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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치는 변호사, Next
박지영 지음 / 땅에쓰신글씨 / 200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그토록 젊은 나이에 이렇게 많은 일들을 겪으면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고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은 저자의 인생은 굉장히 훌륭하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깊은 존경을 받을만한 순도 100%의 진정한 삶이다.
하지만 이 책은 어떠한가!?
틀림없이 저자가 먼저 책을 쓰고 싶다고, 그래서 신명나게 글을 써서 출판사에 보내지는 않았을 것이다.
저자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잡기기사 한 편의 분량으로도 충분했을 터인데, 출판사의 설득으로 억지로 분량을 늘여서 한 권의 책을 내놓은 것만 같다.
그래서 결국 이 책의 내용이라고는 어렴풋이 기억나는 어린 시절의 이야기, 어린 시절 은사님의 이야기, 아버님의 사업실패와 그로 인한 고생담 등 시중에 나와 있는 수백 권의 자서전들에서 흔히 읽을 수 있는 것들이다.
평범하게 살아온 사람들이라도 어린 시절은 기억이 나기 마련이고 고마운 선생님이 한두 분은 있는 법이다. 집안의 어려움으로 고생 한 번 안 해본 사람도 없을 것이고 말이다.
저자가 써야 했던 것은 이미 다른 자서전들에서 수없이 읽은 이런 이야기가 아니라, 저자의 철학과 긍지가 담긴 마음 속 이야기여야 했다고 생각한다. 이런 일기장을 옮겨놓은 것 같은 이야기가 아니고 말이다.
결국 저자의 열정과 감동은 이런저런 이야기에 희석되어 버리고 독자들이 읽는 것은 별 관심도 없는 저자의 어린 시절 이야기, 잡다한 주변 이야기, 가족 이야기들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