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환장 - 개정판
존 그리샴 지음, 신현철 옮김 / 문학수첩 / 2002년 7월
평점 :
절판


‘소환장’은 존 그리셤의 수많은 베스트셀러 중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는 작품이 될 것 같다.
간결한 표현을 특징으로 하는 기존의 작품들과는 달리 장황하고 산만한 배경묘사, 조금씩 늘어지는 문체 등을 볼 때 존 그리셤이 문학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해보는 것 같다.(역시 예상대로 이 작품 이후에 ‘하얀집’이라는 순수문학적인 작품을 써내고야 말았다.)

운전하는 주인공이 스쳐지나가게 되는 풍경의 묘사가 이전의 작품들에서는 볼 수 없을 정도로 세밀해졌다. 주인공의 고향 저택에 얽힌 설명을 하는데에는 서너 페이지나 할애했다.
기존의 작품들처럼 템포 빠르게 읽히지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소환장’이 ‘타임 투 킬’이나 ‘가스실’처럼 스릴보다 드라마에 중점을 둔 작품은 아니다.

평생을 청렴하고 올바르게 살아왔던 대쪽판사(?)였던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남겨놓은 3백만불을 손에 넣은 뒤 조금씩 변해가는 주인공의 심리상태묘사와 그 현금의 출처를 추적해가는 긴박한 과정, 마지막에 밝혀지는 돈의 정체는 눈치 빠른 독자라면 누구나 예상할 수 있을 정도로 평범하다. 부정한 변호사가 감사의 표시로 억지로 떠넘긴 현금이었는데, 판사는 오늘내일하다가 결국 돌려주지 못한 채 죽음을 맞은 것이다.

하지만 진정한 반전은 그 다음에 이어진다. 멍청한 약물중독자 동생의 등장과 이후에 펼쳐지는 주인공의 고생담 등은 마치 ‘파트너’에서처럼 기가 찰 정도 황당하면서도 재미있는 배신이다.
시간을 두고 생각해봐야 하는(?) 애매하면서도 여운을 남겨놓는 끝맺음도 인상적이다.

‘소환장’이 비록 존 그리셤의 최고 인기작들인 ‘의뢰인’, ‘펠리컨 브리프’, ‘레인 메이커’ 등에는 못미치지만 나름대로 재미와 멋을 갖춘 괜찮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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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5-27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름대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