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 곽원갑
우인태 감독, 이연걸 외 출연 / 엔터원 / 2006년 5월
평점 :
품절


영화의 내용을 얼핏 보면 '황비홍'의 탈을 쓴 '정무문'의 이야기 같다.
하지만 '무인 곽원갑'은 이 영화를 끝으로 다시는 액션영화를 찍지 않겠다는 이연걸의 다짐에 걸맞는 작품이다.
와이어 액션의 흔적이 심하긴 하지만 박진감 넘치는 액션은 보는 사람을 마음 졸이게 하기에 충분하고, 이연걸의 주먹과 발차기에는 여전히 힘이 넘친다.

이 작품은 여러 면에서 이연걸의 출세작 '황비홍'과 비교하지 않을 수 없다.(물론 그 이전에도 '소림사'같은 히트작이 있었지만.)
'무인 곽원갑'은 절대강자의 매혹적인 모습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어린 시절의 허약한 모습과 건방질 정도의 자신감, 대중의 환호에 뿌듯해하는  모습, 강함에의 집착, 각성의 계기, 방황하는 나약한 모습까지... 마치 한 인생의 굴곡을 보여주는 것 같다.
그런 점이 '황비홍' 시리즈와는 다른 매력이라고 볼 수 있다.
간혹 등장인물들이 오버해서 무술은 이러이러한 것이다, 사람은 이렇게 저렇게 살아야 한다는 식의 가르침은 좀 거북하지만 말이다.

하지만 역시 10년 전의 '황비홍'을 생각하면 아쉽기만 하다.
서극 감독의 액션은 그저 신나게 때리고 부수기만 하는 액션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황비홍만의 독특한 리듬감을 잊지 않던 우아한 동작들과 거친 액션장면들에 비장함을 더해주는 배경음악, 자신만의 호흡을 잃지 않는 이연걸의 리드미컬한 움직임 등을 보고 있노라면 손끝의 예술은 음악이나 그림에서만 펼쳐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던 것 같다.
확실히 서극은 '홍콩의 스필버그'였나보다.

어쨌든 이연걸의 '매트릭스'스러운 액션에는 경탄하지 않을 수 없다.
서플의 움직임들을 보면 이연걸에 관한 소문들이 과장이나 허풍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이연걸이 평소 실력대로 움직인다면 그 동작이 너무 빨라서 렌즈의 속도가 따라잡을 수 없다는 소문 말이다. 그래서 우리가 영화 속에서 보는 그의 현란한 움직임은 원활한 액션장면 촬영을 위해 일부러 느리게 움직인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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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6-05-22 1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액션이 없는 이연걸을 이제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난감해요..~~

사마천 2006-05-22 2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국 보셨군요. 아쉽지만 그런대로 이연걸의 대미를 보는... ^^

sayonara 2006-05-23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과연 우리 삼촌, 큰형들이 이소룡을 기억하는 것만큼 우리가 이연걸을 기억할런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또 한 세대가 가고 있습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