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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여자 (2disc) - 할인행사
장진 감독, 이나영 외 출연 / 아트서비스 / 2004년 9월
평점 :
품절
이별을 통보하는 여자에게 (상상 속에서나마) 온 몸을 던져 울분을 토하고, 비극적인 운명의 굴레(!?) 속에서도 시종일관 어리버리함으로 일관한다.
시한부 인생의 야구선수 주인공과 그가 그냥 아는 여자의 이야기인 이 작품에는 김빠진 콜라처럼 싱거운 유머가 계속된다.
그런데 그런 허무개그의 연속이 은근히 재미있다.
이 영화의 이야기는 슬픈 사건의 연속이지만 결코 슬프지 않고 오히려 유쾌하다.
동치성이 자신의 병을 알게 되는 장면, 슬픈 영화를 보면서 내뱉는 독백, 둘이 쪼그리고 앉아 부모님의 죽음을 회상하며 나누는 대화...
특히 동치성이 살아서 던지는(?) 마지막 공이 하이라이트다.
그리고 결말의 반전이 기가 막히다.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뻔한 반전이지만 정작 예상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좀 더 화끈한 개그와 주인공의 개인기로 밀어붙였다면 더 재미있었겠지만, 그랬다면 장진 감독다운 개성은 사라지고 차승원표 영화 같은 작품이 되었을 것이다. 신나게 웃으면서 즐겁게 볼 수는 있지만 여운이 없는 작품 말이다.
흥행수준이 곧 영화의 수준인 요즘의 영화판에서 이런 심심하지만 개성이 뚜렷한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장진 감독을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