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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파이터 - 할인행사
양윤호 감독, 양동근 외 출연 / 아이비젼엔터테인먼트(쌈지) / 2006년 11월
평점 :
품절
최배달의 내레이션으로 시작한 영화의 분위기를 순식간에 시트콤으로 만들어버리는 파마머리 정태우의 대사와 행동들은 영화가 끝날 때까지 잊혀지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아쉬운 것은 많은 비중을 두었다는 액션장면들이다.
슬로우 모션과 정지화면의 과다한 사용, 물방울 등의 효과가 너무 남발되어서 오히려 맥이 빠진다.
정두홍의 야시장 결투씬은 류승완 감독의 '피도 눈물도 없이'에서 정두홍이 보여줬던 투견장 결투씬에 비하면 장난처럼 어설프다.
그리고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자는 것인지 모르겠다.
최배달은 어렵게 승낙을 받아 극진 가라데를 연마하는가 싶더니, 갑자기 요우코와 데이트를 즐기고 또 갑자기 스승이 일본인들에게 죽음을 당하고, 비 오는 날 복수를 나섰다가는, 요우코를 남겨두고 입산수도에 들어간다.
산에서 내려와 본격적인 액션(도장깨기)이 시작되는가 싶더니 또 은둔하고...
감독은 이야기의 구심점도 없이 마치 최배달의 일대기 중 젊은 시절 부분을 하이라이트로 훑는 것 같다. 그래서 에피소드 모음 같다.
바닷가에서 물을 튀기는 두 연인의 행복한 모습, 미군으로부터 연약한 여인들을 지키는 자객이 된 최배달 등 너무 많은 것들이 구태의연하지만 순진한 미소와 오열하는 모습의 양동근만큼은 최고의 연기를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