철두철미하고 독자의 숨이 막히게 할 것 같은 악당이 마지막에 그 긴 시간동안 주인공에게 복수할 방법을 생각해내지 못했을까 하는 점이다. 비교적 평범한 등장 인물이라도 다잉 메시지같은 것도 남기고 하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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