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폭로 -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폴 크루그먼 교수의
폴 크루그먼 지음, 송철복 옮김 / 세종연구원 / 2003년 12월
평점 :
품절


동남아의 외환위기사태를 예견했던 소장파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은 이 책에 수록된 일련의 칼럼들을 통해서 90년대 미국의 호황이 끝나고 다시 불황으로 접어드는 시기에 과연 기업가들은 무엇을 잘못했고, 정치인들은 어떤 짓을 저질렀는지 폭로하고 있다.

저자는 이 밖에도 주식시장의 이상 열기와 비이성적인 광기, 필요에 따라 상표를 바꾸는 정부의 무책임한 세금 인하 정책, 미국이 일본식 거품 경제의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일각의 호들갑에 대한 대꾸 등 전반적인 문제와 수많은 사례에 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어쩌다가 저명한 경제학자까지 이런 폭로극에 뛰어들게 되었는지, 그만큼 미국의 정치와 경제 문제에 대해 지식인들과 언론인들이 무감각한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읽은 부분은 똑똑한 펀드 매니저들의 모임에 참석한 감상을 '투기꾼 늑대들로 이루어진 약탈자 집단이 아니라 극도로 위험한 금융 양떼'라고 비유한 '결함 덩어리 투자자들의 일곱 가지 버릇', 부시의 얼토당토않은 예산 계산법을 꼬집은 '이런! 그가 또 그 짓을 했다'와 대부분의 기업들이 회계장부를 날조하고 있다고 지적한 '탐욕은 나쁘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명백한 정경유착의 사례를 언급한 '내부자 게임' 등이다.

그리고 이 책에도 올리버 스톤 감독의 영화 '월 스트리트'가 언급되는데, 이 작품은 미국의 경제를 다룬 책에서 대부분 언급하고 있는 작품이다. 당시 ‘마지막 황제’와의 아카데미 작품상 경합에서 아깝게 떨어진 작품이라고 하던데, 굉장히 재미있고 의미심장한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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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예진 2005-07-30 1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사요나라님 서평은 감동이야. ^^
음..그리고 기쁜 소식 하나! 저 12345 이벤트 합니다.
홍보도 많이 해주시고 참여도 꼭 해주세요! 약소옥~~ㅎㅎㅎ

sayonara 2005-07-31 0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근 ^^

oren 2005-08-03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ayonara님의 서평글 잘 읽었습니다. '대폭로'라는 책 제목은 최근 느닷없이 불거진 한국의 비밀스런 '녹음 테이프'와도 절묘하게 연관되는 부분이라서 더욱 흥미롭군요. 경제학자들은 늘상 금융 혹은 투기에 대해 몹시도 냉소적인 경향이 있는 듯합니다. 찰스 킨들버거도 '경제강대국 흥망사'의 한 대목에서 '1992년 가을 파운드 위기 당시 단기 투기꾼 한 명은 자신이 10억달러의 수익을 올렸다고 시인한다-혹은 자랑한다'라고 언급하면서 조지 소로스를 한 줄의 글로 간단히 내동댕이치고 말았는데, 동남아 외환위기 당시에 이 투기꾼을 모셔오느라(?) 온 나라가 호들갑을 떨었던 일들을 생각하면 쓴웃음 밖에 나오지 않더군요. 테이프의 공개 여부를 막론하고, 한국의 경제학자들도 '대폭로'에 관한 작품을 쓸 날이 멀지 않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저도 이 책 꼭 읽어보고 싶군요. 그럼...

sayonara 2005-08-04 1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폴 크루그먼의 다른 책에서처럼 경제이론의 현란한 향연은 없지만, 그동안 아무도 하지 않았던 '대폭로'를 저명한 경제학자가 몸소 실천했다는 점이 감명깊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책이 얼른 나와야 할텐데.. 간혹 나온다는 책의 수준은 여당의 변호용이거나 야당의 마스터베이션용이라...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