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못 살인자 밀리언셀러 클럽 5
로베르트 반 훌릭 지음, 이희재 옮김 / 황금가지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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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면에서 판관 포청천을 떠올리게 하는 주인공 디 공은 셜록 홈즈나 미스 마플 못지않게 매력적이다.
그는 쉴 새 없이 터지는 사건들을 어느 것 하나 소홀함 없이, 공정하고 명쾌하게 해결해나간다.
단순히 과학수사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배심원보다 더 무서운 방청객들(마을 사람들)까지 이해시켜야 한다.
그리고 잠깐씩 짬이 나면 추운 날씨에 친정에 간 부인을 그리워한다.(귀엽게도 세 명의 부인들과 마작을 두는 것이 큰 즐거움이라고 한다.)

이 책 한 권에는 머리 없는 시체 사건, 젊은 처자의 실종 사건, 존경받던 권법가의 독살 사건 등 몇 개의 사건이 차례로 발생해서 동시에 전개된다.
이 사건과 저 사건이 동시에 진행되다보면 각종 에피소드가 난무하고 수많은 등장인물들이 어지럽게 등장하지만, 로베르토 반 훌릭이라는 이 작가는 능수능란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사소한 어떤 사건이 다른 수사의 계기가 되기도 하고, 이 사건이 저 사건과 연관되기도 한다.
애타게 원하던 물증이 쉽게 나오지 않을 때의 초조함과 긴장감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무엇보다도 이 책의 가장 큰 매력덩어리는 주인공 디 공이다.
“법은 수감자와의 사사로운 대화를 금지한다.”는 식의 명정하고 절도 있는 태도, 친정에 간 부인에게 서신으로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알리며 “소중했던 사람이 곁을 떠날 때 우리 자신의 일부도 잃는다.”고 말할 줄 아는 인간적인 면모...
-특히 모든 사건이 해결되고 “인생은 앞으로 계속 흘러가겠지만... 나는 이미 변했다.”는 식으로 삶의 비애를 되뇌는 부분은 진정 심금을 울리는 명대사라고 생각한다-
디 공은 정의감 넘치는 명탐정이면서도 소박한 감수성을 지니고 있는 진짜 사나이다.

디 공의 시리즈가 전부 17권이라고 하는데, 앞으로 반드시 읽어보고 싶은 시리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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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7-26 14: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권 정도 더 나올 것 같아요. 근데 다 가지고 있는 것을 또 출판할 것 같다는 예감이 ㅠ.ㅠ

sayonara 2005-07-26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ㅅ! 그렇다면 아마존에서 영문판이라도 구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우리나라까지 배송이 되나...)
이렇게 제 취향에 딱 맞는 작품도 드문 편이라...

물만두 2005-07-26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문판...배송은 되는데 오오...님 번역 안해보실라요^^;;;

sayonara 2005-07-26 2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ㅎ~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