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블루레이]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 - 콤보팩 (2disc: 3D+2D)
조 루소 외 감독, 스칼렛 요한슨 외 출연 / 월트디즈니 / 2014년 9월
평점 :
품절


캡틴 아메리카의 능력은 비교적 소박하다.
순식간에 동네 하나를 날려버릴 수 있을만한 능력의 헐크나 아이언맨에 비하면 말이다. 일반인인 군인과 격렬한 백병전을 벌일 만큼(물론 쉽게 이기긴 하지만) 소담스럽고, 평범한 테러리스트들을 하나씩 해치울 정도로 미미한 능력이다.
히어로들 중에서는 비교적 약한 편인 스파이더맨과 붙으면 엇비슷할 것 같은 전투력이다.

 

영화 자체는 여전히 아기자기 하다. '어벤저스'나 '아이언맨' 시리즈에 비하면 이야기도 빈약하고, 액션도 저렴하다.
'어벤저스' 떡밥을 풀어놓는 건 좋은데, 별 것도 아닌 걸로 너무 자주 던져놓으니까 영화 자체가 '어벤저스' 후속편을 위한 떡밥처럼 느껴진다.
사무총장이 퓨리 국장의 부탁을 들어주면서 조카 생일 파티에 아이언맨을 보내달라는 식의 개그가 재미는 있지만,(특히 날아서 지나가지만 말고, 들어와서 같이 놀아줘야 한다고.) 너무 잦아서 정작 캡틴 아메리카의 존재감이 갈수록 희미해진다.

전편도 딱히 기억에 남아있지 않을만큼 밋밋하고 느슨한 영화였는데, 크게 재미있지도 않고, 강렬하지도 않으면서 주구장창 쏟아져 나오는 '어벤저스' 떡밥 영화들 중에서는 그나마 꽤 화려한 편이다.

 

 

(악당도 간지폭풍)

 

뭔가 거대하게 폭발하고 터지지 않지만 캡틴의 맨몸 액션은 스파이더맨이 생각날 정도로 호쾌하다. 화려한 발차기와 과장된 그래플링 액션이 다른 블록버스터 영화였더라면 양념 정도로 등장했을텐데, 이 작품에서는 꽤 멋지게 펼쳐진다.
헐리우드 영화답지 않게 액션의 템포가 굉장히 빨라서 날아오는 자동차를 피하는 동시에 공격하고, 적의 무기를 빼앗는 동시에 발사하는 식이다. 마치 견자단의 영화를 보는 것처럼 숨가쁜 액션이 펼쳐진다.

스릴과 위트가 넘치는 자동차 추격전도 소박하지만 화끈한 재미가 있다.(도대체 멀쩡한 게 뭐냐는 퓨리의 질문에 인공지능 자동차가 대답하길 '에어콘'이라고 하는 개그도 재미있다.)

 

캡틴도 피터 파커 못지않게 깐족거리는데, 총상 때문에 비키니는 바이바이라고 말하는 블랙 위도우에게 그 몸매로 입어봤자라고 진지한 표정으로 맞받아 친다.

비슷한 시기에 개봉했던 '어메이징 스파이더 맨 2'와 비슷한 전투력과 비슷한 입담의 히어로가 등장하지만, '캡틴 아메리카 2'가 훨씬 더 템포 빠르고 재치 넘치고 재미있었다. 적어도 '액션 영화'의 본분에는 충실했기 때문이다. 최근 많은 블록버스터들이 감동과 사랑을 담으려고 너무 애를 쓰는데,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부분이 아닌가 싶다.

 

(사연 많은 방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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