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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수학자들의 영광과 좌절
후지와라 마사히코 지음, 이면우 옮김 / 사람과책 / 2006년 3월
평점 :
NHK방송국 다큐멘터리로 방영했던 수학자들에 관한 프로그램을 책으로 엮은 내용이라고 한다.
이 책에서는 수학자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수학에 관한 부분은 비교적 간략하게 언급할 뿐이다. 오히려 수학천재를 둘러싼 시대 상황과 보통사람들보다 훨씬 큰 폭의 감정적 변화를 경험해야 했던 천재들의 고달프고 영광스러운 삶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와 비슷한 내용의 다른 책들이 백과사전처럼 해당 인물의 일생과 약력, 업적들만을 나열하는데 반해 이 책은 저자가 직접 수학자들의 고향과 대학을 방문하고 지인들을 만나면서 느낀 감흥까지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 또한 인상적이다.
또한 수학자들의 삶과 관련된 역사 속의 흥미로운 에피소드들을 언급하고 있는데, 노벨 수학상이 없는 이유에 관한 저자의 추론이라던가, 세계 최초의 컴퓨터가 비밀에 붙여진 이유 같은 내용들이 기억에 남는다.
감명 깊게 읽은 부분은 아시아의 직관으로 유럽의 예지에 도전했던 라마누잔에 관한 이야기와 평생 수학과 문학의 경계를 오가며 영원한 진리를 갈구하는 수학과 유한한 인생을 묘사하는 문학, 양 극단의 세계를 살았던 소냐 코발레프스카야의 이야기다.
일본 독자들을 대상으로 쓴 책이기 때문에 일본인 수학자들에 대한 소개가 상대적으로 많고, 심지어 앤드루 와일즈가 페르마의 정리를 증명하는 부분은 거의 와일즈와 일본 학자들의 공동연구처럼 씌어있다는 점이 약간 거슬리기는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