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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코트 심해 ㅣ 행복한책읽기 SF 총서 7
아서 코난 도일 지음, 이수현 옮김 / 행복한책읽기 / 2004년 1월
평점 :
품절
지질학과 생물학에 관한 각종 전문용어들이 난무하고, 편지 형식으로 서술되어 있는 본문의 이야기는 생생하다기 보다 장황하고 산만하다.
더구나 심해의 생물과 지형에 관한 묘사가 당시에는 놀라웠을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미 그 비밀이 꽤 벗겨진 요즘 시대의 독자들이 읽기에는 오히려 초라하고 밋밋한 수준이다.(사진을 통해서 본 실제 심해생물들의 모양은 그만큼 기묘하고 자극적이다.)
지금의 과학적 지식을 배경으로 읽기에는 작품의 수준이 너무 허술하다는 점이 흥미를 반감시키는 것이다. 이 점이 무엇보다도 아쉽다.
다소 지루한 내용을 읽다보면 심해의 압력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초강력(?) 니켈(!) 합금에 관한 의문 등이 떠오르기도 한다.
하지만 진정한 실망은 후반부에 있다.
아틀란티스의 전설과 노아의 방수에 관한 이야기를 토대로 그럴듯하게 진행되던 이야기는 결말 부분에 가서 뜬금없는 설정들을 펼쳐 보이더니 '대단원의 막'이라고 할 것도 없을 정도로 허무하게 끝맺는다.
환생 어쩌고 하더니 유체이탈 비슷한 상황이 펼쳐지고, 물질계와 정신계, 절대악이 언급된다.
심지어 흑마술과 백마술까지 언급되는 상황은 도저히 수습이 되지 않는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허무한 결말에 실망한 나머지 뒷부분에 수록된 두 편의 중편은 읽지도 않고 책을 덮었을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