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의 생각법
하노 벡 지음, 배명자 옮김 / 갤리온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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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서문에서부터 이 책을 읽는다고 금방 부자가 되거나 획기적인 지식을 얻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그저 조금 현명해질 수 있고, 부동산을 사거나 주식 투자를 하기 전에 이 책을 읽으라고 한다.

 

기자답게 900명의 집단 자살 사건을 낳았던 짐 존슨의 인민 사원 사건을 소개하면서 2000년대 초반의 IT 버블을 집단 광기에 비유한다.
그리고 가상인지 실제인지 모를 인물을 내세워서 정보통신주가 폭등하는 시기에도 가치주에 집중한 펀드 매니저의 평판이 무능력자에서 순식간에 투자의 영웅으로 변했다고 설명한다. IT 버블 당시에는 투자의 황제였던 인물이 광풍이 끝나자마자 역적이 되었다는 식의 사례도 덧붙인다.
17세기의 튤립 투기 열풍, 1920년대의 대공황, 1987년의 폭락을 언급하지만, 뭐든지 지나고 나면 말하기 쉬운 법이다.

 
어떻게 보면 경제는 버블을 통해서 성장하는 것이고, 오랫동안 소외된 가치주들도 버블의 시대를 맞아 제 가격을 찾아가는 경우도 있다.
이미 많은 투자가들이 온 몸으로 경험했던 투기 광풍들을 비웃은 뒤에 그럴듯한 해석을 덧붙인 뒤, 준엄하게 평가하기는 쉬운 법이다.(그래서 인간의 투자 심리와 재테크를 다룬 책에는 툴립 투기와 대공황, IT 버블의 사례가 빠지지 않고 등장하나 보다.)

 

그리고 이어지는 휴리스틱의 함정, 인지 부조화 이론, 도박사의 오류 등은 이미 닳고 닳은 심리학 책과 재테크 서적에 익숙한 한국 독자들에게는 너무 구시대적이고 케케묵은 내용들이다. 재테크와 투자에 관심있는 국내 독자라면 이미 10년 전에 읽었을, 뻔하고 식상한 내용들이 이어진다.

책의 절반이 넘어갈 때까지도 매몰 비용의 오류, 손실 회피 심리, 앵커리지 효과 등 투자 잡지나 경제 신문을 뒤적여 본 독자라면 수없이 들었을 내용들이 이어진다.

 

그리고 저자는 너무 쉽게 기술적 분석을 폄하하지만 오히려 그런 피상적인 태도가 진정한 투자 성공의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까 걱정이다.


게다가  워런 버핏의 월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산다는 사실이 무슨 큰 의미가 있는 것일까? 그렇다면 반대로 수백억, 수천억의 부자들이 월가에 몰려 있다는 사실은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 싶다. 말은 제주도로 보내고, 자식은 서울로 보내랬다고 부를 이루려면 오히려 월가에 가서 배우고 투자해야겠다는 생각도 맞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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